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사능비가 내리던 저녁, 동네 중국집에서 친구와 짬뽕을 먹었습니다. 어차피 맞을 방사능이라면 차라리 초능력이나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초능력 중에 제일 좋은 능력은 ‘순간이동’으로 결론이 납니다. 등교를 서두르는 대신에 30분쯤 아침 잠을 더 잘 수 있고, 전원생활을 하면서도 서울의 대기업 본사에서 일할 수 있으니까요. 차라리 직접적으로 돈이 되는 능력이 더 좋지 않겠냐고 반문합니다. 역정을 내면서 다시 답하길 “순간이동이 왜 돈이 안 되냐! 택배 하면 되지!” 그날 저녁, 동네 중국집의 TV에서는 빗물에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밥맛을 잃게 만드는 소식들 앞에서도 우리가 여느 때처럼 짬뽕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저 농담이 현실을 순간이동 시켜버린 덕분입니다. 유머는
여론칼럼
연세시네마
2011.04.09 16:46
-
ㆍ봄을 맞는 우리대학교 신촌캠퍼스에는 진달래와 철쭉 등 봄꽃이 만발할 것이다. 이곳저곳에 만발한 진달래, 벚꽃은 대학 시절 황금기를 수놓고 있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연세 동문들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과거의 기억에서 신촌캠퍼스의 봄꽃 풍경을 떼려야 뗄 수가 있겠는가. 먼지 잔뜩 덮인 과거 사진 앨범을 찾아 열어보라. 봄꽃을 배경으로 찍은 빛바랜 사진들이 없는 동문이 있겠는가. 학교 다닐 적 캠퍼스의 봄 명승지라면 광복관 앞 벚나무와 용재관 앞 진달래 꽃밭을 꼽았다. 하지만 광복관 앞 벚꽃은 사라진 지 오래다. 얼마 전 학교를 찾았을 땐 광복관 앞의 벚나무는 없었다. 대신 신축된 건물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직육면체 흰색 건물은 차갑게 서 있었고 머릿속 벚꽃은 흐려져 갔다.종종 이메일로 학교소
여론칼럼
중앙일보 사회부문 강홍준 기자
2011.04.09 16:45
-
연세인은 누구보다 소통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의 중심에 학교의 통로이자 신문고 같은 역할로서 「연세춘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분명 과거의 학생 운동과 민주화 물결이 거세던 80년대와는 다르지만 학생들이 겪는 부조리나 불이익을 당당히 고백하고 쉽사리 휘두르는 권력이 아닌 생체기가 나더라도 정확한 사실을 보도하는 신문으로서 충분히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소통하고 있는 것일까? 춘추에 실린 기사들 중 대부분 이슈가 되는 것들은 문제점에 대한 고발이나 논란이 되는 사건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사를 읽다 보면 무언가 아쉬운 느낌이 든다.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신문인 건 맞지만 다양한 생각이나 소통을 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지난 4일
여론칼럼
이기운
2011.04.09 16:31
-
나는 보도국이 아닌 사회국의 학술부 기자이기에, 학생들에게 이슈가 되는 학내 사안들을 다루지 않는다. 학술적으로 새로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골라 학생들에게 소개해 약간의 지식을 더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함이 학술부의 목표다. 우리대학교를 대표하는 학보사이기 때문에 학술부는 인문계열/자연계열 관련 아이템 개수, 학교와의 관련성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사 주제를 고른다.그러나 먼저 아이템과 기사방향을 정하고 취재를 시작한다는 점 때문에 부딪치는 문제들이 있다. 취재를 하다보면 처음 의도가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나는 때가 많다. 지난 1655호 학술섹션 ‘기준’의 기사 ‘우리의 선택은 어디서 오는가’가 대표적인 경우였다. 취재를 시작할 때의 의도는 ‘인간이 하는 선택들이 일정한 맥락이 있으며,
여론칼럼
김유진 기자
2011.04.09 16:27
-
‘사민주의자’란다. ‘정치성향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20개를 간신히 넘긴 문항들에 마우스를 몇 번 클릭한 결과 나는 사민주의자라 ‘선고’받았다. 이 사이트에서는 친절히도 사민주의를 진보 혹은 개혁주의라고도 부른다고 설명해주기까지 했다. 이거 어쩌나. 정치성향도 알아버렸는데 민노당에라도 가입해야하나.김춘수 시인이 「꽃」에서 일찍이 말한 것처럼 사람들은 어떤 이름으로 규정되면 그 이름에 매인다. 사람들은 좌파 혹은 우파로 옭아맨다. 타인과 본인 모두를. 본인의 정치성향을 규정하게 되면 자유로운 사고는 어려워진다. 본인이 ‘보수’라 ‘믿는’ 사람은 진보언론의 기사를 무턱대고 비판하기 쉽다.정치성향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타인에 적용할 때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자신을 좌파 혹은 우파로 믿는 사람에게
여론칼럼
김정현 사회부장
2011.04.09 16:26
-
여론칼럼
김진목 기자
2011.04.09 12:49
-
