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학생들의 무관심과 재정난으로 어려움 겪어

학생사회. 학생의,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즉,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학생사회에는 많은 단체들이 있지만, 학생사회의 주축을 맡고 있는 것은 단연 학생회다. 학생회는 학내외적으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알리는 역할부터 학생들의 불만을 수렴하고 이를 해결해주는 복지사업까지 학생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전방위에서 노력해 왔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학생들의 관심’과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학생회는 끝없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학생회는 운영 과정에서 위기가 생기며 학생들을 돕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회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학내구성원들의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학생회, 과거의 역할을 되짚어보다

우리대학교 신촌캠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지난 1960년 6월에 각 단과대 대표들의 독립적인 학생 활동을 위해 구성됐으며, 1961년 1월에 정식으로 발족했다. 총학은 1975년 6월 군사정권에 의해 학도호국단*으로 재편돼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1983년 12월부터 시작된 민주화 운동의 영향으로 학도호국단이 폐지되고, 총학이 부활했다.

1980·90년대는 학생운동이 절정을 맞았던 시기다. 학생운동의 주축이었던 각 단과대 학생회들은 저마다 학내·외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교를 비롯한 다른 대학교의 학생회는 ‘군사정권 및 독재타도’를 외치며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앞장섰다. 특히, 이한열 열사(경영·86)가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은 학생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데 도화선이 됐다. 이 사건으로 전국대학생연합(아래 전대협)이 출범했고, 당시 우리대학교 총학생회장인 우상호(국문·81)씨는 전대협의 부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한성덕 동문(경영·81)은 “당시 대학생들은 민주주의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투쟁을 했다”며 “학생회 간부들은 주동자로 잡혀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데모 준비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 이한열 열사 기념관에 걸린 학생운동 당시 부상당한 이한열 열사를 표현한 그림

1990년대 후반에 들어와 사회적인 분위기가 바뀌면서 총학의 역할이 조금씩 달라졌다. 80년대와 같이 학생들이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는 사라지고 관심사가 다양해져 자연스럽게 학생운동의 목적도 변화했다. 1996년 노수석 열사(법학·95)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고등교육 재정 확충과 등록금 인하를 둘러싸고 학생운동이 이뤄졌다. 신촌캠 38대 총학생회장 장정규(국문/사회·97)씨는 “등록금과 학부제로의 변경 등과 같이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주제들로 학생운동이 진행됐다”며 “학생들의 관심도는 이전보다 낮았던 것은 맞지만, 학생회 활동에 대해 인정해주는 분위기는 남아있었다”고 덧붙였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학생회 활동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학생회에는 운동권에 맞선 비운동권이 등장했다. 이전의 학생회는 대부분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졌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의 실질적인 복지에 더 관심을 두는 학생회를 찾기 시작하면서 비운동권을 표방하는 학생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신촌캠 45대 총학생회장 성치훈(토목·02)씨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학생회를 ‘운동권’, 학내 복지문제에 좀 더 관심을 두는 학생회를 ‘비운동권’이라고 구분했다”고 말했다. 이런 비운동권의 등장은 운동권이 대부분이었던 기존의 학생회와는 다른 성격을 가졌으며 이는 학생들로 하여금 학생회의 본질적인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했다.

최근 등장하는 총학 선본들 사이에서는 운동권과 비운동권 사이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학생회의 역할, 학생들의 인식은?

그렇다면 현재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학생회의 역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학생들 사이에서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대립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52대 총학의 정부 추진 국정화 교과서에 대한 입장표명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논란이 단적인 예다. <관련기사 1760호 1·8면 “나는 역사 속에서 부끄럽고 싶지 않습니다”> 당시 52대 총학은 국정화 교과서 사건에 대해 반대하는 공동행동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단과대 학생회 및 재학생들의 동의가 필요했지만, 상반된 여론으로 인해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우성(글로벌행정·15)씨는 “당시의 공동행동은 정치적 주체인 학생회가 당연히 수행해야 했던 것”이라며 “총학은 학생들의 의견을 사회에 반영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동행동 추진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안승연(TAD·15)씨는 “학생회가 굳이 정치적인 사안에 관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치적 역할보다는 학생들의 복지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리신문사가 신촌캠과 원주캠 그리고 국제캠 학생 4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됐다. ‘학생회가 사회적 이슈에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51%(256명, 총 응답자 498명)의 학생은 ‘학생회가 사회적 이슈에 정치적인 목소리를 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렇듯 이전에는 적극적인 투쟁의 주체로 여겨지던 학생회에 대한 인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 학생회가 정치적 사안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응답

