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연두 만나고 싶었습니다
음악에 청춘을 맡기다동아리에서 시작된 인연, 우리는 ‘나쁜 오빠’ 밴드입니다
  • 송경모 수습기자, 이지훈 수습기자, 전예현 수습기자
  • 승인 2016.11.12 21:27
  • 호수 0
  • 댓글 0
▲인기밴드 나쁜 오빠

2016년은 인디밴드의 활약이 유독 돋보이는 해였다. 음원 차트 순위권에 드는 인디밴드 외에도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이들도 확연히 많아졌다. 인디 스테이지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만큼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밴드들도 많아졌다. 바야흐로 ‘밴드의 시대’, 일개 동아리에서 시작하여 단독 콘서트를 열기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밴드, ‘나쁜 오빠’를 만나봤다.

 

아는 오빠에서 나쁜 오빠로

 

‘나쁜 오빠’라는 밴드의 이름과는 다르게 그들의 음악은 사랑과 추억에 대해 담담하고 익살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이에 대해 평제(23)는 “원래는 아는 오빠라는 이름이 첫 시작”이라며 “하지만 아는 오빠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가수가 있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에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리고 평제는 “처음 결성했을 때 썼던 가사들은 ‘나쁜 오빠’라는 이름에 걸맞게 더 강하고 야하지만 아직 발표하지 않았을 뿐”이라 덧붙였다.

그들의 인연은 ‘무아’라는 우리대학교 중앙 버스킹 동아리에서 시작됐다. ‘나쁜 오빠’는 10년 지기 친구였던 오사(28), 재민(26), 승리(24)에 그 곳에서 만난 평제, 정가(26)가 합류해 지금은 5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평제는 학업과 병행하며 음악을 하고 있고 나머지 4명은 본업을 음악으로 활동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음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나가고 있을까. 멤버마다 각자의 이유가 있었지만, ‘부러움’과 ‘성취감’이라는 키워드들이 특히 와 닿았다. 가족들이 음악 관련 직업에 종사한다는 정가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음악 실력에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대학에 와서 자유롭게 무대를 누비는 음악인들을 본 후 정가가 느낀 감정은 한없는 부러움과 질투였다. 그는 그것이 자신을 음악의 길로 본격적으로 인도한 계기라고 말했다. 한편 평제는 따로 음악을 배운 적이 없음에도 다른 멤버들이 인정하는 타고난 음감을 지닌 멤버다. 언뜻 어떤 음악이든 쉽게 해낼 것 같은 그도, “새로운 장르의 음악, 더 어려운 음악을 접할 때마다 ‘될까’하는 생각을 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연습에 매진한다. 결국 그때마다 느끼는 ‘해 보니까 된다’는 뿌듯함이 평제를 본격적인 음악전선으로 뛰어들게 만들었다.

 

공감되는 음악, 그리고 소통하는 뮤지션

 

이 밴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키워드는 ‘소통과 전달’이다. 그들은 “음악이 아무리 완성도가 높아도 관객의 공감을 받지 못한다면 좋은 음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매번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는 관객들의 반응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가사를 쓸 때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이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다.
나쁜 오빠의 「봄이 오면」이라는 곡의 가사에는 ‘나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데 난 아직 어른이 될 준비가 안 됐는데 …, 빙글빙글 돌아가는 시계가 가끔 얄미워’ 라는 후렴이 있다. 이는 정가가 군대에 있을 때 일기장에 쓴 내용 중의 일부다. 정가는 “휴가를 나와서 이 일기를 오사에게 보여줬더니 곡을 만들어서 들려줬다”고 설명했다. 정가의 경험과 오사의 손을 거친 이 곡은, 조금 쓸쓸한 가사와 대조되는 밝은 분위기로 관객들에게 아이러니한 즐거움을 주면서도 왠지 모를 공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직 갈 길이 멀죠”

 

나쁜 오빠는 2집 앨범 작업과 지난 5일로 예정되었던 첫 단독 콘서트 준비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평제는 “합정 근처에 100석 규모 공연장을 대관했다”며 “인디밴드 단독 공연치곤 작지도, 크지도 않은 규모”라고 말했다.

이들은 소속사나 매니저가 없는 인디밴드다 보니 중소 규모의 공연을 기획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대행사 없이 티켓 판매처와의 계약, 공연 내용 구성 등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직접 해내야 한다. 다행히 첫 단독 콘서트임에도 불구하고 공연 티켓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이들의 노력과 대가는 결실을 맺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며 “콘서트 뒤의 일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커버영상, 자작곡 영상, 혹은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활용한 공연 등 다양한 밴드 활동에 필요한 아이디어들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들의 음악을 기다리는 팬들은 지루한 연말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거리 공연이 어려운 겨울이 찾아오고 있음에도, 멤버들의 입대로 공백기가 있었던 그동안과 달리 전 멤버들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두 번 쯤은 길을 걷다가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우리 노래를 듣는 것’,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같은 큰 무대를 마친 뒤 구름 같은 팬들을 몰고 유명하지 않은 신인 뮤지션들을 응원하러 가는 것’. 이는 어느 메이져 인디 밴드가 자랑스레 방송에서 털어놓는 일화가 아니다. 바로 ‘나쁜 오빠’ 멤버들이 그리는 자신들의 5년, 10년 후이다. 그러나 이들의 말이 마냥 세상 물정 모르는 젊은이들의 외침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갈 길이 멀다’고 자평하는 이들의 멋쩍은 미소 사이로 엿보이는 뜨거운 열정 때문은 아닐까.

 

*버스킹: 거리 공연을 일컫는 말. '길거리에서 공연하다.'라는 의미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된 용어로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것을 뜻한다.

 

송경모 수습기자
이지훈 수습기자
전예현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송경모 수습기자, 이지훈 수습기자, 전예현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