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네 분야를 살펴보다

 내일을 버티기 위해서는 어제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로 맞이할 2016년을 예측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사회가 지난 1년간 어떤 사건을 겪었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알아보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정치분야

다사다난했던 지난 2015년의 정치 상황을 바탕으로 2016년을 예측해봤다. 이를 위해 실제 정치권에 있는 국회의원 하태경씨와 정치 관련 전문가인 우리대학교 양승함 교수(사과대·비교정치)를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 우리대학교 양승함 교수(사과대·비교정치)

 

▲ 국회의원 하태경씨

 Q : 지난 2015년 정치적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하 의원 : ‘마이동풍’ 같았다. 야당과 여당 모두 서로에게 귀를 잘 기울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소통이 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무기력한 국회 때문에 ‘식물 국회’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정치적 불신도 많아졌다.
양 교수 : 2015년 정치권은 다사다난하고 굉장히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한 해였다. 의회와 행정부는 서로 불균형한 상태였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국정화 교과서는 학생들의 사고를 정부가 주도하겠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국정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며,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위안부 문제관련해서도 국가대 국가를 넘어서, 당사자들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국내, 국제 정치 모두 소통이 부족했던 한해인 것 같다.

Q : 다가올 2016년의 정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하 의원 : 2016년에는 2당에서 안철수당을 포함한 3당 체제로 바뀌고 있다. 이를 계기로 야당 여당 모두가 자극을 받아 혁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또한 이런 변화가 소통의 노력과 수준이 높아져 정치 전반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
양 교수 : 올해 말에는 교과서의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논란이 생길 것이다. 또한 다가올 총선인 4월 13일 까지는 선전전이 계속돼 전체적인 관심사가 선거문제로 집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총선 이후에는 본격적인 대권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따라서 작년에는 사건 중심으로, 올해는 총선을 포함해 제도적 측면에서 더 불안정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Q : 2015년 파리 기후협약, IS 사태 등 국제 정치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올해에도 많은 이슈가 발생할 것 같은데, 이런 상황들이 국내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하 의원 : 테러 영향으로 개별 국가도 우경화 현상이 강해지고 고립주의가 강해지는 등 부정적 영향이 생길 것이다. 국제관계를 통해 성장한 우리나라의 경우 주변국과의 정치적 갈등 관계는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정치권이 이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국회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음 총선 때 국민들의 선택이 중요하다.
양 교수 : 파리 기후협약은 중요한 사안이지만 마치 뜨거워지는 냄비 속에 있는 개구리처럼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고 있다. IS 사태는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의 충돌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조심해야 한다. 또한 현재 국제 정치적으로 중국이 부상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국제 정치가 사활의 문제다. 그 동안 미국은 안보 중심의 관계이고, 중국은 북한의 압력을 줄 수 있는 존재이자 무역 비중도 높아 정치·안보 두 가지를 다 쥐고 있다. 따라서 중국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보이며, 북한이 변수지만 전반적으로 올해 외교관계는 작년보다 더 안정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Q: 청춘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하 의원 : 현재 사회 제도가 전반적으로 젊은 친구들에게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 때문에 학점, 해외 연수 등 개인의 문제에만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기 위해, 스스로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분야

국제, 국내적으로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지난 2015년은 물론 앞으로의 경제적 상황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12월 15일 한국경제연구원(아래 한경연)에서 올해 한국경제 5대 이슈로 ‘5R’ (차이나 리스크(Risk), 수출경쟁력 저하(Rivalry), 미국금리인상(Rate), 기업구조조정(Restructuring)과 구조개혁(Reform))을 제시했다. 이를 중심으로 우리대학교 김정식 교수(상경대‧국제금융)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우리대학교 김정식 교수(상경대·국제금융)

