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과 9일, 양일간 ‘2023 정기연고전’(아래 연고전)이 진행됐다. 연고전은 약 100년 전, 양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와 보성전문학교가 개최한 ‘연보전’으로,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이러한 연고전을 통해 양교는 교류와 화합을 도모해 왔다. 나아가, 연고전은 우리대학교 구성원에게 ‘연세’라는 애교심과 일체감을 기르는 매개의 역할도 수행했다. 그러나 이번 연고전에서 우리대학교는 ‘하나의 연세’가 아닌 ‘모래알 연세’의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대학교는 연희대학교와 세브란스의과대학이 통합해 신촌캠의 근간을 만들었고, 기독교 정신에 따른 교육과 의료봉사를 널리 구현하고자 대한민국 중부권의 중심인 원주시에 현 미래캠을 설립했으며, 국제캠을 통해 국제화와 바이오 분야 특화를 추구하는 등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신촌캠에 둥지를 튼 연세 독수리가 동쪽의 미래캠, 서쪽의 국제캠이라는 양 날개를 달고, ‘세계 속의 연세대학교’로 힘차게 날아오르려는 벅찬 이상은 지금의 우리대학교가 추구해야 하는 미래지향적 목표다. 이러한 목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실체적 당위성이다. 그런 와중에 나온 일부 구성원의 '원세대'라는 비하 발언은 연세의 역사를 망각하고 연세의 원대한 꿈을 짓밟는 몰지성적이고 근시안적인 부끄러운 일이다. 입학성적이 다르다고 다른 대학, 다른 집단으로 치부하는 것은 ‘공정'의 가치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우리는 다시 한번 지성의 눈으로 우리를 돌아봐야 한다. 

오염된 바다에 사는 물고기에게 ‘너는 왜 오염됐나’라고 책망할 수는 없다. 경쟁이 심화한 사회구조에서 개인의 보편적 ‘공정’의 의미와 가치는 왜곡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최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시된 “너넨 그냥 짝퉁”이라는 구성원들을 향한 비난은 우리대학교 구성원 모두가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우리대학교 구성원 개개인의 ‘정의로운 공정’에 대한 자각과 함께, 대학 당국과 학교 재단법인은 하나 된 연세라는 비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행정적, 재정적 뒷받침과 함께 대학 구성원과의 소통, 그리고 대외적 홍보를 통해 하나 된 연세를 끊임없이 각인시켜 나가야 한다. 신촌캠, 미래캠, 국제캠은 같이 날아오를 때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다. 연대(Yonsei)는 이제 연대(Solidarity)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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