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대학의 모습은, 특정 사안에 대해서 첨예하게 갈등하고 토론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모습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지금은 현 상황이 아직은 괜찮다고 치부하며, 문제제기 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 연세춘추를 제외하면 학생사회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으며, 점차 학생사회를 향한 관심 자체가 침전되고 있다. 

일례로, 우리가 총학생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총학생회가 제때 꾸려져 학교 사업을 적절히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존재했어야 하는 총학생회는 우리의 무관심으로 부재하고, 이는 우리대학교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지금은 어떠한가? 해당 사안이 발생한 시점이 어느 정도 지난 지금, 이에 대한 관심도는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관심을 전혀 갖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혹자는 본인이 직접적인 피해를 본 적이 없고 혹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심을 느끼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학생 개개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학점, 취업 등을 중요시하는 이들이 더 많다. 

사안에 관심을 가지더라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을 피력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각자의 생각을 존중하고 인정하기보다는, 나와 생각이 다르다면 갈라서고 양극화되고 이원화되는 것이 일상이다 보니 소통하는 것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타인의 생각을 그저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며, 타인과 소통하고 수용할 수 있을만큼 의식은 깨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대학에서 공부하는 가치 중 하나가 돼야 한다. 

누군가 날 대신해 일을 해결해 주길 기다려서는 안 된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행동해야 할 때다.

학생사회가 붕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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