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향 선거에 큰 영향 없어 ... 학내 문제에 집중한 선본 인기

<행복Plus+> 선본의 당선과 비운동권을 표방한 42대 총학과 맥을 같이 하는 <민주연세>의 저조한 득표였다.
90년대 이후 운동권 성향의 총학생회가 80년대의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운동권 성향의 42대 총학의 등장은 운동권 학생회의 몰락을 상징하는 듯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강경한 등록금 투쟁을 앞세우고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아래  한총련)’ 계열임을 밝힌 <행복Plus+>의 당선은 다소 뜻밖이라는 여론이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또다시 정치적 잣대로 판다하는 것은 다소 성급할 수  있다.
총학생회장 당선자 이성호군(사회·02)은 이번 선거의 승리 요인을 묻는 질문에 “골방에 갇혀 학생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한 공약을 만들었던 기존 운동권 선본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보다 많은 학생들을 만나면서 등록금 인하와 같은 학생 사회에 밀접한 공약을 준비했고 이것이 지지를 이끌어낸 것 같다”고 답했다.
실제로 <행복Plus+> 선본의 정책자료집을 보면, 대외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등록금 인하나 학사제도 개선, 학생 복지 문제 해결과 같은 학내 사안에 보다 집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공계와 의· 치과대의 높은 등록금 문제를 유일하게 제기한 것은 실제로 개표에서 높은 지지로 돌아왔다.
<민주연세> 선본의 몰락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민주연세>는 탈정치와 비운동권의 성향을 내세워 학우들과의 소통을 강조했지만, 등록금과 재수강제도와 같은 주요한 학내 문제에 소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일관했다. 이는 비슷한 성향의 <Re랑> 선본이 ‘학점 이월제’나 특색 있는 문화 복지정책을 내세워 높은 지지를 얻은 것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물론, <W> 선본의 탈락으로 인해 유권자 입장에서 비교적 비슷한 성향으로 보이는 <행복Plus+> 선본에 표가 몰린 변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본이 운동권이었냐는 별 관심이 없었다”면서 “그냥 일을 가장 많이 성실히 할 것 같기 때문이다”고 말한 <행복Plus+>를 지지 학생의 말처럼 운동권이든 탈정치든 학내 문제를 외면한 후보는 당선 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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