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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성인지·성평등 기획 연재①] 의무 아닌 교수, 듣지 않는 학생교수·학생의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실태를 점검하다
  • 김유림 기자, 안효근 기자, 문영훈 기자
  • 승인 2018.05.13 20:31
  • 호수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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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6년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아래 예방교육) 실적 점검 결과’에 따르면 대학교수의 예방교육 이수율은 66.5%로 공공기관 고위직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 학생의 이수율에 비해 대학생의 이수율도 현저히 낮다. 이는 대학 구성원의 예방교육 이수 실태가 열악함을 보여준다. 우리대학교 내 성폭력 사건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학내 구성원을 위한 예방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교수 4명 중 3명은 예방교육 안 듣는다

 

우리대학교는 정부 방침에 따라 전 교수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교수들의 예방교육 이수율은 부끄러운 수준에 그친다. 지난 2017년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대학교 교수 이수율은 25%로 전국 대학 중 가장 낮다. 평균 이수율이 66.5%인 것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처럼 우리대학교 교수의 이수율이 낮은 원인으로는 미이수 시 불이익이 전혀 없는 점이 꼽힌다. 실질적으로 교수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본부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아래 성폭력방지법)에서 정하는 대로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성평등센터 이주영 전문상담원은 “고등교육법과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교수의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단지 불이익이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우리대학교와 달리 고려대·이화여대 등 많은 타 대학에서는 교원 임용 및 인사평가 시 예방교육의 이수 여부를 반영하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모든 교원이 강의 개설에 앞서 온라인 성폭력 예방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시 승진 등의 인사에서 감점된다. 고려대 성평등센터 노정민 전문상담사는 “조교수에서 부교수, 또는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 시 예방교육 이수 여부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역시 교수가 성폭력 예방교육을 이수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부과한다. 이에 교무처장 손영종 교수(이과대·관측천문학)는 “교무처에서도 교수의 낮은 예방교육 이수율을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교육 이수를 강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교육을 이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예방교육을 의무화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이수율을 높이는 것이 보여주기 식의 성과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교수(사과대·젠더및문화)는 “일방적인 온라인 강의 및 대형 강의로는 교수의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오히려 30명 정도의 소규모 사례 중심 토론이 훨씬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진짜’ 예방교육을 위한 험난한 길

 

학생 예방교육 역시 온·오프라인 형태로 진행되지만, 교수와 달리 학생의 이수율은 높다. 그러나 학생 예방교육의 경우에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지난 2016학년도 2학기부터 학생들은 온라인 예방교육을 이수하지 않을 경우 성적평가를 확인할 수 없다. 때문에 2017년 학생 예방교육 이수율은 약 97%에 달했다. 하지만 높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예방교육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기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재생만 해놓은 채 영상을 제대로 시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전원배(사회·12)씨는 “매년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이수하고 있지만 영상을 틀어놓고 제대로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실제 영상 시청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예방교육에서도 문제가 발견된다. 성평등상담소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예방교육이 대부분 대형 강의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대학교는 ▲확대간부수련회 ▲학생대표 후보 교육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오프라인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던 오주연(사회·18)씨는 “소통이 이뤄지기에 강의 규모가 너무 컸다”며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일방적인 정보 전달 위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문상담원은 “전 학부생을 모아놓고 초대형 강의를 진행하는 타 대학에 비해 단과대별로 교육을 진행하는 우리대학교의 강의 규모는 작은 편”이라며 “성평등상담소도 소규모 강의를 개설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효성 있는 예방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우리대학교는 수업과 연계한 오프라인 교육을 도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전문상담원은 “이번 학기부터 성평등센터에서 개발한 성인지감수성향상프로그램을 활용해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문상담원은 “‘기독교의 이해’와 ‘RC101’ 강의에 이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며 “해당 강의를 개설하는 교수들을 위한 사전 교육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대학교에는 학생과 교수 등 다양한 주체에 의해 학내 성폭력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이는 성폭력이 주체와 장소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 교수는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 역시 학과 교육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며 “학교본부는 이를 ‘교육투자’의 일환으로 보고 양질의 소규모 강의 진행을 위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글 김유림 기자
bodo_nyang@yonsei.ac.kr 
안효근 기자
bodofessor@yonsei.ac.kr
문영훈 기자
bodo_ong@yonsei.ac.kr

김유림 기자, 안효근 기자, 문영훈 기자  bodo_ny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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