우리대학교의 미화와 경비용역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3월 8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용역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용역회사와 협상이 결렬되어 3월 30일부터 전면 파업이 들어갔다. 우리대학교 용역노동자들과 동시에 부분파업을 시작한 고려대와 그 부속병원 및 이화여대 용역노동자들은 이미 협상을 타결하였지만 우리대학교의 용역노동자들은 용역회사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해 전면파업에 이른 것이다. 파업여파로 학교 곳곳에 쓰레기가 넘치고 건물보안까지 문제됨에 따라 학교당국은 비상체제로 들어가 직원들이 학교청소와 건물관리를 위한 숙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용역노동자들이 담당했던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연세동산을 아름답게 꾸미는
여론칼럼
연세춘추
2011.04.02 20:59
-
-
멍청하기 짝이 없는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 남녀의 불륜이 국가 기밀유출로 이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상상이 가나요? 이 영화의 감독인 코엔 형제는 예측하기 어려운 배우들의 연기와 상황의 반전으로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완성했습니다.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이러한 아이러니가 가득한 『번 애프터 리딩』입니다. 『번 애프터 리딩』은 나사가 한 쪽 빠진 캐릭터들이, 서로 얽히면서 시작합니다. 술을 자제하지 못한다는 황당한 이유로 해고된 전직 CIA 요원 콕스. 그가 가지고 있던 기밀 CD(?)가 허무하게 헬스클럽 트레이너인 체드와 린다의 손에 들어갑니다. 어이없게도 성형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콕스를 협박하는 체드와 린다. 설상가상으로 그들 주변의 연인들 역시 얽히고 설키게 되면서 일은 더욱 커져 갑니다.
여론칼럼
연세시네마
2011.04.02 19:33
-
○ 애완동물 버리는 주인 10% 늘 어…‘검은 고양이 네로 네로 네로 키우다 버리다 장난치지마♪’ ○ 카다피 군에 밀려 후퇴하는 반정부군, 퇴각 중 다국적 군인을 만나고 터진 외마디 함성. ‘아싸리비아~’○ ‘신공항 백지화’ 밝힌 대통령! 회견 후폭풍으로 지금 동남권은 신 공황 상태…○ 중앙도서관 리모델링으로 공부할 자리 부족 발걸음 돌리는 학생들 많아져… ‘중도 하차’는 중도에서?!○ 미 관계자, 장비지원 거절한 일본 비판. 느슨한 위기의식의 간 나오토 총리, 간 나온 총리○ 고대 이대 임금협상 타결! 연세대, The First & The Best? 노동자처우
여론칼럼
연세춘추
2011.04.02 19:32
-
일본의 독도침탈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일본은 전쟁의 공포를 모르는 어린 세대들에게까지 억지 논리와 허구로 한국의 고유영토 독도를 다케시마로 주지시키려는 부끄러운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 일본문부성은 지난 2010년 초등학교 교과서에 이어 2011학년도 중학교 사회교과서에도 다케시마 교육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독도침탈을 노리는 일본 극우세력의 장기적 전략이다. 20∼30년후 일본 미래의 여론을 주도할 청소년들에 대한 일본령 다케시마 정신교육은 그들의 독도침탈시 매우 중요한 국민적 일체감 조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일본방위청 방위백서에도 “일본령 다케시마가 한국에 불법 점유당하고 있다”라고 명시돼 있으며 한국령 독도는 언제나 탈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본외무성은 전
여론칼럼
고창근 교수
2011.04.02 19:31
-
언론 가리켜 ‘시대의 등대’라고 표현한다. 등대를 보며 항로를 정하는 배처럼 개인은 언론의 정보를 받아들이며 특정한 사건에 대해 판단을 하게 된다. 개인이 언론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 내포된 이면 역시 알아야 한다. 사건의 본질은 육하원칙으로 정리할 수 있는 정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기사의 예는 1657호 6면에 있는 포토뉴스다. 중앙도서관 리모델링으로 인해 철거된 가구들이 인도에 방치돼 통행에 지장을 준다는 내용을 사진과 캡션을 통해 잘 설명하고 있다. 반면 사건의 이면은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사건의 맥락을 짚는 것과 왜 사건의 원인을 파헤치냐는 것이다. 위의 포토뉴스를 이용해 설명하자면 중앙도서관 리모델
여론칼럼
정래원(사학·09)
2011.04.02 19:30
-
「연세춘추」의 사진기자로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사진에 대단한 흥미나 재능을 가지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지금도 ‘사진 좀 찍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학기 사진을 찍으며 깨달은 것이 있다면 아름다운 사진을 구성하는 결정 요소는 빛이라는 사실이다. 빛, 그 중에도 ‘햇빛’이 없다면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없다. 좋은 사진의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진 찍기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광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할 것이다. 어떤 사진가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대상이 아니라 빛을 찍으라고 말했다. 같은 사물이라도 어떤 빛을 받느냐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진다. 아침에 차갑게 보이던 건물도 지는 해의 빛을 받으면 따뜻하게 살아날 수 있고, 아무리 예쁜 꽃도
