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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기록보존의 상실? 상실!연세기록보존소의 운영 현황을 짚어보다
  • 김아람 기자
  • 승인 2005.04.04 00:00
  • 호수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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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년기념관 뒤에 위치한 광혜원 건물. 그곳에 ‘연세기록보존소(아래 기록보존소)’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연세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기록보존소는 ‘연세’라는 공동체에서 나오는 모든 기록들을 수집해 정리·보관한 뒤 열람하고 폐기하는 과정까지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렇게 학교의 역사를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기록보존소는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 부족 ▲인력·공간 및 시설 상태의 열악함 ▲전산화 작업 난항 등의 문제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기록보존소는 행정 부서의 기록 생산 및 유통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모든 교사(校史)자료를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안, 열람 시스템을 갖추는 역할을 한다. 기록보존소 이원규 아키비스트(archivist, 기록관리전문요원)는 “자료를 가지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료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하나의 서비스 기관”이라고 기록보존소를 설명했다. 또한 기록보존소에서 관리하는 기록들은 학교 역사에 관련한 사업에 이용되기도 한다.

현재 기록보존소는 2개의 광혜원 건물 및 중도 1층에 자리한 자료실까지 3개 장소에 분산돼있다. 그런데 세 공간을 합친 면적이 33평밖에 되지 않아 자료를 보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이 아키비스트는 “현재 가지고 있는 자료를 정리하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기록보존소 공간이 비좁아 목록화조차 힘든 상태”라며 좁은 공간의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공간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실무를 담당하는 정리보조원이 4명밖에 없기 때문에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기록보존소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계약직이라 과중한 업무에 비해 처우가 좋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 부서가 인력 및 공간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데 당장 기록보존소의 상황만 해결하기는 힘들다”는 기획실 예산관리부 오주영 직원의 말과 같이 공간과 인력 문제 해결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렇듯 기본적 조건부터 열악하기 때문에 기록보존소는 원래의 목표 업무를 정상적으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20만 건의 자료를 목록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인데 진전이 매우 느린 편이고, 정보화 시대에 맞게 홈페이지를 개설해 자료 검색이 가능한 데이터베이스화를 계획 중이나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한 상태다.

기록보존소의 관련 정책 수립 및 예산 편성과 관련하여 기록보존소 규정 제7조에서는 「연세 역사자료의 효율적인 수집·정리와 보존을 위하여 운영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운영위원회를 통해야만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행정부서가 자체적으로 나서기가 힘들어 직접적인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행정·대외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기획실장, 총무처장, 정보통신처장, 중앙도서관장, 기록보존소장, 동은의학박물관장, 총장이 임명하는 3명 이내로 구성되는데, 그들이 직접적인 실무자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기록보존소 김청웅 소장은 “공간·인력·전산화 문제 등은 단기간에 개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제도 개선을 위한 사전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요구사안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운영위원회에 건의함으로써 해결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록보존소가 보유한 자료 중에서 학생과 관련한 자료의 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1987년 이한열 열사 사망, 1996년의 한총련 사태 등 주요 학생 사건과 관련해 기록보존소가 가지고 있는 자료는 당시 대량으로 만들어진 팜플렛 정도 밖에 없다. 이는 학생들이 기록보존소의 존재 자체를 잘 알지 못해 자료 이관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아키비스트는 “지난 3월 동아리연합회와 만난 자리에서 자료 이관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더니 학생들도 그 중요성에 공감하고 자료 이관을 약속했다”며 학생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자료수집에 관심을 기울일 것임을 언급했다.

기록보존소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데는 교직원들이 기록보존소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에도 원인이 있다. 기록보존소 규정 제9조는 「연세대학교 문서규정 및 문서의 보관·보존규정에 따라 교내 각 부서에서 보존기간이 끝난 문서는 보존기간 완료 후 3개월 이내에 기록보존소로 이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 각 부서와 기록보존소 간의 자료 이관이 잘 이뤄지지 않아 자료 수집조차 힘든 상황이다.

기록보존소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록보존소가 현재 보유한 자료는 약 20만 점으로, 학교의 120년 역사에 견주어볼 때 약 20%밖에 되지 않는 비율이라고 한다. 학내 친일 청산과 관련해 당시 교사자료를 구하려고 기록보존소를 이용했다는 학생들은 “그 당시 자료가 기록보존소에 남아있지 않아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 같이 아쉽다”며 자료 보유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는 대다수의 교직원들이 기록보존소에 대한 인식이 낮고 자료 이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직원은 “기록보존소 규정을 모르는 직원들이 많고, 알더라도 자료 이관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홍보가 우선적으로 필요함을 말했다. 이에 대해 김소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교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 인식 개선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기록보존소는 그 중요도에 비해 학내 구성원들의 필요성 인식이 부족하고 환경 여건이 열악해 본래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자료를 모으는 수집가(collector)의 역할에서 나아가 학교의 기록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아키비스트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모든 연세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행정적 차원에서의 재정 지원을 통해 공간·인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교측의 적극적인 자세가 더해져야 할 것이다.

김아람 기자  rammy117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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