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 2,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국제캠 시설 안전 문제에 관련해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국제캠 총괄본부를 항의 방문했다. 이번 항의 방문은 11() 호우로 인해 국제캠 곳곳에서 발생한 누수 문제 등에서 비롯된 부실공사 우려를 전달하고 개선책을 요구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11일 호우 당시 송도2학사 스카이브리지 언더우드기념도서관 지하주차장 등에서 누수가 발생했고 일부 공간에서는 비에 젖은 천장재가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총학은 SNS 계정을 통해 올라온 누수 증거 사진을 게재했으며, 이에 학생들은 댓글로 송도2학사, 급하게 짓더니 무너지는 게 아닌가’, ‘부산외대 마우나리조트 사건이 떠오른다’, ‘태풍이라도 불면 어떻게 될지 무섭다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날 항의 방문에는 총학 집행부원을 비롯한 5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으며 학교 측에서는 총괄본부 행정2팀 김창석 팀장 및 시설 관련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총학생회장 이한솔(문화인류·10)씨는 누수 등 국제캠에서 발생한 안전 문제를 방치했다가는 세월호 사고와 같은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다안전불감증을 해소하고 더욱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양측은 현재까지 발생한 시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의견차를 보였다
. 김 팀장은 안전팀에서 계속 안전 점검을 하고 있는데 현재 누수나 벽에 생긴 금은 전반적인 안전에 큰 영향을 주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이씨는 누수로 젖은 천장제가 학생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등 눈에 보이는 안전 문제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학생들의 부실공사 우려에 대해 한두 개의 문제를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김 팀장의 발언에 사과대 학생회장 송준석(정외·12)씨가 학생의 안전이 위협받는데 무작정 덮는 것은 해답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해 갈등이 고조됐다.

김 팀장은 이어 완벽한 건물이란 있을 수 없고 살면서 고쳐나가야 한다학교 측도 시설 안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사회학과 학생회장 하은성(사회·11)씨는 시설 문제의 진전 상황을 공개해야 거주학생들을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씨는 이번 호우 사태 등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문제 해결에 대한 약속을 듣고자 찾아왔는데 잘 하고 있다는 대답만 하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말하는 한편 시설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명 등을 통해 학생들의 우려를 해소해주기를 당부했다.


이후 이씨는 김 팀장에게 요구안을 전달하며 항의 방문을 마무리 지었으나 요구안의 전면 수용 여부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드러나 지속적인 상호간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 총학의 요구안은 부실공사 의심에 대한 해명 및 호우 피해 재발 방지책 마련 지난 5월 총학이 요구한 시설안전평가 및 환경영향평가 서면 제출 모든 시설 문제 지점 파악, 2학기 입사 전까지 구체적인 개선 계획안 제출 및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학생 참여 보장으로 구성된 총 세 가지다. 총학 측은 방문 이후 게재한 보고문에서 학교 측으로부터 요구안에 응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팀장은 이후 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각 항목에 대해 일일이 확답을 주진 않았다세 번째 요구의 경우 요구안에 명시된 것과 같이 ‘2학기 입사 전까지 구체적인 개선 계획안을 제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동의가 이뤄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팀장은 학생들과의 정보 공유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지해 송도학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현황과 진전 상황을 공유해나갈 것이라고 전해 총학의 일부 요구안에 대한 동조의 의사를 밝혔다.


학교 측은
11일 호우 이후 각 건물의 시공사 측에 누수 현황을 알리고 보수 공사를 요청했다. 송도2학사의 시공사인 한화건설은 지난 13() 누수가 발생한 스카이브리지에서 보수 공사를 시행했다. 언더우드기념도서관 지하주차장 Y-Plaza 등의 시공사인 대우건설에서는 누수 현장에 대한 합동 조사를 진행했으며 보수 공사를 위해 하청 업체들에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누수 지점을 미리 파악하고 예방할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 김 팀장은 비가 오거나 물을 뿌려보기 전까지는 지금의 기술로는 이를 미리 파악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국제캠 총책임자로서 다양한 국제캠 시설 문제에 관여하는 김문겸 국제캠 부총장 겸 총괄본부장은 지난 11() 호우로 인해 누수가 발생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부총장은 13() 저녁, 우리 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누수에 관해 전혀 보고받은 바 없다중요한 누수였다면 보고를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21, 김 부총장은 지하주차장에서 물이 샌다는 일부 교수의 제보를 받고 국제캠을 찾아간 우리신문 측에 수리를 끝마쳐 더 이상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지하주차장에서는 11일 호우로 인해 누수가 발생했다. 학생들의 항의 방문을 초래할 만큼 중대한 사태에 대해 총책임자가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것은 국제캠 행정 및 명령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학교 측은 이번 누수사태는 구조상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으나 학생들의 불안과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 세월호 사고 등 연이은 안전사고로 인해 불안감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만큼, 학교 측은 빈틈없는 하자 보수 공사 진행은 물론, 학생들이 제기한 부실공사 우려에 대해 해명 및 개선책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
침소봉대(針小棒大) : 바늘만한 것을 몽둥이 만하다고 말한다는 뜻으로, , 작은 일을 크게 과장해 말하는 것

 

이원재 기자
e.xodus@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