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체육에 대한 장애인의 인식Ⅱ : ‘새로운 눈’으로 통합체육의 이상을 찾다

학원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학문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대학원 총학생회 학술국에서 선정한 우수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래의 논문은 2005년 연세학술논집 제42집에 실렸다.


<논문요약>

한국의 통합교육은 철학과 기초에 대한 충분한 논의없이 외형적인 수입된 지식에 의해 정책방향이 결정돼왔으며 이는 통합체육의 현장에서 교육의 대상인 장애인의 필요와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한 채로 진행되는 문제를 낳았다. 학계에서도 주로 교사, 부모, 또래 학생들의 통합체육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연구가 주류를 이뤄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통합체육에 대한 장애인의 인식을 알아보는 첫 번째 연구를 수행하였지만 그 결과는 6개월이라는 짧은 연구기간 동안 제한된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으로 도출된 결과였기 때문에 모든 장애인의 통합체육에 대한 경험을 이해하고 그들의 인식을 알아보는데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105명의 연구참여자들과 면담, 개방형 설문을 실시해 통합체육에 대한 장애인의 인식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자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장애인들이 원하는 성공적인 통합체육의 정착을 위해 선행돼야하는 것은 바로 교육을 통한 인식의 개선임을 알게됐다.
 
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된 통합체육의 이상적인 모습을 ‘유기농법식 통합체육’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유기농 야채와 과실을 얻으려면 가장 먼저 토양이 바뀌어야하는 것처럼 통합체육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교육을 통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비장애인의 인식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인식 또한 바뀌어야하는데, 이것이 바로 유기농법에서 토양을 바꾸는, 그래서 앞으로는 더 이상 화학비료나 농약이 필요치 않은 비옥한 토양을 만드는 과정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유기농법에서도 이러한 과정은 1, 2년에 이룰 수 없는 장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며 유기농법의 핵심이다. 성공적인 통합체육의 정착을 위해서는 ‘교육을 통한 인식전환’ 즉, ‘비옥한 토양을 만드는 장기간의 과정’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교육은 유기농법에서 강조하는 ‘순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연의 섭리에 의하여 순환하듯이 교육도 순환해야 한다. 가장 먼저 교사를 교육해야하며, 교사는 다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을 교육해야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교사는 다시 통합체육을 통해 교육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비옥한 토양, 더 이상 화학비료와 농약이 필요 없는 토양만 있다고 유기농법이 끝나지는 않는다. 이를 뒷받침해줄 ‘농법’이 필요하다. 법적, 제도적, 행정적 장치가 바로 이러한 ‘농법’이다. 오리농법, 우렁이농법과 같은 적절한 농법의 사용이 유기농 야채와 과실을 우리에게 안겨줄 수 있듯이 통합체육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적절한 ‘농법’이 연구되어야 한다. 또한 여러 병해충으로부터 유기농 야채와 과실을 보호하기 위한 천적(天敵)들과 영양분을 빼앗아가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한 오리와 우렁이의 역할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이것은 바로 시설, 기구, 지도자, 프로그램, 학교시스템과 같은 인프라이다.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인프라의 구축은 오리와 우렁이들이 유기농법에서 하는 역할처럼 통합체육의 기본적인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유기농법을 실현할 ‘농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농부’는 바로 ‘나’, 그리고 장애의 유무에 상관없는 ‘우리 모두’이다. ‘농부’의 마인드가 바로 되어있지 않으면 ‘농법’이 아무리 좋아도 오리와 우렁이가 아무리 제 역할을 다해도 유기농법은 절대로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통합체육의 이상적인 모습인 ‘유기농법식 통합체육’의 실현을 위한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 논문의 이해를 위해 연구자인 이경준씨(사진, 사회체육학·석사4학기)를 만났다.
1. 통합체육이란?
통합체육은 체육교과에 대한 통합교육을 의미한다. 통합교육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교육에 참여하는 형태를 말하는데, 단순히 한 장소에서 교육을 받도록 배치하는 것이 과거의 개념이었다면, 요즘에는 수업의 성공을 위한 교사의 지원이나 기타 환경적인 지원까지 포함되는 개념으로 통합을 정의하고 있다.

2. 연구과정과 그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연구에 참여해 준 학생들은 105명의 다양한 장애를 가진 대학생들이었는데, 30분넘게 소요되는 설문지와 인터뷰에 끝까지 참여해 준 학생들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3.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서로의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나는 안경을 끼는데, 안경을 끼고 있다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필요에 의해 이동을 위한 도구로 휠체어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것도 내가 안경을 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장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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