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희미해져가는 사제간의 정 '아름다운 연세인이 됩시다'

‘교수님이 날 알아볼까? 내가 인사했는데 교수님이 날 모르면 어쩌지?’


연희는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교수를 보며 인사를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이내 교수와 눈이라도 마주칠까 조마조마하다. 애써 교수와의 시선을 피하지만 연희의 마음은 편치 않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번쯤, 연희처럼 수업을 듣는 교수에게 인사하며 다가가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교수와 상하관계가 아닌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는 이한결군(사학·2). 하지만 ‘교수’라는 이미지가 주는 권위 때문에 이군은 교수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광역학부제 이전의 ‘학과체제’에서는 ‘내 학생, 우리 교수님’이라는 생각으로 지금보다 서로에게 다가가기가 훨씬 수월했다. 하지만 학부제 시행 이후, 이 둘을 묶고 있었던 연결 고리가 느슨해지면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이 약화됐다. 대형강의의 증가로 교수가 학생들의 이름과 얼굴을 모두 기억하기조차 힘들다.


물론 정(情)을 중시하던 우리의 풍토가 점차 약화됐고, 자기중심의 이기주의가 확산되면서 공동체적 결속력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교수는 ‘제자’가 아닌 학생에게는 관심을 기울이려 노력하지 않는다. 학생은 교수를 단지 ‘학점을 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승과 제자는 유기적·학연적 관계를 바탕으로 ‘학교’라는 기관을 유지시켜 나가는 운명 공동체다. 이 둘은 애정과 신뢰라는 두 톱니바퀴를 맞물리게 해 끊임없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학생은 교수를 단지 학문 전달자가 아니라 인생의 스승으로 봐야 하며, 교수들도 학생들을 지식만을 전수받는 수동적 객체로 보기 전에 한명의 후배나 제자로 따뜻하게 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늘 백양로에서 교수님을 뵈면 웃으며 인사를 건네 보자. 그리고 잊지 말자, 지금 당신 옆을 지나가는 그 분이 당신에게 ‘평생의 스승’이 될 수도 있음을.

 

 

[우리신문사는 이번 학기 다섯 번에 걸쳐 ‘아름다운 연세인이 됩시다’라는 주제로 춘추 캠페인을 펼칩니다. 누구나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바뀌지 않는 것들, 캠퍼스 생활 속에서 느끼는 문제의식 등을 꺼내 이야기함으로써 캠퍼스 문화를 환기하고, 우리 생활문화의 질적향상을 모색하는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읽는이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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