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밤, 거리가 아직 밝은 이유 중 하나는 밤새도록 아르바이트(아래 알바)를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낮에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대학생들에게 야간 혹은 밤샘 알바는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유혹적인 일이기도 하다. 잠과 싸워가며 일하는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 한 편의점에서 밤샘 알바를 했다는 인덕대 황지욱(도시환경디자인·13)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주로 어떤 일을 하는가?
A. 새벽에 삼각 김밥, 햄버거 같은 즉석식품들이 회사에서 온다. 이것들을 모두 물류정리를 해야 한다. 물품 계산을 해주고 청소하고 라면국물도 모이면 치우고 닦아야 한다.

Q. 편의점 야간알바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A. 밤에 하다 보니 손님이 적은 편인것이 장점이다. 그래서 할 일이 없을 땐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단점을 고르자면 역시 취객이 엄청 많이 온다는 것이다. 취객을 달래서 돌려보내는 일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Q. 일을 하면서 가장 짜증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라면 국물을 처리하는 일이다. 특히 몇몇 손님들은 라면을 치우지도 않는데 그 국물들을 모두 모아버리고 라면 국물통을 닦을 때면 엄청난 악취가 몰려온다. 특히 라면 국물 치우던 중 손님이 오면 더욱 힘들어진다.

Q.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A. 취객과 관련된 일들이 많이 생각난다. 외상을 계속 해달라는 취객이 있었다. 편의점 알바생 입장에서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거절했다. 그런데 취객이 ATM에서 이십 만원을 뽑아서 돈이 있으니 외상을 해달라고 우기는 것이다. 하지만 취객이 그 돈으로 계산은 절대 안해서 결국 돌려보낼 수 밖에 없었다. 또 어떤 취객은 음식을 드시던 할아버지에게 시비를 걸었다. 할아버지를 폭행하려고 해서 말리자 취객이 나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에는 경찰을 부르게 됐다. 8개월간 야간 알바로 일하면서 세번 정도 불러봤다. 다양한 취객들을 겪다보니 편의점 수화기를 들고 3초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몇 분 안에 경찰들이 오는 편리한 시스템이라 어쩔 수 없을 때는 경찰을 부르곤 한다.

Q. 수면시간으로 인한 문제는 없었는가?
A. 야간 알바를 하면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냥 서있기만 해도 속이 더부룩하고 잠을 자지 못해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 하루종일 기운이 없다. 여자친구와 데이트하기 위해 돈을 모아야겠단 생각으로 견뎠다. 그래도 알바한 다음 날은 거의 잠만 잔다.

Q. 단골 손님은 많이 생기는가?
A. 물론 많다. 밤새는데 피곤하지 않냐고 걱정도 해주시고 2+1행사인 제품이 있으면 1개는 꼭 내게 주시곤 한다. 진상손님 있을 때도 나를 생각해 혼내주기도 한다.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항상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

Q. 밤샘 알바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A. 편의점에서 밤샘을 하다보면 시간이 굉장히 많이 남는다. 그 시간을 좀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알바 시간이지만 앉아서 하는 일을 통해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밤샘 알바. 분명 힘들지만 시간이 부족한 대학생들에게 유혹적인 일이기도 하다. 모두가 잠든 밤에 혼자 깨있는 것이 비록 눈꺼풀은 조금 무겁겠지만 어쩌겠는가.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것을.

박진형 기자
pjhy928@yonsei.ac.kr
그림 조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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