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동 1층 자치공간 놓고 학교-학생 의견 충돌

지난 13() 총학생회(아래 총학)의 주관 하에 총 7개 단위 학생회가 학교 본부의 국제캠 송도1학사 C동 학생자치공간에 대한 비민주적 회수 시도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발표하고 국제캠 곳곳에 게재했다

현재 송도1학사 C1층에는 총학 글로벌융합공학과 UIC TAD 자유전공 의예과 치의예과 약학대 등 각 단위의 학생회와 우리신문사 및 연세애널스 연세교육방송국 등 언론사에 총 10개의 공간(아래 C동 자치공간)이 배정돼있다.
대자보에 따르면 각 단위의 학생회는 “1학기 초반부터 행정팀의 학생자치공간 회수 시도가 있었다총학은 해당 단위와 논의해 이 공간이 더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게 안을 마련하겠다고 학교 측에 누차 입장을 전달했으나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도학사를 관리하는 총괄본부 행정2팀 김창석 팀장은 해당 공간의 용도 변경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학생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수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대자보의 내용을 일부분 부인했다여기서 용도 변경이란 지난 20131월 기획실 소속 공간위원회의 결의안에 따라 C동 자치공간을 세미나실로 변경하는 방안이다. 실제로 송도2학사의 세미나실은 30여 개에 이르는 반면, 송도1학사는 9개 밖에 되지 않아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김 팀장은 시험 기간에는 특히 송도1학사 세미나실의 예약이 가득 찬다세미나실을 늘려달라는 건의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대표자들은 학교 측의 독단적인 C동 자치공간 용도 변경에 대해 꾸준히 이견을 제기해왔다. 지난 20139, 50대 총학생회장 고은천(토목·10)씨는 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학생들이 C동 자치공간을 이용하고 있는데 학교가 독단적으로 용도 변경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학교 측은 C동 자치공간이 세미나실로 변경될 경우, C동의 학생회실 및 언론사실을 언더우드기념도서관 지하 Y-Plaza로 이전하는 대안을 제시해왔다. 현재 Y-Plaza에는 일부 학과와 동아리의 자치공간이 마련돼 있으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이용률이 저조하다. Y-Plaza 자치공간의 문제로는 미흡한 냉·난방 어두운 조명 열악한 통신 및 인터넷 연결 상태 등 환경적 요인을 비롯해 24시간 개방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지적됐다. 부총학생회장 김남식(교육·11)씨는 “Y-Plaza의 환경이 열악해 현재로서는 C동 자치공간의 대안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자치공간을 늘리기 위해 학교 측에 Y-Plaza의 환경 개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자보에서 각 단위는 총괄본부 측에서 열쇠를 이용해 C동 자치공간에 무단으로 들어간 뒤 여러 수납장을 뒤지고 증거를 수집했다이 공간이 사용되지 않거나 규정에 어긋나게 사용되는 현장이 더 목격될 경우 회수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김 팀장은 기숙사 내에서 금지된 물건을 목격하거나 청소 상태가 불량한 경우에만 출입했다안전과 규율을 지키려고 한 것일 뿐 공간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 팀장에 의하면 대자보에 명시된 총괄본부 측의 무단출입은 의예과와 자유전공(아래 자전) 학생회실에 한해 총 2차례 진행됐다. 의예과의 경우, 김 팀장은 지난 2012년 의예과 학생회가 언더우드기념도서관 지하의 Y-Plaza로 학생회실을 옮긴다는 조건하에 C동의 학생회실을 반납했다오랫동안 청소가 되지 않았다는 RM 교수의 제보를 받고 문을 따고 들어가 청소를 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의예과 학생회장 전진해(의예·13)씨는 선배들에게 알아보니 학생회실 이전이 지연돼 C동 자치공간을 계속 이용해오다가 지난 2013학년도 2학기에 열쇠를 뺏겼다늦은 시간에 시끄럽게 썼거나 더럽게 써서 뺏긴 것 같은데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후 의예과 학생회는 학교 측과 의논해 C동 자치공간을 다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자전 학생회실의 경우, 김 팀장은 대동제 기간에 자전 학생회실 창문을 통해 부탄가스를 발견했다이러한 화기는 기숙사 내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들어가서 검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융합공학과(아래 글융공) 학생회실에서는 일부 학생이 음주를 하다 특정 RA에게 적발되는 사례가 발생했으며, 이후 해당 RA가 학생회실 임시 폐쇄를 통보해 논란이 됐다. 글융공 학생회장 박찬영(글융공·13)씨는 부적절한 행위를 적발한 RA가 문자를 통해 내일부터 학생회실을 잠시 폐쇄하겠다고 통보해왔다이에 규칙을 어긴 것에 대해 벌점 이외의 제재가 필요하다면 학과 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해결해나갈 것이나, 폐쇄 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회신했다고 전했다.

이후 해당 RA는 글융공 학생회와 면담을 가져 임시 폐쇄는 공식적인 학교 측의 조치가 아니었으며, 자체적인 경고의 의미로 언급한 것임을 밝혔다. 해당 RA음주를 하다 적발된 학생 중 하나가 벌점 줄 테면 줘라면서 안일한 태도를 보였고, 이에 벌점 이상의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임시 폐쇄를 언급했을 뿐, 실제로 폐쇄할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RA“C동 자치공간에서 음주를 하는 등 이곳을 가볍게 여기는 학생이 많다엄연히 기숙사 내 공간인 만큼 기숙사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글융공 학생들은 해당 공간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학교 측은 C동 자치공간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음주 등 규율 위반 화기 반입 불량한 청소 상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이용률이 낮고 용도가 불분명하다는 점 또한 지적했다. 김 팀장은 해당 공간은 잘 관리되지도 않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Y-Plaza의 공간 대신 C1층을 계속 이용하려면 앞으로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할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대표자들은 회의를 거쳐 자체적 내규 마련을 통한 부적절한 행위 규제 주기적인 청소 이용률 기록을 위한 출입록 작성 재실시간 지정 등의 개선책에 합의했다. 또한 일부 학생회는 학생회실의 용도를 구체화해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승민(경제 12)씨는 이전까지 자전 학생회실은 학생회 회의 등을 위해서만 사용돼 그 용도가 제한적이었다이번 학기부터 이 공간에 자치 도서관을 만들어 보다 다양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대표자들이 적극적으로 C동 자치공간 회수에 반대 의사를 밝혔고, 학교 측도 학생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크고 작은 논란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자체적인 개선책을 통해 학생들이 C동 자치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원재 기자
e.xodu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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