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잔디구장에서는 오늘도 선수들의 함성이 끊이질 않는다. 정기연고전(아래 정기전)을 앞두고 우리대학교 축구부의 맹훈련이 한창인 가운데 그들의 훈련과정과 일상생활을 들여다보기 위해 지난 3일 우리대학교 대운동장과 운동선수 기숙사(아래 기숙사)를 찾았다.

낮 3시, 따사로운 가을 햇볕 아래 대운동장에서는 축구부 선수들이 열심히 오후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축구부 훈련은 새벽훈련과 오후훈련으로 나뉘어 주로 대운동장에서 진행된다. 새벽훈련은 아침 7시부터 약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되며 팀워크 향상을 위한 단체전술 위주로 구성돼있다. 오후훈련의 경우 낮 3시부터 두 시간 가량, 개개인의 기술력과 역량강화를 위한 부분전술과 개인전술 훈련이 이뤄진다. 기자가 대운동장을 찾아갔을 때는 선수들이 2인 1조로 짝을 이뤄 헤딩연습과 슈팅연습이 한창이었다. 훈련이 끝날 무렵, 대운동장 벤치에서 축구부 주장을 맡고 있는 이수정 선수(스포츠레저·12,MF·27)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선수는 우리대학교와 고려대 축구부의 차이점을 각각 ‘화려한 개인플레이’와 ‘조직적 패스플레이’로 꼽았다. 이어 이 선수는 “선수 저마다의 특성과 재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팀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31일에 있었던 추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고려대에 패한 원인에 대해 이 주장은 “전반적으로 부상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선수들이 완전히 회복한 상태고 이번 정기전의 승리를 향해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축구부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대학교 축구부 신재흠 감독을 만나기 위해 운동선수 기숙사(아래 기숙사)로 향했다.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이곳에서 우리 선수들은 과연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떨리는 마음으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니 엘리베이터 오른쪽 벽면에는 ‘정기연고전 D-16’이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정기전에 대한 우리대학교 운동부 선수들의 강인한 투지와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곳 기숙사는 각각 운동부 숙소가 각 층별로 구분돼있으며 축구부가 위치한 4층 내부는 크게 ▲숙소 ▲전용식당 ▲휴게실 ▲기타생활공간 등으로 구성돼있다.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건넨 신 감독은 먼저 휴게실로 안내했다. 유리문에 비친 축구부 휴게실의 모습은 남자선수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건 테이블 위에 비치된 다양한 우승 트로피와 상패들이었다. 우리대학교 운동부 중에서도 1921년에 최초로 창설된 축구부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했다. 한편, 휴게실 뒤쪽 벽면은 책장의 책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에 신 감독은 “우리 축구부의 휴게실은 단순한 휴식 공간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지성과 인성을 기르기 위한 문화교육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며 “일주일에 두세 번 이곳에 모여 ‘5분 스피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5분 스피치는 신 감독이 우리대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로 선수들의 발표력 증진과 인성교육을 위해 10년 간 운영해온 교육 프로그램이다.

휴게실을 둘러보고 나오니 복도에는 구수한 밥 짓는 냄새가 진동했다. 기자는 냄새의 진원지를 찾아 4층 축구부 전용식당으로 향했다. 저녁 6시 경, 내부에는 약 서른 명의 선수들이 한창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날의 주 메뉴는 소불고기와 코다리 조림, 후식으로는 팥빙수가 제공됐다. 감독의 배려로 선수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된 기자는 어색함을 무릅쓰고 먼저 기숙사 식당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에 정성현 선수(스포츠레저·14,FW·29)는 “확실히 학관이나 다른 구내식당 보다 선수들의 영양과 체력보충을 위한음식이 더 잘 나오는 것 같다”며 “삼시세끼 모두 제공되기 때문에 매끼를 이곳에서 해결한다”고 답했다. 한편, 기숙사에는 사생에게 적용되는 엄격한 규칙들이 존재한다. 특히 기숙사 내 ▲통금시간 밤 9시 30분 ▲소등시간 밤 11시를 지키는 일은 갓 스무 살이 된 신입생들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에 한승규 선수(스포츠레저·15,MF·15)는 “어렸을 때부터 단체숙소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규칙들에 익숙해졌다”고 답했다. 기자는 고된 훈련과 엄격한 규율을 당연한 듯이 이겨내는 그들에게서 프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선수들은 학교수업과 대운동장에서의 훈련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숙사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체력단련실은 운동부 전용 공간으로 선수들은 이곳에서 개인시간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대학교 축구부의 보금자리인 대운동장과 운동선수 기숙사에서 선수들의 일상을 살펴보았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며 치열하게 생활하고 있는 우리대학교의 자랑 축구부. 오는 19일 낮 2시 목동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015년 정기전으로 축구시합에서 그 동안 흘렸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사진 정윤미 기자
joym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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