이처럼 요즘은 전반적으로 학생회의 정치적인 목소리가 이전보다 많이 흐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설문조사 결과 ‘학생회의 주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복수응답 가능)에 75%(375명, 총 응답자 498명)는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에 대신 전달함’이라고 답했고, 58%(294명, 총 응답자 498명)는 ‘학생들의 복지를 향상시킴’이라고 답했다. 안정현(국문·15)씨는 “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학교에 전달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복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신촌캠 53대 총학생회장 박혜수(토목·11)씨는 “총학이 가장 중요시해야 할 일은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복지를 비롯한 여러 학내 권리를 보장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관심, 학생회의 현 주소는?

학생들 사이에서 학생회의 역할에 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학생들의 관심 감소는 학생회의 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사회의 일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40%(198명, 총 응답자 498명)가 ‘조금 관심이 있다’와 ‘관심이 있다’를 선택했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 단과대 별로 관심도의 정도 역시 차이가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문과대는 58%, 사과대는 51%로 학생회에 대한 관심도가 타 단과대에 비해 다소 높게 나왔지만, ▲의·치·간호대 9% ▲경영대 27% ▲생명대 33% ▲상경대 36%에 그쳤다.

▲ 학생사회의 일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응답
▲ 단과대별 학생회 활동에 관심도를 보여주는 그래프

이는 총학 선거의 투표율에서도 잘 드러난다. 38대 총학 선거부터 53대 총학 선거까지 투표율은 매번 50%대에서 그쳤다. 원주캠의 경우는 26대 총학 선거부터 지금까지 투표율이 5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으며, 투표율이 50%가 되지 않으면 실시하는 ‘연장 투표’의 시행일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서승일(산디·15)씨는 “학생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관심이 줄어들고 투표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촌캠 38대 총학생회장 장정규씨는 “학생회를 향한 관심에 대한 문제는 과거부터 존재해 왔던 문제”라며 “학생회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면 학생회의 존재에 대한 의문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씨는 “총학이 학생들의 곁에서 목소리를 잘 대변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는다면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표면적으로는 학생들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해 SNS 활동과 카카오톡 옐로우 아이디를 활성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학생회 집행부 참여도 또한 줄어들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에 대해 여러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복수응답 가능)에 39%(131명, 총 응답자 340명)의 학생이 ‘다른 활동을 하고 싶어서’에, 33%(113명, 총 응답자 340명)는 ‘학생회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를 선택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학생회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학생회가 어떤 일들을 하는지 몰라서’, ‘학생회 활동을 해도 변하는 것이 없어서’, ‘학생회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등으로 다양했다. 우리대학교에 재학 중인 A씨는 “나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이 취업과 스펙 쌓기 등의 활동들을 우선 순위에 놓기 때문에 학생회 활동에는 관심이 없다”며 “학생들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학생회 활동에 참여할 이유도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학생회 활동을 했던 학생들 중에는 학생회 활동 자체에 회의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학생회 활동 경험이 있는 B씨는 “많은 학생들이 학생회를 대동제와 같은 행사나 학생들을 위한 복지를 담당하는 단체라고만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학생회 활동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다보니 ‘학생회는 별 일을 하지 않는다’라는 인식이 생기기도 해 학생회 활동이 꺼려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자율경비 선택납부제에 학생회비는 반토막...

