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대학교의 미화와 경비용역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3월 8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용역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용역회사와 협상이 결렬되어 3월 30일부터 전면 파업이 들어갔다. 우리대학교 용역노동자들과 동시에 부분파업을 시작한 고려대와 그 부속병원 및 이화여대 용역노동자들은 이미 협상을 타결하였지만 우리대학교의 용역노동자들은 용역회사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해 전면파업에 이른 것이다. 
파업여파로 학교 곳곳에 쓰레기가 넘치고 건물보안까지 문제됨에 따라 학교당국은 비상체제로 들어가 직원들이 학교청소와 건물관리를 위한 숙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용역노동자들이 담당했던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연세동산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을 묵묵히 해왔던 것이다. 
우리대학교도 용역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용역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임금총액기준으로 작년대비 약 14.1%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이는 동시파업을 단행했던 고려대와 그 부속병원 그리고 이화여대 보다 더 높은 안이라고 한다. 우리대학교가 용역회사에게 용역비를 더 지급함으로써 용역노동자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눔을 실천하는 좋은 일임은 다 알고 있다. 또한 정부의 사립학교에 대한 지원이 적어 학교재정에서 등록금수입이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결국에는 등록금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용역노동자의 요구에 대한 학교당국의 속타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해법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말만의 처우개선이나 봄철 임금계약 때만의 관심보다는 평소에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대학교 용역노동자들의 총파업은 타결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과 좋은 것, 맛난 것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는 학교 당국의 책임만은 아니다. 교직원과 학생 그리고 용역회사 모두의 책임이다. 용역노동자들도 학교가 고심하는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
용역노동자들은 사회의 약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 연세동산을 아름답게 꾸미는 분들이다. 우리가 사회의 약자들을 보살피고 그들과 어울려 상생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대학교의 창립 이념인 기독교정신과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