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춘추」에 수습기자로 입사하고부터 부장으로 일할 때까지의 필자는 주변 독자가 「연세춘추」를 비판하면 빈정부터 상했다. ‘읽기는 하고 저런 말을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러나 편집국장 자리에 앉은 후로, 어느새 필자는 독자들의 비판을 가장 갈구하고 있었다. 읽히지도 않고서 비판받는 것 자체가 「연세춘추」의 잘못임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임기 말인 지금, 안타깝게도 현재의 「연세춘추」는 너무나도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필자가 경험한 5학기의 「연세춘추」를 바탕으로 그것들을 풀어보려 한다. 

「연세춘추」가 대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부터 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연세춘추」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는 일이다. 현재 「연세춘추」의 색깔은 명확하지 않다. 많은 기사들이 객관성이라는 빛 좋은 단어로 둔갑한 채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객관성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부족한 가장 큰 이유다. 기사가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면 그것이 더 큰 잘못이지만, 여론을 이끌어야 할 언론이 무미건조하게 정보만 툭 던지고 뒤로 숨는 것 역시 큰 잘못이다. 「연세춘추」는 우리대학교의 공식언론사이기 때문에 대체로 ‘학보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학보(學報)’를 사전에 치면 ‘주로 대학에서, 교내 소식이나 학술 논문, 연구, 조사, 보고 따위를 싣는 잡지나 신문’이라는 의미가 나온다. 물론 공식언론사로서 우리대학교의 자랑거리는 기사로 실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필자가 편집국장이 된 후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연세춘추」가 ‘홍보지’ 같다는 말이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스트레이트 기사*보다 기획기사**를 선호하지만,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기자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쓴 기획기사들보다 일반보도기사의 수가 많을 때에는 그런 말을 듣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연세춘추」는 학교와 교수사회, 학생사회 사이에서 형식적인 삼각형 줄다리기를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그 위치를 명확히 해야 할 때다. 기자는 항상 ‘칼잡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녀야 한다. 그만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주관이 없는 힘없는 「연세춘추」에게는, 그 별명을 주기 아깝다. 
두 번째로는 기사의 심층성을 기르는 것이다. 학내보도 아이템, 사회 아이템, 매거진 아이템까지 기사 한 개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탄생한 기사는 아예 쓰지 않는 것만 못하다. 비난의 대상이 되기 좋은 기사 중 한 종류가 취재원들의 말을 그대로 옮겨 적은, 자신 없는 기사다. 이번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언론이 가장 크게 잘못한 점이 성급하게 퍼다 나른 기사들을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사건 이후에 언론의 모습에 큰 회의감도 들었다. 특히 「연세춘추」는 월요일마다 발행되는 주간지다. 물론 급하게 보도해야 할 사건이 발생할 때면 「연세춘추」 페이스북 페이지와 웹 페이지를 통해 속보를 업로드하기도 하지만, 그 외의 아이템들은 주간지라는 이유로 더욱 심층적이어야 한다. ‘읽을거리’가 있게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제 「연세춘추」가 내부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들을 보겠다. 먼저, 관행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연세춘추」는 오는 2015년에 창간 80주년을 맞이하는 가장 오래된 대학언론사이다. 그만큼 뿌리박힌 관행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 관행들에 절대 집착해서는 안된다. 물론 새로운 준칙이나 방향을 설정할 때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좋다. 그러나 확연히 새로운 안이 독자들의 입장에서 훨씬 좋은데도, 단지 내부의 관행 때문에 시행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연세춘추」 구성원들의 무능력을 보여주는 일이다. 
둘째로, 참신함과 열정을 더 길러야 한다. 「연세춘추」 아이템 회의에서 발제되는 아이템들은 항상 제자리를 맴돈다. 독자들에게 필요하고 그들이 원하는 아이템들은 이미 한두 번 이상은 「연세춘추」에서 다뤘을 것이다. 그 아이템들을 벗어나 아이템에 대한 수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미 다뤘던 주제를 좀더 넓은 스펙트럼에서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후에 취재를 해 보도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평소 주변을 돌아보며 어떤 것들을 기사로 빚어낼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하며 다니는 것 또한 기자의 의무다. 아이템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면 기사의 질도 높아질 뿐 아니라 기자의 주관이 확립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결단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데스크는 신문의 논조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자들과 독자들을 관리하는 데에 있어서 데스크의 빠르고 명쾌한 결단력이 신문사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한편, 많은 취재원들 사이에서 팩트를 듣고 어떻게 전달할지는 기자의 몫이다. 기사들을 교정하고 방향을 설정해주는 것은 데스크의 몫이지만, 기자들은 데스크에게 절대로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데스크가 모든 기사들의 팩트를 전부 관리할 수도 없을뿐더러 기자의 주관에까지 개입할 수는 없다. 기자 개인이 스스로의 결단력을 길러 팩트의 중심에서 길을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세춘추」의 모든 피드백들은 독자의 시선에 맞춰져야 한다. 「연세춘추」 구성원들은 언론의 중요성을 망각하지 말고, 무엇이든지 독자의 입장에서 결정하자. 독자들은 언론사의 내부 사정을 봐주지 않고 모든 것을 기사로 평가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스트레이트 기사 : 신문 기사의 한 형태로 논평이나 작성기자의 의견을 넣지 않고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기사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기획기사 :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것을 즉시 취재해서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스트레이트 뉴스기사(straight news story)와는 달리, 어떤 중요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문제 등을 파헤쳐서 보도하기로 사전계획을 세워 그것을 집중적으로 취재해서 보도하는 심층기사(depth news story) 또는 특별기사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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