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호 커버스토리

오럴 섹스, 페티시즘, 매저키스트는 즐겁다, 스와핑 섹스, 무엇이 여성을 섹시하게 하는가...

웬 망측한 단어들을 늘어놓느냐구요? 이건 지난 학기 본지에 실린 한 교수님이 쓰신 글의 제목입니다. 매주 비난과 찬사가 엇갈렸지요. 물론 호응해 주신 분들이 더 많지만 '미친x', '인터넷 신문이라고 너무 앞서 나가는 거 아니냐'라고 말씀하시던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 교수님은 이렇게 평생에 걸쳐 쉽지 않은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일거수 일투족,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에 반응이 첨예하게 이분되는 현실. 피곤하기도 하련만, 꿋꿋합니다. 그는 작년 한해에도 자신의 소신을 철저하게 지켜 나갔습니다.

마광수, 그 이름 석자가 상징하는 의미가 새삼 궁금합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자유'를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그 스스로도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할거다'라고 줄곧 외쳐왔고요. 특히 성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지요. 그런 마 교수에게 이번 학기에 배정된 강의는 '연극의 이해'라는 과목 단 하나라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상민 기자는 마 교수, 국문과, 학부대학, 문과대학 등을 발바닥이 닳도록 돌며 이번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파헤쳐 봤습니다. 특히 기성 언론과의 인터뷰를 일체 거부하던 국문과와 직접 접촉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수연 기자는 마광수가 이번 사태를 겪기까지 온갖 부침의 시간들을 되짚어 봤습니다. 마광수가 지금의 마광수가 되기 까지는 숱한 사건이 누적되었군요.

항상 여자와 섹스를 논하지만, 마광수는 '카사노바' 이기보다는 외로운 아웃사이더 입니다. 왕년에는 그 누구보다 '선이 곱고' '샤프한' 얼굴과 문학, 미술을 아우르는 '예술청년'이었던 덕분에 뭇 여성들을 사로잡았다지만, 지금 그 곁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광마닷컴 1만 3천 회원의 존재를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언제나 쓸쓸한 표정인 그에게 진정한 행복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은 좀 다른 것이겠죠.

첫째는 사랑일 것 같고, 둘째는, 좀 의외일지 모르지만, '강의'가 아닐까 합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자유롭게' 하고 싶어 교수를 꿈꿨다는 그. 하지만 철저한 권위주의로 무장된 곳이 교수사회란 사실은 역설적입니다. 아니 비극입니다. 그는 그 틈바구니에서 역시 녹아들지 못했고, 튕겨져 나왔습니다.

'한 번 알게 되면 탄복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왜 같은 둥지의 식구들에게선 그렇게 미운털이 박혔는지 모르겠습니다. 표절 경험이 있다는 것과, 연구 성과가 없다는 주장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왠지 껍데기 같다는 느낌입니다. 두 기자의 기사를 읽으며 판단해 보십시오.

기온은 급강하했지만 왠지 모를 상쾌함이 밀려오는 새해 첫날입니다. 다들 새해 맞이 잘 하셨겠죠? 아, 인사가 늦었네요. 전 2008-1학기 연두를 이끌어 갈 이지숙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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