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서툰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배려 부족

지난 2월 17일을 마지막으로 언어교육연구원 지하 1층 ‘평화의 집’이 영업을 종료했다. 언어교육연구원은 외국인과 재외교포를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가르치는 한국어학당 수업이 진행되는 건물이다. 언어교육연구원에서 수업을 듣는 한국어학당 학생들은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그동안 주변 식당보다 평화의 집 식당을 주로 이용해왔다.

한국어학당 행정팀 송병화 팀장은 “지난 2014년 10월 30일부터 평화의 집 식당 폐쇄 논의를 진행해왔고, 오랜 기간 회의를 거쳐 폐쇄하게 됐다”고 밝혔다. 식당을 폐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송 팀장은 “이유는 상당히 복합적”이라며 “일단 한국어학당 학생들을 위한 식당인데, 정작 학생들의 수요가 적고 외부인이 많이 이용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이어 “다른 교내 식당과 달리 평화의 집 식당은 공간이 상당히 협소하므로 화재 발생 시에 위험하다는 문제가 지적됐다”며 폐쇄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평화의 집 식당이 폐쇄된 후 학생들은 ▲제대로 된 공지 없이 갑작스레 영업이 종료된 점 ▲식사를 해결할 시간·경제적 부담이 가중된 점 ▲한국어가 서툴러 주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기에 불편한 점 ▲강사와 학생들 간의 교류 기회가 부족해진 점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송 팀장은 “2014학년도 겨울학기 종강일인 3월 25일에 맞추려고 했으나 사정상 좀 더 일찍 폐쇄했다”고 밝혔지만, 한국어학당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야스타케 마미(23)씨는 “학생의 상황이 반영되지 않고 갑자기 식당이 운영을 그만둬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학생들은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데에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스타케씨는 “주변 식당에서 식사하고 싶어도, 아침에는 식당 대부분이 영업하지 않고, 다른 시간대에도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몇 백 명이라 이를 수용하기에는 주변 식당이 충분하지 못해 보인다”고 전했다. 랜디 솔버그씨는 “한국어학당은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유학생에 대한 준비 및 배려가 있어 생활이 편리했는데 식당이 없어져서 아쉽다”며 “나는 어느 정도 한국어 실력이 늘어 괜찮지만,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된 학생들은 주문하는 것부터 어려워한다”고 전했다.

식당이 폐쇄된 공간에는 실습과 강의가 이뤄지는 복합강의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기획실 기획팀 곽창순 차장은 “건물 내에 새롭게 식당을 짓지는 않을 것이며 한국어학당 학생들은 근처의 국제학사 내외의 주변 식당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어학당 학생들은 식비 지출의 증가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평화의 집 식당을 자주 이용했던 이시바시 카즈히로(23)씨는 “평화의 집에서는 3천~4천 원만 있으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식당이 폐쇄된 후 주변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려면 5천~7천 원이 든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yurrr1104@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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