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과로로 숨진 고(故) 장덕준(당시 27세)씨 유족이 3월28일 쿠팡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장씨는 지난 2020년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심야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 근로복지공단은 장씨가 숨지기 전 3개월 동안 매주 평균 58시간 38분을 일했으며, 업무시간 과다, 야간근무, 중량물 취급 등 과로에 시달렸다는 것을 근거로 2021년 산업재해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측은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입장문을 내 “오늘 언급된 건 외에 쿠팡 사업장에서 산재로 승인된 질병 사망은 0건으로, 국내 사업장 중 가장 안전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유가족을 대변하는 대책위원회 측이 “유가족을 앞세워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에 따르면 최근 4년 반 동안 쿠팡 풀필먼트 직원이 1만 4천611명에서 7만 8천287명으로 4.3배 증가할 때 산재 신청은 150건에서 373건으로 2.5배 그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쿠팡의 산재 신청이 373건에 달하는 점은 상당한 노동자들이 어려운 노동 환경에 처해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장씨 사건 앞뒤로 6명이 과로사했던 사례는 많은 노동자들이 쿠팡에서 노동하면서 목숨을 잃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과로사들이 산업 재해 판정을 받지는 못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3년 1천929명에서 2016년 1천777명까지 줄었다가 2022년 2천223명까지 증가하였다. 쿠팡은 2014년 쿠팡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2022년 3분기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였다. 쿠팡의 이러한 성장은 노동자들의 희생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업계 1위 업체답게 쿠팡은 장씨 사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재발 방지에 보다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기업의 성과 평가에서 회계적인 성과만을 보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최근에는 ESG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업재해로 인한 노동자 사망이 일어나고 이러한 사안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쿠팡의 기업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 많은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쿠팡의 안정적인 성장에 달려 있기 때문에 쿠팡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보다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은 한 번으로 끝날 수 있지만 재발 방지 대책은 마침표 없이 끊임없이 개선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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