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의 초중고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26조원, 사교육 참여율은 78.3%, 사교육 주당 참여시간은 7.2시간,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이었다. 이 숫자들은 전년도에 비해 각각 10.8%, 2.8%p, 0.5시간, 11.8% 증가한 것이다. 사교육의 양극화도 심해졌는데,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은 월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는 11만 4천원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하였으나 월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구는 72만 1천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하였다.

과도한 사교육은 초중고 정규교육을 왜곡할 뿐 아니라 출산율을 낮추고 소득계층 간 교육 격차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 계층이 형성되고 고착되는 등 심각한 문제들을 일으킨다. 입시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입시경쟁이 완화되거나 사교육이 수그러들지 않는 현상의 배후에는 SKY를 정점으로 하는 일극적 대학 서열구조와 소위 유명 대학을 졸업해야 성공적인 삶을 살 확률이 크게 높아지는 한국의 독특한 사회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명 대학에 진학하려 하고 그래야 한다고 믿는 한국의 대학입시경쟁은 죄인의 딜레마 게임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현행 대학입시제도로는 죄인의 딜레마 게임의 틀을 깰 수 없어서 입시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사교육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 최근 초중등학교에 줄넘기 인증제가 도입되면서 줄넘기 과외 붐이 일었던 현상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사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명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적인 삶을 살 가능성이 높은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고등교육과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개혁을 포함한 사회개혁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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