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입맛을 위한 여행 - 토속된장전문 음식점 '토속된장'

주인아저씨가 손수 지었다는 통나무집과 그 전경
어머니가 해주신 따뜻한 밥이 떠오르는 이맘때, 학내식당이나 매지리 배달전문음식점들의 틀에 박힌 메뉴에 지친 입맛을 달래기 위해 가까운 맛 집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흥업사거리에서 충주 방향으로 100여m 가다가 왼쪽에난 구불구불한 외길을 따라 1~2분가량 들어가면 주인아저씨가 직접 만들었다는 ‘토속된장’ 통나무집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러한 모습 때문인지 토속된장은 학생들 대부분에게 주로 ‘통나무집’이라고 불린다. 주인아저씨의 손길은 바깥뿐만 아니라 인테리어까지 이어져서, 문을 열고 들어선 식당 내부는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온화한 분위기다. 나무 상이나 전등갓, 실내 장식도 모두 ‘핸드메이드’였고, 특히 벽 가운데 우뚝 자리 잡은 화로는 들어서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날씨가 더 쌀쌀해지면 불을 때어 밤이나 고구마를 구워먹기도 한다.

수십 가지의 메뉴를 내걸고 있는 여타 식당과는 달리, 토속된장에서는 토속된장과 청국장 단 두 가지 식사메뉴와 된장수육, 된장부침, 도토리묵무침이 전부다. ‘선택과 집중’의 결과인지 그만큼 손님들의 맛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주인아주머니는 가장 맛있는 메뉴를 추천해달라는 말에 “모든 음식이 추천메뉴”라고 웃으며 “토속된장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서는 정식을 먹어보길 바란다”고 말한다. 정식은 토속된장 또는 청국장에 된장수육, 된장부침, 도토리묵무침이 밑반찬과 곁들여 나오는 푸짐한 ‘세트메뉴’로 토속된장을 찾는 손님들이 가장 즐겨 먹는 메뉴이기도 하다.

된장수육은 단골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토속된장의 대표 음식이다. 된장을 풀어 삶아 기름이 쏙 빠진 돼지고기에 무생채를 한 젓가락 얹어 배추에 싸서 먹으면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아 절로 감탄이 나온다. 된장부침은 밀가루 자체에 된장을 같이 반죽해 담백하고 느끼하지 않아 금세 동이 나기 일쑤. 도토리묵무침은 고소한 도토리묵에 신선한 야채가 매콤하게 어우러졌다. 깊은 청국장의 맛이나 구수한 토속된장과 함께 밥 한 그릇이 뚝딱 비워진다. 입가심으로 나오는 숭늉도 빼놓을 수 없다.

 
   
 
살살 녹는 된장수육과 구수한 된장찌개
 
 
 
 
된장에 사랑이 각별하신 토속된장 주인아주머니
이러한 토속된장의 음식에 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재배하고 만드는 정성이 다. 시래기, 고구마, 배추 등 상에 오르는 모든 것이 뒷마당에서 직접 기른 유기농 재료이다. 더구나 가게의 상징과도 같은 ‘된장’ 역시 직접 쑤어 만드는 것으로, 뒷마당에는 커다란 장독대 수십개가 옹기종기 터를 잡고 있다. 11월에 메주를 쑤어서 다음해 1월에 담가 2~3년 묵히는 전통방식이라 다른 곳의 된장국과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친정어머니께 배웠다는 주인아주머니의 20년 경력 된장 손맛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주인아주머니는 “선조들의 지혜에 된장만큼 뛰어난 것이 없다”며 “된장은 가치 있고 훌륭한 음식이다”라고 끝없는 된장 사랑을 표현했다.

조카딸과 아들이 일손을 돕는 조그만 가게에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 단골도 많다. 우리대학교 총장과 부총장, 그리고 토지문학관에 오는 손님들이 다른 사람들 손에 이끌려 토속된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 계절학기를 들으러 방학동안만 머무는 학생들도 자주 찾는지 수료 후 자주 못 오겠다며 아쉬워하는 모습도 어렵잖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벽을 둘러보면 한 사진이 보인다. ‘MBC 맛있는 TV’에서 방영되었을 때 찍은 사진이다. 아무런 플래카드나 광고를 붙여놓지 않아 여간해서는 ‘매스컴을 탔다’는 것조차 모를 지경이다. “광고를 보고 오는 게 아니라 맛을 보고 그 맛에 이끌려 와야 한다”라고 웃으며 말하는 주인아주머니에게서 통나무집 아니 토속된장집의 맛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영업시간 : 오전 11시 ~ 밤 9시 30분(하절기), 오전 11시 ~ 밤 9시(동절기) 
                  ※ 매주 일요일은 쉽니다.
연락처 : (033) 763-7339, 016-249-7339
가격대 : 5천원 ~ 1만원
약도

 

 

 

 

 

 

 

 

/정석호 기자, 진해랑 기자, 이새보미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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