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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에 누구나 피아노를 한 번 정도는 배우지만, 그 길만을 고집하는 사람은 적다. 하지만 오로지 피아노 연주의 외길을 걸어온 사람이 있다. 바로
피아니스트 박종훈 동문(기악·88). 세 살 때는 바이올린을, 다섯 살 부터는 피아노를 시작했고 서울예고와 우리대학교 음대 그리고 줄리어드
음대를 거치며 30여년을 피아노라는 한 길을 걸어온 천재. 하지만 「연꽃」, 「RainRainRain」과 같이 장르를 뛰어넘는 크로스 오버의
곡도 직접 창작해 열린 음악가라고 평가받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그는
다재다능하다. 4개 국어에 능통해 한국어 외에도 이탈리아어, 영어, 일어까지 능숙하게 구사한다. 또 피아노 외에도 작곡, 프로듀싱까지 겸해
자신의 앨범은 물론 첼리스트 허윤정의 앨범도 프로듀싱해 주기도 했다. 이 사실을 알며 감탄하는 기자에게 옆에 있던 매니저는 “리허설 하나만 봐도
무대부터 관객까지 생각하는 철저함을 지녔으며 자기관리가 특히 뛰어나다”는 칭찬을 덧붙였다.
그는
다시 무대로 돌아가 리허설을 준비했다. 연주회의 시간이 다가오며 그는 무대 위 피아노에 앉았다. 바로 옆에 앉은 부인과 웃으며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 건장한 체구와 은발의 긴 머리를 휘날리며 연주하는 모습에서 마치 베토벤과 같은 카리스마가 풍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