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교 야구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 펼쳐

지난 8, 양교 야구부가 목동 야구장에서 2023 정기 연고전의 포문을 열었다. 우리대학교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뒤엎고 시종일관 경기를 리드하며 6:4의 결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관련기사 19157연세 이글스, 목동 하늘 가르고 홈으로!’>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승리를 향한 투지를 보여준 선수들의 경기를 돌아봤다.
 

 

한 발짝 다가가면
두 발짝 멀어지는 연세대

 

1회는 양교 모두 실점 없이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반면 격변의 2회 초, 11루의 상황 속 우리대학교 신효수 선수(스응산20, C26)가 고려대 김응주 선수(체교20, 3B16)번트**를 병살타로 만들어 냈다. 고려대의 찬스를 틀어막고 이어진 우리대학교의 공격에서 이번 정기 연고전의 균형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11, 2루의 상황 속에 우리대학교 이동준 선수(스응산21, 2B‧6)가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 타구는 1루와 2루에 있던 두정민(스응산22, LF3)과 고경표 선수(스응산20, 3B33)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2점의 선취점을 기록했다.

3회 초, 데드볼로 출루한 고려대 박세훈 선수(체교22, LF13)에게 도루까지 허용하며 12루의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이후 고려대 오도은(체교20, C27)과 유정택 선수(체교22, CF17)를 플라이 아웃시키며 우리대학교 선발 투수인 강민구 선수(체교23, P38)는 순항을 이어갔다.

5회 초, 고려대 오도은 선수가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에 우리대학교 조성현 감독은 페어 판정***에 항의하며 파울을 주장했다. 그러나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고려대의 첫 득점이 인정됐다. 고려대의 추격이 시작되는가 했지만, 고려대 유정택 선수가 내야 땅볼로 아웃되며 고려대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잔루 2, 3루를 남긴 채 2:15회 초가 마무리됐다.

역전을 향한 고려대의 희망을 짓밟고 우리대학교는 5회 말 공격에서 다시 두 발짝 달아났다. 2사 만루 상황에 우리대학교 이도겸 선수(스응산20, DH7)가 적시타를 터뜨리며 2점을 보탰다. 21, 3루의 기회 속 두정민 선수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다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위기에 직면한 고려대는 정지헌 선수(체교22, P11)로 투수를 교체했다. 우리대학교 신효수 선수가 인필드 아웃되며 길었던 5회 말의 막이 내렸다.
 

 

9회 초면 충분했다

 

6회부터는 우리대학교 윤성환 선수(체교22, P41)가 마운드를 지켰다. 고려대가 2번 타자 김준엽 선수(체교23, 1B18)를 김범진 선수(체교21, 1B47)로 교체하면서, 김범진 선수의 타석으로 이닝이 시작됐다. 김범진 선수의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높게 뜨며 아웃됐다. 그러나 고려대 안재연(체교22, 2B52), 박건우 선수(체교21, DH25)의 연이은 안타, 허진 선수(체교20, SS7)의 데드볼 출루가 이어져 1사 만루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우리대학교 중견수 고승완 선수(스응산20, CF17)가 고려대 김응주 선수의 뜬공을 잡아 아웃카운트를 쌓았지만, 안재연 선수가 홈으로 들어오며 고려대는 4:2로 다시 추격해 왔다. 그러나 윤성환 선수가 박찬진 선수(체교21, RF2)를 헛스윙으로 삼진 처리하면서 무사히 이닝을 끝냈다.
 


우리대학교에서는 6회 말 고경표 선수가 선두 타자로 출루했다. 우리대학교 권우재 선수(스응산22, 1B52)3루 깊숙한 2루타로 주자 2, 3루가 된 상황에서, 김진형 선수(스응산21, RF16)2타점 적시타를 올렸다. 이로써 우리대학교는 6:2라는 좀처럼 좁히기 힘든 점수 차를 만들어 냈다.

7회 초, 우리대학교가 고려대 유정택 선수의 뜬공을 잡아내지 못하며 주자 1, 2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두정민 선수가 고려대 김범진 선수의 뜬공을, 권우재 선수가 안재연 선수의 땅볼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 양교 모두 실점 없이 7, 8회를 마무리했다.

우리대학교가 6:2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9회 초가 시작됐다. 우리대학교 윤성환 선수의 투구가 흔들리며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결국 고려대에 2점을 허용하게 된 우리대학교는 조성민 선수(체교20, P57)로 투수를 교체했다. 이후 이동준과 권우재 선수가 고려대 마지막 타자의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우리대학교는 9회 말 없이 6:4로 승리를 거뒀다.

 

타점 쓸어 담은
이동준, 이도겸, 그리고 연세

 

선취점 기회를 만든 이동준 선수(스응산‧21, 2B‧6)
선취점 기회를 만든 이동준 선수(스응산‧21, 2B‧6)


이번 정기 연고전에서는 이동준 선수의 2타점 3루타가 승리의 문을 열었고, 이도겸 선수의 2타점 적시타가 승기를 굳혔다. 이동준 선수는 첫 타석에서 3루타로 선취 득점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도겸 선수는 “1점 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2타점을 낸 것이 가장 좋았다더운 날 다 같이 땀 흘리며 고생했는데 승리로 보답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5회 말, 안타로 승기를 굳힌 이도겸 선수(스응산‧20, DH‧7)
5회 말, 안타로 승기를 굳힌 이도겸 선수(스응산‧20, DH‧7)


9회 초의 위기를 이겨낸 것은 투수와 야수가 차근차근 아웃카운트를 쌓아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동준 선수는 “4점이라는 점수 차는 한순간에 뒤집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수비수 모두 아웃카운트 하나씩 차분하게 늘려가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강민구 선수, 윤성환 선수 모두 잘 던져 줬고, 조성민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잘 막아줬다며 이번 정기 연고전 결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9회까지 예측불허의 추격전이 이어졌지만, 우리대학교 야구부는 4년째 이변 없이 필승, 전승, 압승을 거뒀다.

 

 

글 장호진 기자
bodo_ugogirl@yonsei.ac.kr
최혜정 기자
culture_shock@yonsei.ac.kr

사진 이지선 기자
photo_barbie@yonsei.ac.kr

 

* 삼자범퇴: 한 이닝을 세 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아웃시켜 끝내는 것을 의미한다.
** 번트: 배트를 스윙하지 않고 갖다 대 공을 의도적으로 내야에 굴리는 타구.
*** 페어 판정: 파울라인 안으로 공이 떨어져 파울이 인정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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