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학생이라면 한 번쯤 화장실을 이용하며 ‘죽을 만큼 힘든가요?’라고 적혀있는 스티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 대학생들의 자살 빈도가 높아지면서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는 추세다. 정신건강에 대한 안전은 비단 심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일상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우리대학교는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우리신문에서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해 ▲신촌캠 200명 ▲원주캠 120명 ▲국제캠 100명 총 420명의 답변을 얻었다. 응답한 학생의 88%는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안전이 필요하다’고 대답했으며, 이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신건강 안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22%의 학생들은 현재 우울증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대답했고, 그 중 상담치료를 받은 학생은 30%에 불과했다. 이들이 상담치료를 받은 장소는 ▲정신과의원(32%) ▲교내상담센터(42%) ▲교외상담센터(18%) 등이다.

신촌캠 상담센터를 이용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20명의 학생 중 17명의 학생들은 ‘상담이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신촌캠 상담센터의 관계자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에 대해 “박사학위를 소지한 상담사 분들을 비롯해 인턴, 레지던트, 객원상담사 분들이 외부에 있는 개인 상담센터 보다도 훨씬 수준 높은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신촌캠 상담센터에서 상담치료를 받은 이아무개씨는 “상담센터에 방문하기 전에는 상담 치료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상담 치료를 받아보니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원주캠 학생들은 교내 상담코칭센터에서 정신건강을 위한 상담을 받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현재 상담코칭센터 내에는 상담실이 한 곳 뿐이다. 이에 학생복지처에서 학생회관 4층에 상담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해줬지만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원주캠 상담코칭센터장 이정자 교수(과기대·수학과)는 “원래 이글프라자에 있던 상담코칭센터가 학생회관으로 이전하면서 공간부족과 관련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며 “내담자와 상담자가 상담을 하러 갈 때는 학생회관 3층에 있는 학생상담실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신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상담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답한 학생들(70%)은 ▲치료 방법에 대한 정보 부족(29%) ▲치료를 받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점(25%)등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서대문구 정신건강증진센터 우지연 상임팀장은 “하루 1명꼴로 20대 사람들이 센터에 상담을 받으러 온다”며 “예전에 비해 본인 스스로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려고 인터넷 검색을 하고 센터를 찾아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도움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에게 우 팀장은 “자발적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해 상담 효과가 높다”며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고민하지 말고 즉시 가까운 상담센터를 찾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교내에서는 상담코칭센터를 정신과로 보는 인식이 있다”며 “상담코칭센터가 굳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는 편안한 곳이라는 인식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담코칭센터에서 상담을 받아 본 적이 있는 이아무개씨는 “상담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좋았지만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상담센터를 방문하기를 주저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학생상담센터에서는 지난 1학기부터 서대문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자살예방교육을 요청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 팀장은 “극심한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자살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언제든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자살예방지킴이를 양성하고 있다”며 “정신건강은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정신건강관련 예방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조윤호, 김솔이 기자

giyom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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