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로 재창조 사업 (아래 백양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대화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 주에는 교내 모임인 ‘경청’이 주최하는 백양로 사업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본부, 연세캠퍼스를 사랑하는 교수들의 모임(아래 연캠사), 교수평의회, 학생, 직원 등이 참여해 갈등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학내 구성원을 대표하는 거의 모든 조직이 참여하는 논의의 장이 되었다.
물론 이날 이루어진 대화가 서로의 생각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진정한 의미의 ‘의사소통’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존재한다. 하지만 공론의 장에서 서로의 생각들을 파악하고 각자 논리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한 것은 큰 수확이며 백양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백양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먼저 각 구성원들이 합의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먼저 찾고 이를 바탕으로 대안을 모색할 것을 권면한다. 그동안 개진된 많은 의견 속에서 공통적인 것을 찾아보면, 먼저 연세구성원 모두 연세캠퍼스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 누구보다도 크다는 것이다. 둘째, 백양로의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모두 인식하고 있으며 백양로의 녹지화를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우리 학교의 교육 및 연구환경이 경쟁 대학에 비해 많이 낙후되어 이를 친환경적으로 개선하자는 점이다. 앞으로 이러한 공통분모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시작하면 최소한의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더불어 이러한 공통적인 인식에 기반을 두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공식적인 협의기구를 마련해야 한다. 경청 모임에서처럼 학내 다양한 구성원들을 아우르는 단체의 대표들이 모두 모여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제시, 해결책 합의 등을 이루어낼 수 있는 협의기구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역할은 기존의 학내 공식기관들이 맡아야하는 것이지만 갈등의 상황이 심각해진 지금 협의기구의 설치가 필수적이다.
물론 이 협의기구의 실질적 권한에 대한 이견이나 형식적인 시간끌기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지만, 모두 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지금 아무도 대화의 장을 거부할 명분을 없다고 판단된다. 멀게는 신학대학원 신축부터 가깝게는 경영관 신축까지 교내 건축을 둘러싼 많은 갈등들이 있었지만 이러한 갈등들을 모두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해결하지 못해 많은 오해와 갈등이 축적되어 왔다. 백양로 사업도 이들 사업의 전철을 밟아 연세공동체의 분열을 심화할까 우려된다. 모쪼록 이번 기회를 통해 백양로 사업의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여 우리 민족의 고난과 융성을 함께 해 온 우리대학교의 민주적 전통이 한 층 더 빛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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