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점검 등 지나친 통제로 사생들과 마찰 빚어

최근 생활관에서 일어나는 사생활 침해 사례로 인해 학생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중 점호시 반응이 없는 방은 근무자가 마스터키를 이용해 문을 열고 들어와 수면 중인 학생들과 마찰을 빚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사생인 박주용군(인문계열·05)은 “인기척을 느껴 일어나보면 근무자가 방에 들어와 있어 깜짝 놀라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생활관장 이정자 교수(문리대·수리통계)는 “점호시 반응이 없는 방을 들어가보면 인형이나 베개로 사람이 자는 것처럼 위장하는 학생들이 있어 문을 열고 들어가 얼굴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계속되자 점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슬양(인문계열·05)은 “타 대학 생활관은 점호가 비교적 자유스러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이지만 성인의 입장에서 매일 점호를 받고 자유로운 출입이 제한되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열기구 소지 및 사용에 대한 점검을 목적으로 사생이 없는 방에 검사자가 임의로 들어오는 사례 또한 사생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에 이 교수는 “전열기구 점검을 할 때는 증인을 동반한 2명의 근무자가 검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검사자 단독으로 방에 들어가는 것은 생활관 원칙상 위배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가 방 주인이 없을 때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사생들의 사생활 침해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생활관 측이 원칙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좁히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아 사생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생회장 배성범군(정경법학·03)은 “사생들의 건의가 들어올 때마다 사생회가 생활관에 항의방문함으로써 주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복되는 항의방문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여전히 자리잡는 이유는 사생회가 내놓은 대안이 미온책에 불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생들과 생활관의 갈등이 대두되자 20대 총학생회에 입후보한 <공감 네트워크! 새로운 연세를 만들다!> 선거본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권침해’라고 규정하며 구체적인 대응방안 모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생활관 출입문 개폐시간과 관련해 시험기간 중에는 닫혀있는 문을 열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이에 이 교수는 “생활관 개폐는 학생들이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실현될 수 없을 것”이라며 타협의 여지가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계속되는 사생들의 불만과 원칙으로 맞서는 생활관의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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