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의 롤모델, 사회문화 강사 이지영을 만나다

수험생 시절에 사회탐구를 공부했던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이지영. 그녀는 이미 사교육계에서 이름난 스타 강사다. 단풍이 들어가던 지난 29일, 교대역 근처에 있는 이씨의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참교육과 사교육,
그 사이를 잇는 사람

 

이씨는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강의를 통해 배워가는 것이 많기를 바란다. 강의가 지식 전달에만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나아가게 만드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씨는 “수능이 끝나고 나서도 학생들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함께 나누는 강사가 되는 데 집중한다”며 “내 강의를 삶의 전환점으로 삼아 열심히 살아가려는 학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런 학생들을 보면 강사로서의 사명을 다한 느낌에 뿌듯할 때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사교육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남달랐다. 우선, 사교육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입시와 교육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이씨는 “혼란스러운 입시 체제의 변화가 사교육을 낳았다”고 말하며 사교육이 탄생한 배경을 지적했다. 이씨는 “진지한 고민과 공론화가 수반되지 않아 흔들리는 입시정책과 그 속에서 불안해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이용한 공포마케팅이 문제”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이씨는 교육사회가 이러한 악순환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의 사교육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다양한 사람을 거치며
인생을 배우다

 

현재 수능 사회탐구 ‘일타 강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씨. 그녀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고등학생 때 이씨는 대학을 ‘공부하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마주한 대학 생활은 기대와 달랐지만, 이씨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많은 것을 배웠다. 여기에 열정 넘치는 교수들의 수업을 통해 계속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학문적 수준이 높은 교수님들, 그리고 제각기 꿈이 다른 동기들과 선후배들을 만나며 ‘저런 꿈을 꾸며 살 수도 있구나’ 하며 세상을 배웠다”고 전했다.

이씨는 대학에 가면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이씨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이 생에 있어서 큰 자산”이라며 “그것이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씨는 공부하면서 술자리에서도 나가고, 서예 동아리 활동까지 모든 분야에서 열심이었다. 이씨는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고 한다. 이씨는 “인생을 두 번 살 수 없으므로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놀고, 뭐든지 해보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전했다.

그러나 이씨도 경제적·체력적 문제 혹은 인간관계 문제 등으로 괴로웠던 적이 있었다. 그녀는 무작정 고통을 견디지는 않았다. 다가온 괴로움을 ‘다르게’ 바라보기로 했다. 그녀는 “그 상황이 없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독종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생에 다가온 문제들은 결과적으로 좋은 영향을 가져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질적 행복보다는
‘정신적’으로 행복하기를

 

이씨는 인생에서 육체적·물질적 삶을 지향하는 것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씨는 지난 4월 패혈증을 앓고 난 이후로 이런 생각을 품게 됐다. 이씨는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그땐 모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강의실에서 늘 ‘독하게 살라’고 말했던 이씨는 “학생들을 고무하기 위해 했던 말이 학생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길이었음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원하던 대학에 가지 못해도 잘 먹고 잘 자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씨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받은 것을 갚아나가는 마음이다. 그녀는 능력을 받은 만큼 세상에 환원하는 것이 ‘하늘의 소명’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씨는 수험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이전보다 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새로운 사회 도래에 이바지하는 것이 지금의 이씨가 가진 꿈이다.

이씨는 “자본주의 혜택을 받아 여기까지 온 건 사실이나 사람을 부품 취급하고 평가하는 사회가 불만이었다”며 “줄 세우지 않는 사회를 위해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장학재단, 대학, 의료 센터 설립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꿈을 위해 책도 쓰고 영상도 만들고 있다. 이제는 국회와 기업으로까지 무대를 넓힐 생각이다. 좋은 메시지가 오가는 공론장을 만드는 것이 그녀가 가진 사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씨는 “남들이 뭐라 하든 사람은 소중한 존재”라며 “자신을 짓밟고 남과 경쟁하게 만드는 사회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씨는 수능에 나오는 사회문제에 대응하는 법만을 가르치는 강사가 아니었다. 삶을 성숙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법, 그녀의 말대로 삶에 임한다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글 변지후 수습기자
송정인 수습기자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사진 정구윤 기자
guyoon1214@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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