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 학생·전공의·교수진 한목소리로 “정책 철회하라”

정부는 공공의료 영역 강화와 지역의료격차 해소 등을 목표로 공공의대 설립 및 오는 2022년부터 10년간 의과대 정원 4천 명 증원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따라 의사협회와 전국 전공의 단체 및 의과대 학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우리대학교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12일, 우리대학교 의과대 학생회 <Square>가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공공의대 설립 및 의과대 정원 증원 반대에 대한 1인 릴레이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의과대 학생회, 세브란스 전공의들 단체행동 시작

 

53대 의과대 학생회 <Square>(아래 <Square>)는 의사 수 증가는 건강보험 및 국민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며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의사 수 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환경 개선과 근본적 의료구조 개선이 우선이라며 의사 증원 정책을 비판했다.

<Square>는 지난 7일 ‘젊은의사 단체행동’ 집회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행동에 나섰다. 11일부터 14일까지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1인 릴레이 선전전을 진행했고, 14일에는 ‘전국의사 단체행동’ 집회에 참여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 수업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25일까지 본과 4학년을 제외한 의과대 학생 중 93.5%가 동맹휴학계를 제출했으며, 26일부터는 수업·실습 거부를 시작했다. 또한 27일 기준 본과 4학년 학생 중 85%가 국가고시 거부를 외치며 응시를 취소한 상태다.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도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공의들은 지난 2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본관 로비에서 한 명씩 가운을 벗어 바닥에 내려놓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등 단체 행동을 벌였다. 또한 대한전공의협의회 주관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에 따라 일부 전공의들이 사의를 표했다. 28일 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 관계자는 “과 단위에서 전공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까지 정식 절차로 접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학생들과 함께해

 

의료원 교수들 역시 이 문제와 관련해 학생들의 입장과 맥을 같이한다. 의료원 교수평의회 의장 신동천 교수(의과대·예방의학)는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단순히 정원을 늘리고 새 의대를 설립하는 것은 정부의 행정편의주의적인 접근법”이라며 “의료계와의 상의를 통해 최적의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또한 전공의들의 단체 행동에 대해 면허 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경우 교수들도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과대학장 유대현 교수(의과대·성형외과학)는 지난 28일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연 후 의료원 교수들에게 ‘세브란스 전공의 고발 조치에 따른 긴급 서신’을 보냈다. 유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파업에 참여한 세브란스 전공의 1명을 포함해 전공의 10명을 고발조치했다”며 “더 이상 보건복지부의 횡포를 좌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응급실, 중환자실, 코로나 관련 진료를 제외한 모든 진료의 축소, 단계적 파업, 교수사직서 제출 등 강력한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을 확대하는 등 정책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우리대학교 의료원 구성원들의 항의와 단체행동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 김수영 기자
bodo_inssa@yonsei.ac.kr

사진 홍예진 기자
yeppeuj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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