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늦게까지 신문 제작을 하는 금요일 저녁마다 요거트를 먹는다. 요거트를 먹는 이유는 그것이 맛있기 때문이다. 먹어도, 먹어도 그 맛이 지겹지가 않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딸기맛이다. 딸기맛 요거트는 하루에 3개씩 먹어도 별로 질리지 않는다. 때때로 나도 요거트 같이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내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하루에 여러 번을 만나도 그때마다 즐거운 사람이라면 그것은 나에게도 큰 기쁨일 것이다. 
 비단 요거트의 매력은 지속성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요거트에는 다양한 맛이 있다. 비록 새로운 맛을 처음 먹을 때는 껍질에 묻을 것을 할짝할짝 먹더라도 맛에 상관 없이 어느 순간 푹푹 떠먹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나도 남들이 처음에 보기엔 어떤 사람일지 잘 모르겠더라도 한 번 알고 나면 금방 편하게 말걸 수 있고 빨리 친해지는 친숙함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또한 가끔씩 딸기맛이 질려갈 때 쯤 새롭게 시도할 맛의 선택폭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다양한 맛의 제품이 출시돼 새로운 맛에 도전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딸기 요거트가 지겨워질 것 같으면 플레인 요거트를 먹었다가 청포도 요거트를 먹다 보면 어느새 다시 딸기 요거트가 그리워지곤 한다. 사람이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지만 그 모습에 권태로워질 즈음 나의 새로운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부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익숙하던 모습도 새삼 그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요거트가 한층 더 다양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다른 먹을 것들과의 궁합이 좋다는 것이다. 요거트에 들어있는 후르츠나 초코링, 그래놀라 등과 같이 섞어 먹는 과자는 요거트의 맛을 한층 풍부하게 해준다. 어떤 것과 섞이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의 맛은 가지각색이다. 이것은 요거트가 자신과 섞인 후르츠나 과자와 융화력이 좋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도 어떤 사람과 만나더라도 그 사람을 자연스럽게 품을 수 있는 포용력을 갖고 싶다. 누구와 만나더라도 나나 그 사람 모두의 성격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둘이 어울려 단순한 합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요거트처럼 지속성, 친화성, 다양성, 포용성을 모두 갖춘 사람이 된다면 좋겠지만 이 모든 것을 다 갖추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과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딸기 요거트의 부족함을 플레인 요거트, 청포도 요거트가 채워주듯이 나의 부족함을 다른 사람들이 보완해주는 것이 이 세상인 것 같다. 어차피 완벽한 사람은 없다. 불완전한 사람들이 서로의 빈틈을 채워가며 세상은 완성돼가는 법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서로 맞춰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 세상의 요거트 같은 달달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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