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구수한 맛의 함평옥

"학생들 어서와! 많이 춥지?"
따뜻한 할머니 댁에 온 것 같은 실속 음식점 ‘함평옥’은 어떤 모임에도 안성맞춤인 가격, 맛, 서비스 3박자가 고루 갖춰진 곳이다. 골목을 따라 수 백 개의 음식점이 있어 어디로 들어가야 할 지 망설이게 되는 곳이 신촌 주변. 더구나 함평옥은 후미진 골목길에 간판도 조그마한데다 웬만한 인터넷 음식소개 사이트에도 등록이 안 돼 있어 단골이 아니면 찾아갈 수도 없다.

 

함평옥 간판과 함평옥의 내부 모습
속이 꽉 찬 만두로 영양보충도 해주고 따뜻한 국물로 속도 풀어주는 ‘만두전골’은 이 곳의 변함없는 대표 음식이다. 등심과 이북만두를 재료로 하여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숙주, 두부, 쑥갓 등을 섞어 간을 하기 때문에 만두전골의 국물은 깔끔하고 시원하다. 또한, 냄새를 피하기 위해 만두 속은 돼지고기 대신 성남재래시장에서 사온 ‘거세 한우’를 쓴다. 만두는 냉동시키지 않고 아침에 한번, 점심나절에 한번 직접 식구들끼리 손으로 빚어 말랑말랑한 상태를 유지한다. 다른 음식들도 대부분 미리 만들어 놓지 않아 음식 대기 시간이 긴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쯤은 참을 수 있을 것이다.

 

만두전골과 함께 함평옥의 대표적인 인기메뉴는 등심이다. 이 등심은 강원도에 있는 주인 아주머니의 친구 분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직송돼 그 맛이 더욱 부드럽고 신선하다. 더군다나 등심을 구울 때 함께 말아주는 이북식 김치말이 국수는 고기의 느끼한 맛을 덜어주어 더욱 깔끔한 등심의 맛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시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개조하여 음식점을 시작하게 된 이유때문인지 시골 할머니댁에 온 따스한 정과 분위기가 그득하던 ‘함평옥’. 집주인 아주머니는 특유의 고운 미소를 잃지 않으시며 시아버지 고향이 함경도 함흥, 시어머니는 평양이라 ‘함평(咸平)옥’이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하신다.10년 전 창업당시에는 함흥의 함흥냉면과 평양의 평양만두를 주 메뉴로 시작하였다. 시간이 흘러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게 되다보니 지금의 ‘만두전골’과 ‘김치말이 국수’가 인기메뉴가 되었지만 요리 방법은 평양에서 유명한 요리사 집안이셨던 시어머니의 ‘전래비법’을 전수받아 아직도 평양식을 고수하고 있다. 손님들의 구미에 맞춰 매일 산지에서 직송되는 신선한 재료와 깊은 맛을 내는 전통식 평양 요리법, 거기에 집주인 아주머니의 편안함이 더해져 ‘함평옥’을 찾는 손님들은 끊이지 않을 듯하다.

 


전화 : 02-392-3516
위치 :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13-3 ,  연대방향으로 우측으로 두 번째 골목 150m
영업시간 : 11:30~22:00
가격 : 만두전골 9000원, 김치말이 국수 4000원, 삼겹살 7000원, 차돌백이 23000원, 등심 25000원 수육 쌈 30000원,  어육쟁반 45000원 등

 

/양해준 기자, 윤자영 기자, 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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