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부터 이틀 동안 연세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정기 연고전. 운동경기와 응원전이 주요행사지만, “차 없는 연세로를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월드컵과 같은 축제 분위기를 누렸던 기차놀이도 즐거웠다”는 이상현군(경영·2)의 말에 많은 학생들이 공감할 것이다.


기차놀이는 초기에 상인들과 학생들의 대동(大同)의 장을 형성하는 모습을 띠어왔지만, 지금은 학생들의 즐거움을 위한 일방적인 방식으로 변질되고 있다. 학생들은 ‘하루쯤인데 어때’란 생각으로 음식을 얻고자 상점의 문을 신나게 두드리지만, 단가가 높은 음식·용품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은 이날 하루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건을 주지 않는 상점 앞에서 ‘망해라, 망해라’라며 던지는 말도 상인들에겐 상처로 남는다. 한 상인은 “기차놀이 당일 저녁엔 매출을 포기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이 점은 전혀 이해하지 않고 자신들의 재미만 좇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본래 기차놀이에서 음식과 술을 나눠주는 것은 학생들에 대한 상인들의 자발적인 호의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상인들이 기차놀이하는 학생들을 대접하는 것이 하나의 의무로 굳어졌다”는 한 상인의 말에서도 드러나듯 학생들이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의 배려를 받아들이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때, 기차놀이는 상인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온 호의’가 아닌 ‘강요에 의한 부담’으로 여겨질 것이다.


물론 기차놀이를 보는 모든 상인들의 시각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신촌에서 25년간 주점을 운영해 온 한 상인은 “1년에 한번이니 애교로 봐주는 상인이 많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기차놀이에서 상인들과 교류하는 모습보다 물건을 얻는 데만 치중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는 이군의 말처럼 학생들의 행동이 상인들과 대동(大同)의 장을 형성하기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올해 기차놀이에 참가할 연세인들이 무리한 요구 대신, 배려의식을 보여준다면 연고제가 ‘그들만의 축제’라는 오명을 씻고 ‘지역과 함께하는 축제’로 거듭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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