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과 소개팅에서의 위기상황 대처방법

여기 2말 3초(2학년 말 혹은 3학년 초까지 이성친구가 생기지 않으면 졸업 때까지 솔로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뜻)의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외롭게 4학년을 맞이한 가련한 여인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연세순. 그녀는 봄볕이 따스한 백양로를 더 이상 쓸쓸히 거닐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미팅과 소개팅을 줄줄이 잡는다. 그러나 남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그녀의 앞길이 평탄치만은 않은데…

 

#1. 앉았을 땐 킹카였는데…
부푼 마음을 안고 소개팅에 나간 세순이는 거기서 운명의 남자를 만난 듯 했다. 적당한 어깨 너비에 준수한 얼굴. 게다가 옷 스타일까지..‘어쩜! 내 스타일이야~~’ 맞은편에 앉아 수줍게 미소 짓는 이 남자를 보며 세순이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상대방 남자도 호감을 느낀 듯해 순조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던 두 사람은 장소를 옮겨 좀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림 서리
그런데 헉! 이게 웬일.. 운명이라 믿었던 그 사람, 일어서자 세순이의 눈높이가 같은 것이 아닌가. ‘눈높이가 맞아야 좋다’는 말도 있지만 이건 좀 곤란하다. 이럴 때 어쩌면 좋을까..

Tip.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상대방의 키가 탐탁치 않아도 어느 정도 마음에 든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듯하다. 하지만 “키 큰 남자친구의 품속에 폭 안겨보고 싶다”는 김 아무개양(인문계열·05)의 말처럼 대부분의 여자는 키 큰 남자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키 작은 남자들이 설 자리는 생각만큼 넓지 않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를 놓치기 아깝다면, 모양은 안나겠지만 그 남자를 만날 때 하이힐을 벗고 단화를 신어보자. 한 층 낮아진 내 키 덕에 그 남자를 좀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키를 극복할 만큼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더욱 높은 굽의 신발을 신어 그 남자가 위화감을 느끼도록 해보자. 자신보다 키 큰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대부분 남자들의 취향이니까.

 

#2. 미안하지만 그만 들이댈래?
아직 소개팅과 미팅이 남았기에 좀 더 완벽한 남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세순은 첫 번째 남자를 미련없이 떠나보내고, 두 번째 소개팅을 했다. 하지만 하늘이 벌을 주신 것일까? 떡두꺼비처럼 심하게 잘~생긴 옥동자가 나온 것이 아닌가.

   
세순은 안면 근육이 뻐근하도록 미소를 지어 보지만 썩은 미소에 불과하다. 설상가상 그는 세순에게 꽃혀 버린 듯하다. 쉴새없이 허허 거리며 이것저것 물어오는 그 사람 앞에서 세순은 첫 번째 남자가 아쉬워진다. 하지만 이미 물 건너 간 그 사람, 버스는 떠났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가 들이대기까지 할 때 은근히 밀어낼 수 있는 묘안 없을까?

Tip. 자신을 좋아해준다는 것은 그 상대가 누군지를 막론하고 모두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그 감정이 일방적인 것이라면 그 사람이 나에 대한 환상을 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미팅이나 소개팅에서 먹지 말아야 할 음식으로 정평이 나있는 캘리포니아 롤(한입에 넣기 위해서는 하마처럼 입을 벌리지 않을 수 없다)을 내숭 떨지 않고 우걱우걱 먹는다든가, 노래방에 가서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모 개그 프로그램의 ‘고음불갗처럼 신이 버린 노래 실력을 뽐낸다면 어지간히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당신에 대한 마음을 접을 것 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상대방이 여전히 들이대는 경우에는 방법이 없다. 그는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럴 때는 눈 한번 질끈 감고 진지하게 한번 만나보기를..   

 

#3. 휴, 휴가 나온거라고요?
두 번의 쓰린 경험으로 소개팅에 대한 환상이 모두 사라진 세순은 담담한 마음으로 미팅에 나왔다. 그러나 새내기 이후로 소개팅만 해왔던 세순은 몇 년 만에 하는 미팅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금세 빠져들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어둠의 그림자는 세순을 드리웠다. 알고 보니 상대방 측 남자들은 휴가 나온 군인이었던 것이다…OTL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능글맞게 웃던 주선자 친구 얼굴이 떠올라 화가 치밀었지만 이미 어쩔 수 없는 일. 그냥 오늘 하루 재밌게 논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Tip. 서로 사랑하던 연인들도 2년이란 시간을 기다리기가 힘들다는데 미팅에서 하루 만난 사람과 잘 돼 그 사람을 기다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마 상대방 측도 하루 즐겁게 놀기 위해 나온 것이 분명하니 마찬가지로 생각하라. 그리고 헤어질 때 상대방이 전화번호를 요구한다면 끝 번호를 살짝 바꿔 가르쳐주는 센스를 발휘해라. 휴가 때마다 심심풀이로 만나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단, 주선자가 정확한 내 번호를 상대방에게 알려준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미리 귀띔해주길.

결국 세순이는 세 번의 만남 모두 인연을 만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상대방이 모두 한 가지씩 문제가 있긴 했지만 세순이도 그에 적합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만나는 사람이 모두 딱 내 입맛에 맞기는 어렵다. 새로운 인연을 찾는 만남에서 위기의 순간이 닥쳤을 때 재치 있고 슬기롭게 대처해보자. 어긋날 뻔한 당신의 인연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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