Q : 현재 우리나라가 사상최저 금리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김 교수 : 대외적 환경이 굉장히 급변하면서,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미국경제는 살아나도 세계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수출을 많이 하고 있어 중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럴 경우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26%인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 둔화와 더불어 우리 경제 역시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Q : 한경연이 제시한 ‘기업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이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가?
김 교수 : 우리나라는 외국과 노동환경부터가 다르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연금시스템이나 복지가 마련돼 있는 상태다. 그래서 노동자가 해고나 명예퇴직을 당해도 기본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르다. 연금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에서, 직장을 다니는 동안 노후소득까지 스스로가 마련해야 하며, 생활물가나 집값 또한 너무 비싸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연금시스템을 구축하고 집세 문제를 개혁할 수 있는 부동산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기업 측에서도 높은 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조기 퇴직과 저고용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해결하고 고용을 늘리고 정년연장을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Q :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나? 또한 청년들은 어느 산업에 주목하는 것이 좋은가?
김 교수 : 우리나라는 서비스업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이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가 줄어들 경우 서비스 분야의 수요는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앞으로 청년들은 제조업과 같이 ‘돈을 벌어오는’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
한편 기업들이 제조업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고, 실업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은 직장의 안정성도 보장돼 청년들의 선호도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중소기업에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대기업의 선호가 집중돼, 취업 경쟁이 치열하다. 따라서 기업들이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Q : 청년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김 교수 : 목표를 크게 세우길 바란다. 목표를 높게 세워 그를 추진하다 보면 목표까지 안 가더라도, 목표를 세우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지금은 전문가의 시대이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만으로는 일평생 먹고 살 수 없다. 그러니 자신이 나갈 분야를 정해, 그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을 플랜을 정해서 전문가로써의 자질을 갖춰 사회로 나가길 바란다.

사회분야

사회 분야에서는 주간 경향의 김태훈 기자를 만나 사회 전반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파헤쳐봤다.

▲ 주간경향 김태훈 기자

Q : 꾸준한 취업난으로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취업 특혜에 대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또한 이런 취업난이 내년에는 어떨 것으로 예상되는가?
김 기자 : 채용 과정의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 지원자가 회사에 들어와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의 여부를 알 수 있는 경력과 학력 이외에, 개인적인 것들을 알려고 하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채용 과정에서 과다하게 개인 신상 정보를 파악하지 않는 것이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취업난이 새해에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들린다.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나서서 공공기관에 일자리를 새로 창출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취업난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Q : ‘헬조선’ ‘금수저’, ‘문송합니다’와 같은 단어는 현 대한민국의 현실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단어들이 표현하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김 기자 : 기존 아버지 세대나 삼촌 세대만 해도 노력하면 뭔가 성과를 얻는 듯이 보였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다 보니 그런 단어들이 새롭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시대는 이른바 ‘금수저’처럼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속성으로 인해 신분이 정해지며,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곳간에 쌓인 돈으로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고, 투자를 해 내수가 돌아가게 해야 한다.

Q : 노동개혁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김 기자 : 노동개혁의 경우는 기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자본가와 노동자가 나눠 갖는 비율이 관건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노동자들은 너무 낮은 비율을 갖고 있다. 이는 단순히 노동조합이나 야당 그리고 집권하는 사람들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그러니 짧은 시간 동안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완전히 포기할 문제도 아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사회와 국가는 소득이 낮은 계층의 사람들에게 지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즉,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 복지가 확충돼야 하는 것이 재벌 개혁이 이뤄져야 하는 궁극적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Q : 대학이 졸업을 미뤄주는 대신 학생들에게 등록금이나 기성회비를 낼 것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이로 인해 피해 받고 있는 대학생들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김 기자 :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 수가 점점 줄고 있으며, 열악한 환경의 대학이 많다 보니 정부에서는 구조조정을 계획했다. 그러나 대학을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성과인 취업률로 점수 매기려고 하는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 또한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 취업에 불리하기 때문에 졸업하지 못하는 것인데, 대학은 이런 상황에 놓인 학생들에게 양보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 정책이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피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정책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즉, 정부가 대학에 지원을 해주고,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양보할 필요가 있다.

