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고학년에 당당히 맞선 연세대 저학년

지난 8, 고양종합운동장 체육관에서 2023 정기 연고전 농구 경기가 치러졌다. 접전 끝에 결국 고려대가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은 결코 고려대에 뒤지지 않았다. 전반적인 경기의 흐름과 연세 농구의 앞날을 내다봤다.
 

 

엎치락 뒤치락, 아깝다 연세대!

 

이번 정기 연고전에서 우리대학교는 60:64로 고려대에 패했다. 1쿼터 전반, 유기상 선수(체교·20, G·7)가 순식간에 4점을 터뜨리며 우리대학교 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고려대 문유현 선수(체교·23, G·24)2점 슛, 박무빈 선수(체교·20, G·3)3점 슛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바꾸고 나서부터는 우리대학교가 고려대와의 점수 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결국 1쿼터는 16:25로 종료됐다. 2쿼터에서는 우리대학교 강지훈 선수(체교·23, C·13)2점 슛을 성공시키는 등 점수 차를 좁히려 분투했으나, 27:39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며 승리의 추가 고려대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3쿼터 후반, 경기 흐름이 뒤바뀌기 시작했다. 우리대학교 이규태 선수(체교·22, F·23)2점 슛과 강지훈 선수의 자유투, 이어진 유기상 선수의 2점 슛으로 우리대학교는 고려대를 맹렬히 추격했다. 연속된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채 3쿼터는 48:51로 마무리됐다. 이어진 4쿼터 전반에서 우리대학교는 유기상 선수의 2점 슛을 기점으로 역전을 이뤄내기도 했다.

하지만 승리에 목마른 것은 고려대도 마찬가지였다. 4쿼터 후반 고려대 문유현 선수가 연속 자유투와 2점 슛을 터트리며 분위기는 다시 고려대 쪽으로 넘어갔다. 그럼에도 우리대학교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경기 종료 6초 전 유기상 선수가 3점 슛을 꽂아 넣으며 고려대를 2점 차까지 맹추격했지만, 경기 종료 0.2초 전 고려대 양준 선수(체교·21, C·11)의 덩크슛으로 경기는 막을 내렸다.
 

 

아쉬운 패배,
다음 승리를 기약하려면

 

이번 경기는 연세 농구의 희망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전문가들은 저학년이 주축인 우리대학교에 비해 경험이 많은 고려대의 압도적 우세를 이미 예측한 바 있다. <관련기사 19159농구, 이번엔 다르다!’> 그러나 우리대학교는 경기 후반의 흐름을 가져왔고, 결과적으로 전력상 우위로 평가받던 고려대에 단 4점 차로 석패했다.
 

다양한 득점을 기록한 유기상 선수(체교·20, G·7)
다양한 득점을 기록한 유기상 선수(체교·20, G·7)


경기를 마친 유기상 선수는 우리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공간을 좁게 쓰던 기존의 약점을 보완해 고려대의 스위치 수비*에 대응하고자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1:1 상황을 연출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기에서는 농구 실력보다도 리바운드나 루즈볼 등 승리에 대한 투지와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지표에서 밀린 것 같다투지의 중요성을 깨달은 후배들이 다음 정기 연고전에서는 승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POTV 이상윤 해설위원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1:1 개인기로는 골 밑을 돌파하기 어렵다체력이 저하됨에 따라 선수들이 1:1 블로킹 상황에서 무리하게 슛을 시도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 위원은 특히 체력을 소진한 경기 후반에 픽앤롤**과 같은 패턴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추가 득점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구 전문지 루키이동환 기자는 연세대의 리바운드 방어와 후반 수비력이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빅맨의 22 수비 라인을 3점 라인 안쪽으로 낮추면서 박무빈, 문유현 같은 가드들의 전술적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1쿼터에서 2:2 수비 동선이 엉키거나 마크맨****을 못 찾는 상황이 발생했다전술적 판단이 3쿼터 이전에 이뤄졌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정기 연고전을 통해 승리의 가능성을 발견한 만큼, 우리대학교는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약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패배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대학교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전적이 우세한 고려대에 당당히 맞섰다. 이번 정기 연고전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욱 성장할 우리대학교 농구부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글 박준화 기자
culture_show@yonsei.ac.kr
박지선 기자
bodo_pudding@yonsei.ac.kr

사진 이서준 기자
photo_gondry@yonsei.ac.kr

 

* 스위치 수비: 자신이 전담해 수비하던 공격수를 순간적인 상황에 따라 다른 선수로 바꿔 수비하는 일.
** 픽앤롤: 농구는 공격 시 수비자의 가드는 가드를, 빅맨은 빅맨을 마크하게 되는데, 스크린을 통해 매치 상대를 바꿔 미스매치를 유발하고 이를 통해 득점을 뽑아내는 공격 전술.
*** 패턴 플레이: 상황 대처에 대해 사전에 약속한 플레이.
**** 마크맨: 상대편의 공격을 견제하고 접근해서 방해하도록 정해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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