대화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특히 자신의 전문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만나 대화하면 배우는 것이 많다. 대화를 중요시했던 소크라테스의 교수법과 같은 이치랄까. 지금까지 나는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다. 평범한 대학생에서부터 은퇴하신 노교수까지. 그들은 모두 취재원이라는 동등한 관계로 나와 마주앉아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기자는 단지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만 아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는 하나의 기사로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술부 기사의 경우 소재 자체가 학술적인 것이기 때문에 기자가 정확하게 이해해야 쉽고 재미있는 기사가 나올 수 있다.

다른 부서와 달리 학술부 기사의 경우 마치 하나의 조각상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조각상은 재료를 깎고 다듬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아름답고 매끈한 모습으로 완성된다. 이처럼 학술 기사 또한 추상적인 하나의 주제를 생각해내고 이를 취재해서 기사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공들여 쓴 기사도 내용이 어렵다고 외면받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단팥빵을 먹을 때 앙꼬를 확인하고 먹진 않지만 앙꼬가 없다면 단팥빵이라 부를 수 없다.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교에서 발행하는 신문에 학술부가 없다면 ‘대학신문’이라 할 수 없다.

항상 학술부 기자들은 전문성과 재미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독자의 시선을 잡을 수 있을까, 독자의 마음에 들 수 있을까. 너무 좋아서 스크랩 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다만 가끔 생각나는 기사를 당신에게 남기고 싶다.

학술부 조규영 기자 summit_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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