문화분야

지난 2015년 문화계에서는 어떤 이슈와 흐름이 주목할 만 했을까, 그 이면에는 어떤 쟁점이 있었을까? 이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동문(국문‧87)으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동문(국문‧87)

Q : 지난 2015년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부조리한 문단 권력을 수면 위로 끌어낸 신경숙 표절사건이었다. 이는 비단 문학뿐 아니라 전체 문화계가 당면한 문제일 것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정 동문 : 이 사건을 통해 신씨는 표절 여부에 대해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 대중들의 비판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신씨를 감싸는 문학계의 모습은 출판사와 영향력이 큰 작가가 가진 문단 권력의 논란까지 전면으로 끌어냈다. 이 사건 덕분에 문학계에서 고질적으로 있었던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몇몇 출판사에서는 인물교체가 대거 이뤄졌고, 젊은 문인들이 독립적으로 잡지를 만들어 기존과 다른 다양한 색을 내는 문단계의 새로운 흐름도 생겼다. 결국 현재 문화계가 당면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문제를 공론화하고, 대중들이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Q : SNS를 중심으로 한 '스낵컬쳐' 열풍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는 1인 미디어도 콘텐츠 제작자로 인정해준다는 법안까지 논의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를 미뤄봤을 때 앞으로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은가?
정 동문 :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가 가고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로 넘어오면서, 콘텐츠 시장 역시 일부 방송국들이 권력을 가졌던 흐름이 깨지고 1인 미디어들이 최근 전면에 드러났다. 이는 미디어가 변화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즉, 권력이 아닌 미디어가 만드는 힘이라는 것이다. TV와 달리 모바일은 개인 인터페이스다. 그래서 대중들이 각자 취향에 맞춰 콘텐츠를 취사선택할 수 있고, 자신이 직접 제작도 할 수 있기에 콘텐츠 종류가 훨씬 다양해졌다. 이전과 다른 점은 그렇게 제작된 콘텐츠들이 다수가 아닌 각각 취향에 맞는 소수의 사람들만을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콘텐츠 시장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Q : 지난해 먹방·쿡방 열풍이 불었다. 내년의 방송 트렌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하는가?
정 동문 : 먹방‧쿡방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셀프’와 ‘힐링’이다. 이는 사회에서 큰일을 하고자 세운 목표가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현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것들, 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그를 통해 힐링을 하는 트렌드다. 그래서 향후의 방송 트렌드는 지금의 음식과 요리를 넘어서 우리 일상의 많은 것들 중 스스로 힐링할 수 있는 것에서 등장할 것이다.

Q : 지난 2015년 한류는 어땠는가? 또한 어떤 콘텐츠가 앞으로의 한류를 주도할 것으로 보는가?
정 동문 : 아시아에서 한류 흐름에 변화가 있었다. 일본에 포진돼있던 한류가 지금은 중국으로 많이 옮겨갔으며, 이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이다. 또한 ‘중국판 『런닝맨』’처럼 우리나라의 콘텐츠 제작방식을 벤치마킹해 해외에서 자체 생산되는 한류도 많아졌다. 이렇듯 배용준과 싸이 등 이전까지의 인물 중심 한류와 달리 앞으로는 콘텐츠 그 자체가 중심이 되는 한류가 될 것이다.

네 분야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2016년 새해 우리 삶이 그리 녹록친 않아 보인다. 그러나 어제를 기억하고 내일을 기약하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당면한 어려움 역시 모두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2016년 모두 화이팅!

 

남유진 기자
yujin221@yonsei.ac.kr
송민지 기자
treeflame@yonsei.ac.kr
이주인 기자
master0207@yonsei.ac.kr
사진 전준호 기자
jeonjh1212@yonsei.ac.kr
한동연 기자
hhan5813@yonsei.ac.kr

<자료사진 하태경 의원실, 정덕현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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