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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꿈을 입히는 남자[만나고 싶었습니다] 동아운수 대표 임진욱 씨를 만나다
  • 고석현, 김예린 수습기자
  • 승인 2014.05.03 19:18
  • 호수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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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만화 ‘꼬마 버스 타요’의 주인공들이 실제 서울 시내를 활보한다면 어떨까?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버스의 번호를 말해주는 버스가 있다면? 버스 안에 미술작품을 전시한다면? 이런 발칙한 생각들을 현실로 옮긴 사람이 있다. 바로 동아운수 대표 임진욱(48)씨다. 버스 회사 외에도 디자인 회사와 광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범상치 않은 임씨! 그가 만들어낸 버스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하고 펀(Fun)한 버스를 만들다

임씨는 날마다 승객들이 어떻게 하면 버스를 더 편하고 펀(Fun)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남들이 운송회사를 ‘transportation’이라고 말할 때, 그는 이것을 ‘traffic service’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렇듯 대중교통을 단순히 장치산업이 아니라 하나의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는 그가 버스를 어떻게 편하고 즐겁게 만들었는지 살펴보자.
승객들에게 버스가 선사하는 중요한 ‘service’ 중 하나인 편안함. 임씨가 이를 위해 연구한 끝에 만들어낸 것들이 말하는 버스, 돌출형 번호판, 임산부 전용 분홍색 지정석, 최초의 준 저상버스 등이다. 말하는 버스는 그가 “몸이 불편한 사람도 동등하게 혜택을 받는 것이 복지”라고 생각해 직접 시각 장애인들을 만나 무엇이 불편한지 들어본 후에 탄생한 발명품이다. 정류장에 들어서면 버스가 스스로 자신의 번호를 말해주는 이 발명품 덕분에 이제는 시각장애인도 버스 번호를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또 그의 발명품 중에는 휠체어를 탄 사람도 쉽게 버스에 탑승할 수 있는 준 저상버스와 임산부를 위한 분홍색 지정석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외에도 그는 번호판이 버스 옆으로 튀어나와 버스 번호를 쉽게 볼 수 있는 돌출형 번호판까지 만들어냈는데 특히 이것은 그 편리함을 인정받아 서울시 버스 전체에 도입되고 있다.
사실 이런 것들이 그에게 돈을 벌어다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이런 열정이 가능했던 것은 그에게 돈보다 중요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수익은 적자일지라도 버스를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 대중교통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싶다”며 “결과적으로 후손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고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임씨가 말하는 펀(Fun)한 버스란 무엇일까? 그에게 버스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하나의 대중 매체다. 이를 통해 승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의 공간을 선사하는 것이 그의 펀(fun)한 버스의 목적. 버스 안에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 버스’와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가 그려진 ‘타요 버스’가 그 예다. 그는 “이런 테마 버스를 통해 난폭 운전이나 기사의 불친절 등으로 생긴 버스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동아운수’의 버스는 국경일엔 태극기를 달고 운행하고, 해마다 승객들에게 천안함 사건의 주기를 알려준다. 또한 버스 뒤엔 799-805라는 독도의 우편번호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승객들이 독도를 우리 영토로서 다시 한 번 생각해줬으면 하기 때문이다. 이런 버스들에는 버스라는 하나의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전달하고 싶은 그의 바람이 담겨있다.

“경험과 사람은 금이다”

이러한 참신한 시도들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내 아이디어의 원천은 다양한 경험과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에겐 버스 회사 대표로는 흔치 않은 이력들이 있다. 그는 대학시절 사진을 전공했고 졸업 후 13년 동안 ‘중앙일보’에서 사진기자로 생활했다. 그 후 잠시 광고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던 그는 가업을 물려받아 지난 2007년부터 버스 회사의 대표가 됐다. 임씨는 사진과 광고를 찍던 자신의 경험을 버스라는 매체에 응용했고 이것이 바로 승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미술관 버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신의 일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접목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하며 “이것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다양한 경험을 통한 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기자 생활 중 만났던 사람들이 나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Know Who’라고 부른다. 기자 시절 알게 된 요리 선생님, 인테리어 전문가뿐만 아니라 정치인들과도 아직 연락을 한다는 그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하든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며 그의 ‘Know Who’를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Know Who’가 빛을 발해 탄생한 것이 바로 타요버스! 아이들이 열광하는 타요버스는 ‘꼬마버스 타요’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었던 ‘아이코닉스’의 상무 김종세 씨와의 인연으로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명한 판단을 위해 세상을 느껴라

임씨는 대학생들에게 “여유를 갖고 세상을 느끼라”고 말한다. 그는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대학생들이 졸업 후 만나게 될 현실에 대해 이렇게 묘사한다. 어렵사리 취직을 해도 그 월급으로는 결혼하기도, 집을 사기도 힘들며,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대기업에서 오래 버티기란 더욱 힘들다고. 그는 이런 힘든 상황도 잘 극복해내기 위해선 “대학교에서의 시간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그는 “대학생 때 여행도 하고, 여러 사람들도 만나고, 봉사 활동도 하며 사회를 느껴봐야 한다”며 “여유를 갖고 여러 경험을 하는 것이 생각을 키우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씨는 지금도 버스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멈추지 않는다.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결국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웃었다. 그에게 버스는 단순히 대중교통에 그치지 않는다. 바쁜 직장인들에겐 잠시 동안 쉬어갈 수 있는 문화 공간이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겐 재밌는 친구이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겐 친절한 안내인이다. 버스의 진화를 이뤄낸 그가 또다시 만들어낼 새로운 버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고석현, 김예린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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