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투자를 위한 전문가 3인의 제언

식을 줄 모르는 주식 열풍에 누구나 한 번쯤 투자를 고민해본 적 있을 것이다. 최근 빚투’, ‘영끌과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주식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 이면에는 주식 중독이 자리하고 있다. 계명대 사회학과 임운택 교수, 한국재무심리센터 신성진 대표,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에게 청년 주식투자 열풍의 위험성과 더불어 안전하고 건강한 투자 방법을 물어봤다.

 

계명대 사회학과 임운택 교수
계명대 사회학과 임운택 교수
한국재무심리센터 신성진 대표
한국재무심리센터 신성진 대표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선임연구위원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선임연구위원

 

Q. 2030 청년들의 주식 열풍이 화제다. 이런 현상의 배경을 어떻게 진단하나.

임 교수: 청년 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불안정한 환경에 취약한 상황이다. 일단 고용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제 더는 평생직장이란 말은 없다. 근속연수가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고용이 불안정해지니 일정한 수입도 보장되지 않는다. 청년들의 미래가 불안정하다는 합리적인 추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합리적인 추론과 불안 심리는 주식투자 같은 일종의 일확천금을 좇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한편으론 가족 해체 현상도 하나의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과거 우리 사회에서는 가족이 국가를 대신해 개인의 소득을 보충하고 실업에 따른 위기를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이혼의 증가, 비혼주의의 확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이 해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에게는 자립 수단의 확보가 생존에 필수라는 점이 하나의 동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신 대표: 우선, 청년들이 하나의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일자리는 구하기 어렵고 집값은 치솟는 상황에서 경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주식과 코인에 투자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청년들은 주식투자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주가가 반등하는 상황 속에서 막연하게 투자가 수익으로 직결된다고 생각해 주식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많다. 이외에도 양극화된 사회나 부족한 사회 안전망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Q. 현재 청년들의 전반적인 주식투자 행태를 어떻게 평가하나.

신 대표: 주식에 투자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주식투자는 어릴 때부터 가족들과 함께하는 게 좋다. 다만 청년들이 주식투자를 만만하게 보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다. 일부 청년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주식에 뛰어든다. 주변에서 카더라’*만 듣고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이는 식이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황 연구위원: 스스로 학습하거나 모의투자 대회 등으로 경험을 축적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투자보단 투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투기의 끝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투기는 수익을 내기보단 손실을 내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Q. 2030 주식투자 열풍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임 교수: 사회엔 여전히 성실히 노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주식을 통해 쉽게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점차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산층이 점점 더 얇아질 우려가 있다.

신 대표: 주식투자에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다. 그러나 부정적인 변화도 있다. 노동과 이를 통한 자아실현에서 오는 삶의 기쁨이 크지만, 현재는 이에 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돈과 수익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사회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일이다. 주식투자자가 증가해 각종 주가지수가 올라가는 것은 좋지만, 이것으로만 인생이 결정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본다

 

Q. ‘주식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년들이 주식 중독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투자를 하기 위해선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임 교수: 주식 시장은 로또다. 투기성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투기 세력이 움직이고 있는 시장에서 정보는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조차 투자 경향을 가늠하기 어려워한다. 대부분 학생은 주식을 따로 공부하기조차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신 대표: 중독이란 무엇인가에 빠져 다른 것들은 무시하게 되는 현상이다. 주식 중독도 도박과 알코올 중독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주식은 내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주식 중독에 빠지면 삶에 있어서 훨씬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게 된다. 학생들은 공부가 안되고, 직장인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주식투자는 부차적인 일이 돼야 한다. 결국 건강한 투자를 위해선 주식과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황 연구위원: 기업의 가치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기보다 단기적으로 투자에 접근하는 이들이 주로 주식 중독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근로 활동을 통한 소득 창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식투자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본업과 병행하며 투자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중독이 되면 본업을 못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주식 중독은 이처럼 일상적인 근로 및 학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전업 투자자의 길을 갈 것이 아니라면 주식투자와 학업 생활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Q. ‘코인 중독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코인 투자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임 교수: 코인 투자가 투기성이 훨씬 높고, 반환경적이다. 게다가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들은 말 한마디로 가격을 올린 다음 수익을 보고 빠지지만 뒤늦게 이 행렬에 동참한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해만 보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닌가. 이건 사행 심리나 다름없다.

황 연구위원: 코인은 주식보다 훨씬 위험하다. 코인은 그 자체의 가치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코인의 경우 가격 변동이 매우 심하다. 코인에 더 깊이 중독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코인은 주식보다 훨씬 주의 깊게 접근해야 한다.

 

Q. 청년들의 주식·코인 투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임 교수: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주식투자 자체를 규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누군가는 주식 시장이 과열돼있고, 비트코인은 투기라는 점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어느 선을 넘어 둑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누가 책임을 져주겠는가. 미국의 경우 단타 투매 자체를 막진 않지만, 세금을 매겨 규제한다. 이처럼 주식투자 진입을 제한하는 등의 제도를 통해 주식 중독을 예방할 필요성은 있다.

황 연구위원: 주식에 대해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식은 위험한 상품이지만,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투자자의 몫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코인의 경우에는 규제가 아예 없지 않나. 코인에 대한 제도화는 필요하다고 본다.

 

Q. 앞으로 주식 열풍이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고 보나

임 교수: 현재와 같이 불투명한 미래가 계속되면 주식 열풍은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이후 재난지원금 등으로 인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다. 이 돈들이 다시 금융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향후 몇 년간 주식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크다. 소위 주식 전문가들은 이를 기회라고 하지만,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빚까지 내서 투자했다가 젊은 청춘들이 다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 대표: 장기적으로 주식 시장은 우상향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주식 열풍이 이어지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그래도 청년들이 계속해서 투자했으면 좋겠다.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 시장이 하락장으로 바뀔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청년들에게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길 수도 있다. 더불어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도 함께 봐야 한다. 인구, 경제 성장과 같은 요소들을 전체적으로 보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이는 국내 주식 시장을 건강하게 하는 동시에 청년 개개인의 자본을 증식시킬 수 있는 길이다

황 연구위원: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청년들의 주식투자 참여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적금만으로 미래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현 상황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이므로 주가도 길게 놓고 보면 완만하게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임 교수: 실물 자본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않은 투자는 모두 투기다. 그런데 현재 주식 시장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때 청년들이 영끌’, ‘빚투로 여기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청년들은 사회의 주인이다. 직접 정치에 참여해 불안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단순히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식 투기대열에 편승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비전을 같이 공유하고 만들어나가야 한다.

신 대표: 청년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건강하게 자산을 키워갈 수 있다. 따라서 단기간에 큰돈을 벌고자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부하면서 주식에 투자하라. 답답하겠지만 마라톤을 하듯이, 나무를 심듯이 투자하라. 그러면 반드시 열매를 얻을 것이라고 본다

황 연구위원: 주식투자는 사실상 젊은 세대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렇기에 오히려 주식투자에 대해 좀 더 개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만, 주식투자는 철학의 문제다.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을 정립한 후 주식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주식투자는 결국 기업에 대한 투자이므로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해 투자해야 한다. 분산 투자의 원칙, 장기 투자의 원칙,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주식투자에 임한다면 장기적인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주식 시장에 노란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투자 열풍에 휩쓸려 사전 준비 없이 단기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투기로 변질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을 파란불로 밝히기 위해선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주식투자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카더라: 정확한 근거가 부족하거나 정보출처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소문
**포트폴리오: 주식투자에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

 

글 김예서 기자 
kimyeseo1@yonsei.ac.kr

정효원 기자
remiwo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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