학생회는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회비 납부율과 학교의 지원예산이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2013년 3월 교육부의 ‘자율경비 선택납부제’ 시행 권고에 따라 학생회비를 개인이 선택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관련기사 1721호 6면 ‘자율경비 선택납부제 첫 시행 후 1년을 진단하다’> 하지만 자율경비 선택납부제가 도입되자 학생회비 납부율은 신촌캠 33%, 원주캠 30%에 그쳤다. 이는 학생회비가 기존 학생들의 등록금에 포함돼 있던 시기에 비해 1/3 수준이다. 학생회비 감소로 인해 학생회비를 분배받는 총학과 각 단과대 학생회는 운영상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실제로 당시 신촌캠과 원주캠 총학은 재정적자를 우려해 각 단과대 학생회로 배분되는 학생회비를 줄이거나 학생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물품대여 및 복지사업을 대폭 축소하기도 했다. 신촌캠 50대 총학생회장 고은천(토목·10)씨는 “납부율 하락을 예상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납부율이 적어 학생 복지사업을 시행하는데 위기를 겪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발에 신촌캠에서는 자율경비 선택납부제 변경으로 인해 줄어든 학생회비 예산에 대한 ‘1:1 매칭제도(아래 매칭제도)’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매칭제도란 학생들이 납부한 학생회비와 동일한 예산의 액수만큼을 학교 측이 지원하는 것이다. 원주캠의 경우 신촌캠의 매칭제도와 유사하게 학교 측이 학생회에 일정한 예산을 지원했다. 이러한 학교 측의 지원 덕분에 2013,14학년도 학생회는 예산 위기를 일부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5년부터 학생회비 납부율과 학교 측의 지원예산이 급격히 감소해 학생회의 예산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2015년 원주캠의 학생회비 납부율은 여전히 30%대에 머물렀으며, 신촌캠의 학생회비 납부율은 22%로 2013년에 비해 11%가량 줄었다.


학교 측의 일방적인 매칭제도 유보 선언
학생회는 허리띠 졸라매야

특히, 이번 2016년도에는 학교 측이 매칭제도를 유보했다. 기존의 매칭제도에 의하면, 학교본부 측은 2016학년도 1학기 신촌캠 총학 및 단과대 학생회에 납부된 학생회비 총 금액인 4천975만 원만큼의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 예산은 지원되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해당 학기 학생회비 납부율이 신촌캠의 경우 24%, 원주캠의 경우 29%에 불과했기 때문에, 학생회는 운영의 차질을 빚고 있다. 박씨는 “줄어든 예산 때문에 학생회를 운영하고 학생들을 위해 계획돼 있던 사업을 진행하기에 어려운 측면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53대 신촌캠 총학은 확대간부수련회 및 동아리박람회 등의 행사에 투입되는 예산을 절반가량 감축시켜야 했다. 또한, 총학 오리엔테이션 및 신입생 가이드북과 등과 같은 학생복지사업은 예산부족으로 일부분의 비용을 참여 학생들에게 전가해야 했다. 학생복지처 학생지원팀 유기철 팀장은 “지난 3년간의 매칭제도 시행은 학교가 학생회의 갑작스러운 재정적자를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며 “매칭제도를 유보해도 이미 학교는 연고전, 대동제와 같은 학생회의 활동에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주캠 또한 신촌캠의 매칭제도와 유사하게 예산을 지원하던 방식을 중단했다. 원주캠 30대 총학생회장 김태현(환경·09)씨는 “이번 학기에 납부된 학생회비 1천8백만 원으로는 학생회의 현 상황을 겨우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기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조차 할 수 없다”며 “하지만 학교는 이제부터 신촌캠이 매칭제도를 통한 예산을 지급하지 못하니 당연히 원주캠도 지급할 수 없다는 답변만 줬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원주캠 총학의 경우 23(월)부터 오는 27(금)일에 개최될 대동제 준비과정에서도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주캠 총학 집행위원장 박승원(의공·15)씨는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선 최소 1억 원가량이 든다”며 “예산 지원이 줄면서 학생회가 알아서 자구책을 찾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원주캠 학생복지처 임용규 과장은 “원주캠은 신촌캠의 제도를 따라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며 “만약 신촌캠에서 매칭제도를 재개하면, 원주캠도 이전처럼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인 학생회의 자구책

▲ 학생회는 자율경비 납부율을 높이기 위해 SNS를 통해 학생들에게 홍보를 진행했다.