여론칼럼
김민경 기자
2011.04.02 19:30
-
「연세춘추」 편집실에는 여러 군데서 전화가 걸려온다. 신문방송사무국에 걸어야 했지만 편집실로 잘못 걸려온 ‘지면에 광고 좀 실으려고 하는데요…’라고 말하는 나지막한 목소리부터 ‘○○단체인데요, 보도자료 좀 보내드리려구요’라는 홍보성 용무까지. 내용이 각양각색이다. 이따금씩 타 학보사나 기성 일간지에서 걸려오는 전화도 있다.학내 보도 부서를 전담하는 내게 이들은 단골손님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내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이들의 용건은 언제, 그리고 누구든 간에 똑같다. 취재를 하기 위해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취재를 보다 편히 하기 위해서’다.최근에 받아들게 된 통화는 나를 어이 없게 만들었다. 기사를 좌지우지하는 취재원을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나서 한참을 멍 하니
여론칼럼
박혜원 취1·기획취재부장
2011.04.02 19:29
-
여론칼럼
김진목 기자
2011.04.02 14:14
-
필름이 끊어질 정도로 광란의 밤을 보내본 적이 있습니까? 그런 다음 날은 내가 어제 무슨 실수를 하지는 않았을까 걱정도 되고, 숙취 때문에 하루 종일 정신을 차리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분명 긍정적인 작용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을 함께 공유한 사람들이 있다면 후에 두고두고 회자될 재미있는 이야기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번 주 영화는 하루 동안의 광란의 밤을 보낸 기억을 되찾아가는 영화, '숙취'를 뜻하는 제목의 『더 행오버』입니다. 결혼 후 가정을 꾸리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불쌍한(?) 신랑 덕 빌링스를 위해 친구들은 덕과 함께 평생 기억에 남을 총각파티를 즐기러 라스베가스로 떠납니다. ‘라스베가스의 기억은 라스베가스에 두고 가자.’ 라는 말로 그들의 밤은
여론칼럼
연세시네마
2011.03.26 21:22
-
-
지난 주, 우리대학교 국제처에서 본교 일본유학생들을 위한 모금운동 소식을 접하고 단지 메스컴을 통해 남의 나라 일로만 여기던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웃나라간의 바람직한 연대의식이다.보통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이 흔들리고 땅이 갈라지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연상하는데, 이번의 지진은 10미터가 넘는 해일을 동반했고, 이로 인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전 세계적인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지진을 보고 혹자는 규모 9정도의 지진이 서울에 온다면 서울이 초토화된다고도 한다. 그러나 건축기준에서 정한 규모 6.0정도의 지진이 오더라도 서울의 건축물은 많은 피해를 입을 것이다.소방방재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건축물 6백80만 동 중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물은 2.3%인 16만에
여론칼럼
연세춘추
2011.03.26 21:11
-
○ 23개 단무지 업체 가격 담합 무더기 적발 그들의 기업가 정신은 ‘다꽝’?!○ 슈퍼스타 K, 위대한 탄생 준비위한 입시학원 붐 음악(樂)이 아니라 음학(學)○ 오리온 비자금 조성 수사 착수! 우리나라 재벌의식은 겨우 5里온 듯○ 초등 교과서에 실린 유언비어 아리랑, 가장 아름다운 곡 1위? 초딩들, 아리랑 고개로 속아넘어~간다○ 홈플러스 PB 제품 사탕에서 8mm 철사 발견. 홈플러스가 부릅니다. ‘내귀에 철사 ~♬’○ 밥값원정대가 밝혀낸 학식의 현주소 비싸‘도’ 맛없‘군’ 계속 이러‘면’ 도시락싸‘리’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여론칼럼
연세춘추
2011.03.26 19:50
-
졸업을 준비하는 예비 졸업생의 입장에서 3월은 참 싱숭생숭한 달이다. 떠남에 대한 조바심은 커지고 그에 비례하여 수많은 추억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특히, 새로이 백양로를 채우는 신입생들과 변함없이 그들을 맞이하는 풍경을 보면, 추억속의 옛날과 지금을 비추어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떤 것들은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이고, 어떤 것들은 생경하기만 하다. 가령, 길가에 늘어선 동아리 모집 데스크의 모습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 앞에 줄선 신입생의 숫자는 눈에 띄게 변한 것이다. 또, 연일 「연세춘추」의 1면을 장식하는 학내 노동자 문제, 등록금, 주거권 투쟁이 익숙한 것이라면, 온라인 게시판에서 살펴볼 수 있는 사안에 대한 학내 전반의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와 비교해서
여론칼럼
배강현
2011.03.26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