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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민주주의의 꽃, 총장직선제?대학사회서 요구 거세지는 총장직선제를 뜯어보다
  • 김채린 기자, 박제후 기자
  • 승인 2019.05.20 02:13
  • 호수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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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에는 총장직선제 바람이 불고 있다. 총장직선제는 교수‧직원‧학생‧동문 등 학내 구성원의 투표를 통해 총장을 선출하는 제도다. 우리신문사는 총장직선제가 어떤 과정을 통해 발전했는지, 우리대학교에선 총장직선제가 어떻게 논의됐는지를 짚어봤다.

총장직선제가 걸어온 길

민주화를 향한 요구가 빗발치던 1980년대 후반, 많은 대학이 총장직선제를 도입했다. 유권자가 교수로 한정된다는 한계는 있었지만, 총장을 이사회가 임명하던 방식에 비하면 민주적이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총장직선제의 폐해를 이유로 국립대의 총장직선제를 사실상 금지했다. 당시 정부는 대학지원 사업에서 총장직선제를 채택한 국립대에게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이에 저항해 2015년 부산대 고현철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총장직선제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다시 힘을 얻었다. 고 교수의 2주기 추모식에서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이 “국립대의 총장선출제도를 대학의 자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후 공주대‧목포대‧제주대‧충북대 등 많은 국립대가 총장직선제를 재도입했다. 총장직선제 열풍은 사립대까지 퍼졌다.

그동안 간선제를 고수하던 이화여대가 지난 2017년 5월 직선제로 16대 총장을 선출했고, 2018년 5월 성신여대에서도 첫 ‘직선제 총장’이 나왔다. 이런 흐름이 일자 총장 선거를 앞둔 대학에서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생겨났다. 2018년 동덕여대는 학생들의 집회로, 고려대와 홍익대는 총학생회장의 단식농성으로 총장직선제를 외쳤다. 세 학교 모두 총장직선제 도입에는 실패했지만, 총장 직접 선출을 향한 학생들의 강한 열망을 보여줬다.

총장직선제만이 정답인가

한편 총장직선제의 부작용으로는 ▲학내 파벌 형성으로 인한 지나친 선거 과열 ▲선심성 공약 난무 등이 지적됐다. 지난 2012년 총장직선제를 도입한 전남대의 총장 후보가 교수들에게 금품을 지급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2018년 전북대에서는 일부 교수가 특정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해당 후보의 비리 의혹을 생산‧유포하기도 했다.

총장직선제가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을 불러온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대 총장선출 과정 중 ‘정책평가’는 학내 구성원의 투표로 진행된다. 지난 2018년 서울대 22개의 단과대 학장과 대학원장으로 구성된 ‘학원장회’는 총장 선거를 앞두고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 충돌로 시급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지 않게 해 달라”는 성명서를 냈다. 해당 성명서는 “교내 여러 기구가 총장 후보들에게 민원과 요구를 쏟아내고 있고, 후보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직선제가 도입된 학교에서는 구성원 중 교수의 표 합산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한 이화여대는 교수 77.5%, 직원 12%, 학생 8.5%, 동문 2%, 성신여대는 교수 76%, 직원 10%, 학생 9%, 동문 5%의 비율로 표가 합산됐다. 교수가 총장선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에 14대 교수평의회(아래 교평) 의장 최중길 교수(퇴임‧물리화학)는 “총장의 인사권 아래 있는 직원이나 학교와 후보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보다 교수들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려대 50대 총학생회장 김태구(경영‧12)씨는 “학생들이야말로 학교에 돈을 지불하고 교육서비스를 제공받는 주체”라며 “학생 투표의 반영비율이 낮은 상황에서 총장이 과연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펼칠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총장직선제를 말하는 이유

위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총장직선제는 꾸준히 지지받고 있다.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민주적인 제도라는 이유에서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에서 활동했던 김씨는 “총장은 학내 구성원들을 결집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구성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선출된 총장만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구성원이 총장선출에 참여하는 사립대의 비율이 30%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당 자료에서 박 의원은 “시대적 추세를 감안할 때 교수와 직원, 학생 등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직접 참여해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 교수사회도 꾸준히 총장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교평은 지난 2018년 11월 우리대학교 교수들을 상대로 선호하는 총장선출 방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부분 직선제(67.1%)가 사전 인준제(27.3%)와 사후 인준제(5.6%)에 비해 훨씬 많은 지지를 얻었다. 재단 이사회의 결정에 의사 표명을 하는 데 그치는 사전‧사후 인준제보다, 교수들이 직접 총장 후보자를 결정하는 직선제의 선호도가 높은 것이다. 교수사회의 이런 요구를 수용해 교평 내 ‘총장선출제 개혁 비상대책위원회’는 부분적 직선제*를 하나의 가안으로 제시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는 흐름을 ‘2018 대학교육 10대 뉴스’ 중 하나로 꼽았다. 이는 총장직선제가 지난 2018년 대학들의 총장선출 과정에서 활발히 논의됐음을 보여준다. 최 교수는 “모든 구성원이 받아들이는 완벽한 제도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민주적인 제도를 만들고 정례화해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평 내 비대위가 제시한 부분적 직선제는 전체 교수가 복수 후보의 순위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글 김채린 기자
bodo_baragi@yonsei.ac.kr
박제후 기자
bodo_hooya@yonsei.ac.kr

김채린 기자, 박제후 기자  bodo_barag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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