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정경경제·18)
이정인(정경경제·18)

『연세춘추』 기자들은 일 년 내내 쉼 없이 학교의 상황과 학생사회의 현황을 알리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연세춘추』의 주요 독자층인, 그리고 학생사회와 학교의 주체인 학생들은 『연세춘추』에서 제기하는 문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지난 2018학년도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 학생사회의 문제는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못해 더 악화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신입생들은 우리대학교와 학생사회의 실태와 문제점을 바로 파악하기에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고학번 재학생마저도 학교와 학생사회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우리대학교 미래캠 학생들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학교와 학생사회에 관심을 더 이상 두지 않는다는 것은 『연세춘추』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의 『연세춘추』는 학생들의 눈에 띄는 신문이었다. 『연세춘추』 기자들은 그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했고, 학생들은 그 결과를 신문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비대면 학교생활을 하게 되면서, 『연세춘추』의 활동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졌다. 비대면 시기를 마치고 학사가 대면으로 전환된 후 학교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분위기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대면 학사 운영 방식은 학교와 학생사회에 많은 공백을 안겼다. 학교와 학생사회에 대한 재학생들의 관심은 날로 줄어들고 있으며, 비대면 상황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더 이상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하지 않는다.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 없이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자신의 이야기가 답인 듯 행동하거나, 불만이나 의문을 제기하기는 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행동으로 이를 개선하려 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연세춘추』를 찾는 학생들도 줄었다. 『연세춘추』에서 이야기하는 사안들에 관계된 당사자들마저도 신문을 읽지 않는다. 오히려 학생사회에서 발생하는 갖은 문제와 논란에 대한 책임을 『연세춘추』에 전가하는 학생들도 존재한다. 

학교와 학생사회는 『연세춘추』 기자만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니다. 『연세춘추』 소속의 학생 기자는 객관적이고 공적인 시선에서 관계 사안을 다루고 있다. 기자가 공식 석상에서 날카로운 질문들로 학교와 학생사회의 허점을 찌를 수는 있어도, 어떠한 편에 서서 행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연세춘추』에서 의제를 제시하면, 그 문제를 둘러싸고 행동해야 하는 것은 기자가 아닌 우리 학생들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보다는 비대면으로 익명 뒤에 숨어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지난 2018학년도에 대학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을 당시에는 많은 선배가 채플 시간에 당시의 총장에게 책임을 묻고 해결방안 강구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학생사회와 복지에 대해 불만을 가진 지금의 학생들은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하지 않는다. 학내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만 시끄러울 뿐이다.

『연세춘추』 기자들은 행동했다. ‘글창융대 운영위서 비대위장 새로 선출’, ‘무너진 학생사회, 재건 가능성에 대해’, ‘학생사회는 이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소디헬융대 선거운동본부 ‘나무’, 학생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골조뿐인 선거시행세칙에 휘청이는 학생자치’ 등. 재학생들에게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여러 분야에서 기사를 작성했다. 학생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어도 충분히 기사에서 말하는 문제들을 인지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었다. 대다수가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연세춘추』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하고, 독자인 학생들은 이해 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우리대학교와 학생사회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대학교와 학생사회의 의제와 현안을 제시하고, 학생사회는 자신의 의견을 직접 표명하고 행동해야 한다. 나 역시도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에 반성한다. 과거를 뒤로하고 미래를 위해 나아간다면 분명히 움직임은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학교의 주체 중의 하나인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 학교는 발전하기 어렵다. 『연세춘추』 기자들이 ‘정의의 검’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학생사회를 향해 휘두른다면, 학생들도 『연세춘추』를 통해 넓고, 편향되지 않은 시야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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