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정화'되는 시간, 뮤지컬 배우 이정화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기운을 마시고 걱정을 내뱉는 깊은 호흡과 함께 아침 방송을 시작한다. ‘감사한 일을 적어보자’는 활기찬 목소리에 이끌려 저절로 종이와 연필을 들게 된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유튜브 ‘마음정화TV’의 힐링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뮤지컬 배우 이정화다. 그는 무대를 넘어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뮤지컬 『투란도트』로 데뷔한 그는 『햄릿』, 『노트르담 드 파리』, 『닥터 지바고』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고, 현재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엠마’역으로 활약 중이다. 다양한 무대에서 매력을 뽐내고 있는 뮤지컬 배우 이정화 씨를 만났다.

 

 

공감하는 예술, 뮤지컬

 

이씨의 친구들은 이씨를 “어쩌면 뮤지컬 배우가 된 것이 당연한 아이”라고 말한다. 학창시절 이씨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남들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할 땐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처음 참가한 노래경연대회에서 일등을 거머쥘 만큼 이씨의 재능은 뛰어났다. 이씨는 “당시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노래를 불렀다”며 “그 순간에 나의 노래로 관객들을 설득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중학생 때 『명성황후』를 통해 뮤지컬을 처음 접했다. “기존까지 노래와 춤의 구분이 명확한 줄만 알았다”며 노래와 춤이 융합된 모습에 이씨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웅장한 소리와 함께 피날레가 끝난 후 이씨의 마음 한편에 ‘뮤지컬배우’라는 꿈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씨가 선생님이 되길 원했던 아버지의 반대가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성악 교습을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받을 수 있었다. 남들보다 늦은 시작이었던 만큼 이씨는 그 시간을 간절함과 열정으로 가득 채워 나갔다. 그렇게 이씨는 당당히 계명대학교 성악과에 입학해 연극영화과를 복수전공을 하며 뮤지컬배우의 꿈을 키웠고, 지금의 뮤지컬 배우 이정화가 됐다.

그렇다면 그가 이토록 뮤지컬을 사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가장 큰 이유로 ‘공감’을 꼽았다. 이씨는 “배우는 연기를 하면서, 관객은 공연을 관람하며 캐릭터에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캐릭터에 공감하거나, 때로는 관객 입장에서 ‘저 캐릭터가, 저 배우가 나를 위로하고 이해하는구나’를 느낄 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뮤지컬은 순간의 예술이다. 이 순간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의 공감대로 이어준다.

 

믿고 보는 ‘배우’,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

 

무대 위에서의 ‘배우’가 아닌 ‘사람’ 이정화를 만나는 시간. 하루 1시간,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소통해오던 이씨는 2019년 유튜브 채널 ‘마음정화 TV’를 열고 활발히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평소 독서를 좋아하는 그는 책을 콘텐츠로 삼았다. 작년부터 시작한 필사도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좋은 재료가 됐다. 때로는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마음정화TV’는 ‘독보적인 힐링 채널’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비치고 싶냐는 질문에 이씨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관객들에겐 ‘이정화’가 아닌 온전히 극 속의 캐릭터로 비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뮤지컬 배우가 되었다고 해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다고 여기지 않았다. 이씨는 사랑의 중요성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꾸준히 강조하고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씨는 마음정화 TV를 통해서 사람들이 지친 마음을 새롭게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유튜버 활동과 더불어 언젠가 강단에 올라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일도 해보고 싶다는 이씨는 여전히 새로운 꿈을 찾아 전진하고 있다.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이씨는 “꿈을 향한 과정이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며 궁극적으로 자신이 뭐가 되고 싶은지, 자기가 정말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길 권했다. 또한 이씨는 “각자의 잠재력의 깊이를 알 수 없기에 함부로 나의 가능성을 한계 짓지 말라”고 덧붙였다. “기회가 없는 것보다 슬픈 일은 기회가 왔을 때 그걸 잡을 능력이 없는 것”이라며 기회가 왔을 때 잡기 위해선 지금 노력하고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밝고 선하고 긍정적인 세상이 되길 바라고, 제가 그런 세상을 향한 작은 씨앗이 되길 바라요.” 배우 이정화는 ‘안 된다’가 아닌 ‘어떻게 하면 될까’라고 끊임없이 자문한다. 그는 오늘도 무대 위아래를 넘나들며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글 박민진 수습기자
조수빈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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