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고교등급제 적용 여부 논란돼

‘고교등급제’는 지난 2004년 우리대학교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었다.

지난 2004년 8월말 「한겨레」가 우리대학교를 비롯한 일부 사립대들이 수시 1학기 전형에 고교등급제를 실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문제는 불거지기 시작했다. 「한겨레」는 우리대학교 수시 1학기 전형에서 경기도 고교의 한 학생이 인문계 내신 1등임에도 불구하고 1차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반면, 서울 강남의 고교나 특수목적고의 학생은 석차백분율이 25%임에도 불구하고 최종 합격했다는 등의 제보를 근거로 고교등급제 실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입학관리처장 백윤수 교수(공과대·로봇공학)는 “각 고교 총재적수를 고려한 우리대학교만의 석차백분율 가공공식이 있으나, 이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학벌없는 사회 등 일부 교육 관련 단체들은 의혹을 보다 명확히 규명할 것을 우리대학교와 교육인적자원부(아래 교육부)에 촉구하고,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004년 8월 30일자)

 의혹이 증폭됨에 따라 교육부는 우리대학교 수시 1학기 전형에 대해 지난 9월말 두 차례에 걸쳐 실태조사를 실시했고, 지난 10월 8일 우리대학교를 비롯한 일부 사립대가 학교생활기록부 반영과 서류평가에서 지원자의 출신고교 학력차를 일부 반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태조사 결과 우리대학교는 기초서류평가에서 최근 3년 동안의 고교별 대학 지원자수, 입학자수, 내신성적 차이 등을 정리한 자료를 참고자료로 평가위원에게 제공·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백교수는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가 기업에서 그동안 만들어내 실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구축되듯이 학생들의 출신학교 역시 중요한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리대학교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 이후 꾸준히 의혹을 제기해 온 학내외 단체들의 비난의 목소리는 교육부의 발표를 계기로 한층 더 가중됐다. 일부 교육 단체들은 “고교등급제를 실시한다는 사실을 공고하지 않아 고교 진학지도 교사 등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우리대학교를 검찰에 고발해 백교수가 소환되기도 했다. 학내에서도 총학생회·연세대학교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학벌없는 사회 연세대 지부 학생들이 ▲입학관리처장 사퇴 ▲정창영 총장 사과 ▲교육부 특별 감사 실시 등을 요구하며 본관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후 우리대학교는 “수시 2학기 전형에서는 논란이 된 기초서류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0월 11일자)

그동안 일부 교육 단체들은 학생들의 출신학교를 반영한 우리대학교의 입학전형을 문제시 해왔다. 그러나 우리대학교는 “내신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고교간 학력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개인 학력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대학의 자율권과 입시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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