지속적인 학생회비 납부율 감소와 학교의 예산 축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회는 여러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학생회비 납부율을 높이기 위해 신촌캠 총학과 단과대 학생회는 자율경비를 통해 지원금을 받는 학내 언론기관들과 함께 ‘자율경비 TFT(아래 TFT)’를 조직해 활동했다. 지난 1월 12일부터 3월 7일까지의 활동기간 동안 총 6차례의 회의를 통해 ▲학생회비 납부방식 변경 ▲학생회비 납부 홍보를 위한 방안들을 세웠다.

총학은 납부방식의 변경과 관련해 학교 측에 ‘신입생의 학생회비 의무 납부’와 ‘등록금 납부 시 자율경비 항목 선택’ 안건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안건들을 대부분 거절했으며, 결국 기존의 납부방식을 일부분 변경하기로만 했다. 온라인에서 학생들이 자율경비 항목을 따로 선택하는 것이 아닌, 이미 선택돼 있는 자율경비 항목을 해제하는 ‘옵트 아웃(opt-out)’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다. <관련기사 1766호 4면 ‘자율경비 납부방식, 어떻게 개편됐을까’> 이에 신촌캠 총무처 재무회계팀 정재영 주임은 “학교 역시 학생회비 납부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지만 학생들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기 때문에 납부방식을 갑작스럽게 변경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총학 측은 이러한 변경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신촌캠 53대 부총학생회장 유상빈(간호·12)씨는 “새롭게 변경된 방식 역시 결국 학생이 학생회비 납부 승인버튼을 눌러야 해 거의 효과가 없다”며 “학생회비 납부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한 학교의 소극적인 태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TFT에서는 학생회비 납부를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홍보 활동도 진행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율경비 납부에 대해 홍보했으며, 지난 3월 3일부터 7일까지 개최된 동아리박람회에 부스를 만들어 납부를 직접적으로 독려했다. 유씨는 “학생들에게 학생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학생회비가 절실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학생회의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정작 학생회비 납부율은 전년도의 같은 기간보다 더 낮아졌다. 이번 2016학년도 1학기 학생회비 납부율은 2015학년도 1학기보다 신촌캠은 4%, 원주캠은 6% 낮아졌다. 유씨는 “납부율을 높이려 TFT활동을 통해 학생들을 설득하고 학교에 지속적인 요구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회 운영비를 최대한 아껴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신촌캠퍼스 학생회비 납부율. 2016년도에는 전년도보다 5% 감소했다.
▲ 원주캠퍼스 학생회비 납부율. 2016년도에는 전년도보다 6% 감소했다.

학생사회에 대한 학생들의 줄어드는 관심과 예산으로 학생회의 폐지론을 제기하는 학생들이 일부 존재한다. 우리대학교에 재학 중인 C씨는 “학생회가 복지사업만 하고 있는데 굳이 존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하고 있는 복지사업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재정적인 자구책뿐만이 아니라 학생회의 역할에 재규정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학생회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학생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79%(410명, 총 응답자 498명)의 학생은 4번 ‘학생회는 필요하다’(167명)과 5번 ‘학생회는 매우 필요하다’(233명)을 선택하며 ‘학생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지수(UD·15)씨는 “학생회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회가 아예 없다면 학생들과 학교 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학생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학생회를 향한 학생들의 여러 시선들을 포용하면서 학생회는 ‘생존’을 위한 고민을 끝없이 해야 한다. 그러나 학생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노력만으로는 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학생들은 학생회의 필요성에 일부 공감하고 있다면 학생회가 제대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45대 총학생회장 성치훈씨는 “학생들이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만 누리려고 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학생들이다”라며 “학생회의 권력은 학생들로부터 나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는 교육 기관으로서 학생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학생사회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학생회가 제대로 자신들의 역할을 해내려면 그에 걸맞은 학내외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학도호국단 : 지난 1949년 대통령령에 의해 발족된 학생자치 단체로, 학생층의 사상통일과 단체적 훈련을 강화해 애국심을 함양시키고 국가에 헌신 봉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동연 기자
한선회 기자
이예지 기자
thisun019@yonsei.ac.kr

그림 안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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