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부 김병무 부기자

▲YES or NO를 통해 알아보는 나의 이야기& 당신의 타입▲‘만약 당신의 타입과 맞다면 붐 업 부탁해요~!’ Chapter ⅰ 4월 이야기 이와이 순지 감독의 ‘4월 이야기’라는 영화가 있다. 4월 이야기는 홋카이도의 작은 도시에서 도쿄로 상경한 순백의 대학 신입생이 내딛는 설레임과 기대감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낸 작품이다. 특히 영화에서 나오는 활기찬 동아리들의 모습과 그들의 열정이 인상적이다. 나의 새내기 시절, 즉 바로 1년 전 이맘 때, 백양로를 따라 자기 동아리를 홍보하는 데스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있었고 여기저기서 동아리에 지원하라는 소리가 들렸다. 이것은 영화 속에서처럼 즐거운 동아리활동을 했으면 하고 바랐던 나에게 벅찬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푯대가 없이 이리저리 날리는 깃발처럼 특별히 어떤 동아리를 선택할지 몰랐던, 아니 모두 해보고 싶어 선뜻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나는 수능시험 때 어려운 문제의 답을 고르는 냥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 당시, 반 활동을 잘 하지 못했기에 더욱, 동아리라는 안식처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저것 고민하다 결국 나는 어떤 동아리에도 가입신청서를 내지 못했다. 이로써 나의 1학기의 생활은 대학에 와서 꼭 하고 싶었던 동아리활동을 접은 채 자연스레 반과 개인 생활들로 가득 채워졌다. Chapter ⅱ intermission 김병무 기자 /사진 유재동 기자 woodvil@
방학이 끝나고 개강을 하자 친구들의 모습에서 다양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어디선가 돌아와 추억과 경험을 배낭 한 가득 채워온 여행가, 책을 보며 뜨거운 여름 태양을 피한 건전서생, 술이라는 바다에서 헤엄치다 구조된 술고래들 등. 친구들은 좋든 나쁘든 나름대로의 내공을 쌓았지만 나는 새내기답지 않은(?) 무미건조한 방학을 보낸 것 같다는 죄책감에 B형 우울모드로 한동안을 보냈다.

Chapter ⅲ  Escape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중 -

나는 내 안에 있고 또, 나를 감싸고 있는 무언가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그것이 무엇일까? 무엇이 나의 열정을, 도전을 막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익숙해져있었던 나의 나태한 그림자들이었다. 나태란, 한 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수렁과 같이 나를 점점 무기력하고 나 자신에게 안주하게 만들었다. 이를 깨기 위해 나는 부단히 노력을 했다.

Chapter ⅳ  햄  릿

나는 이제 알을 깨고 다시금 출발선에 섰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날아가는 것뿐이다. 다시금 2학기가 되자 지난 학기와 마찬가지로 동아리 선전이 계속됐다.

하지만 나의 의지가 결연해서였을까? 이전까지의 나의 나태한 모습을 모두 갚아 줄, 정말 나에게 쉴 틈을 주지 않을 만큼 열정적인 동아리가 필요했다. 마침 내가 신문을 즐겨 읽었던 때라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연세춘추’가 어떠냐고 물어봤다. 이구동성으로 “엄청 빡세다고 하던데!, 거기 가면 학점 포기해야 한데~” 이 두 마디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듯 어떤 홍보문구보다 나에게 강렬하게 와 닿았다. 하지만 그 나태라는 녀석은 다시 나를 잡으며 나의 선택을 망설이게 했다. 나의 선택의 갈등은 햄릿이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고백한 것만큼 나에게 절실한 것이었다. 다시 나태라는 녀석과 협상하는 것은 나의 열정과 도전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그 녀석과 절교를 선언했다.

Chapter ⅴ  새로운 출발

나는 결국 연세춘추 입사 시험을 보게 됐다. 그 때까지의 어떤 시험보다 긴장됐고 기대됐다. 3시간에 걸친 필기시험과 3시간을 기다려 밤 11시에 본 2차 면접 시험. 그 때는 ‘여기서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들게 할 만큼 힘들었지만 나는 이겨냈고 수습기자가 됐다. 춘추에 입사하자 친구들은 모두 축하해주며 장난어린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지금 이 자리를 통해 반 활동을 소흘히 해도 용서해준(?) 우리 불꽃 5반동기들과 선배들에게 감사에 인사를 하고 싶다. 최강 불꽃 5반!!!)

이제는 수습기자 생활을 끝내고 드디어 나는 꿈에 그리던 부기자가 됐다. 내가 속한 부서는 학교 곳곳을 다니며 체력을 기르고(?) 각종 학내 사안을 취재해 보도하는 취재 1부이다. 누군가는 연세춘추의 얼굴이라 했던가...

아직은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것부터 학내의 문제를 파헤치는 일까지. 정말 내가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든다. 솔직히 자신감은 있지만 수습기자 때 느끼지 못한 나의 한계를 많이 느껴, 나의 능력이 되는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이처럼 나를 감싸는 두려움과 좌절과의 싸움! 앞으로 내가 가야 하는 길의 장애물이지 모른다. 하지만 연세춘추를 보는 독자들과 나를 지켜보는 친구들과 가족들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서로에 버팀목이 돼주며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는 춘추식구들이 있기 때문에 이전에 나태함을 이겨냈든 이 좌절과 두려움도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대 가는 길이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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