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학 권위자인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인구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17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2750년경 한국이 소멸할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그는 이미 2006년 유엔 인구포럼에서 한국은 저출산 현상이 심각하므로 세계 최초로 인구가 소멸되는 나라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베이비붐세대의 등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경제적으로 낙후된 상태에서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서 인구조절도 함께 필요하다고 판단한 박정희 정권은 한 가족당 3명의 아기만 갖자는 가족계획을 1960년대부터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구증가가 계속되어 1970년 한 해만 100만 명이 넘는 아기가 태어나자, 대한가족계획협회에서는 “딸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표어까지 등장했다.

인구증가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다. 한 번 한다고 하면 화끈하게 바꾸는 우리 국민들은 가족계획만큼은 세계에서 제일 잘한 모범국가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하여 인구를 통제하는데 성공했고, 우리나라도 반세기만에 후진국을 벗어나 선진국에 진입할 정도로 경제 발전을 이룩했다.

그런데 지난 반세기 이상 꾸준히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결혼을 원치 않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출산율이 낮아지다 보니 이번에는 어느샌가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1970년에 약 100만 명이었던 신생아 출산은 52년이 지난 2022년에 약 25만 명을 기록하면서 4분의 1로 줄었다. 의학의 발전과 함께 수반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로 1.6의 출산율이 필요하지만 2022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0.78이었고, 이는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정부가 노동․교육과 함께 해결해야 할 3대 과제의 하나로 삼고 있는 연금문제는 출산율 감소와도 맞물려 있는 등, 예상보다 빠른 출산율 감소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수백년 후 지구상에서 인구소멸에 의해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가 되지 않도록 정부는 출산율을 올릴 수 있는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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