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말 인터넷 커뮤니티 ‘싸이월드’의 ‘투데이 멤버(매일 회원 중 남·여 각 한명씩을 선정해 소개하는 꼭지, 아래 투멤)’에 선정된 원주캠 여학생 ㅁ씨의 홈페이지가 ‘사이버테러’를 당해 논란이 됐다.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ㅁ씨가 ‘연세대 ○○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소개글을 홈페이지에 올리자 ‘신촌캠 학생인 척 한다’는 류의 악성 댓글이 줄을 이은 것이다. 이후 신촌캠 학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연세대정보공유’에는 지난 9월 1일까지 ㅁ씨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글이 1백개가 넘게 올라왔다. 이것이 지난 8월 31일 한 인터넷 뉴스에 보도됐고 인터넷상의 토론공간에서도 논란이 일게 됐다.

사건을 접한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캠퍼스 간에 서로 이런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의견 반면에 ‘원주캠임을 분명히 하지 않은 ㅁ씨가 잘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외부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이준수씨(21)는 “대학생들이 더이상 ‘지성의 상짱이나 ‘성숙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건에 대한 실망감을 표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황상민 교수(문과대·발달심리학)는 “신촌캠의 일부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주캠 학생들에 비해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분명하게 구분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런 심리는 신촌캠 내에서도 서로를 구분 짓는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 사건이 주목받는 것은, 이것이 단지 우리대학교 내부의 캠퍼스 간 갈등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후로 인터넷상에서는 ‘고려대의 캠퍼스간 갈등 문제’를 비롯해 ‘지방대’, ‘학력’ 등의 화두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또한 ㅁ씨가 사진첩에 올린 일부 사진들을 보고 ‘투멤녀’, ‘원주청국장녀’ 등으로 비난하는 등 최근 논란이 된 소위 ‘된장녀’의 연장선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ㅁ씨는 지난 7월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학을 했으며, 현재는 미니홈피를 일부 폐쇄한 상태다. 악성 댓글의 원인이 됐던 ‘○○학과’는 신촌캠과 원주캠에 있는 동명의 학과로 단과대 이름이 다르다. 원주캠임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ㅁ씨의 소개글은 사칭이 아닌 셈이다. 사건은 일단락돼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학벌’과 ‘성별’이라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우리대학교 내부의 캠퍼스간 갈등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며 앞으로 우리에게 풀어나가야 할 숙제를 던져줬다.  
/ 이새보미야 기자 lsbm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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