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편적인 안부인사말 중 하나는 ‘어떻게 지내냐’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이 안부인사말을 하기 참 애매한 경우가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소위 SNS라는 매체에서 수시로 자신의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어떻게 지내냐’는 말을 하기 망설여진다.

 흔히 이런 사람들을 자기과시욕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쉴 새 없이 자신의 상태를 업데이트하고 자신의 일상을 생중계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글에 답해주길 바란다. 재미있는 점은 이 부류의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에 꼭 한두 명씩은 존재한다는 점이다. 흔히 SNS 과시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나타나게 된 것일까?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타인을 의식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이 존재한다.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 자신이 유명인이 된 상상은 한 번쯤 해봤을 터이다. 조금 더 생각하면 이 욕망은 인지도 혹은 인기와 같은 의미로 확대 해석할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는 자신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인기가 있는지는 알기 힘들다. 언제나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즉 접근성이 낮은 일상에서 사람들은 우열보다는 평등한 관계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SNS와 같이 높은 접근성을 가진 공간은 관계의 재정립이 일어난다. SNS상의 인간관계가 꼭 현실의 인간관계와 꼭 같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자신의 인기를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이는 팔로워의 숫자나 좋아요의 숫자 등으로 수치화돼서 바로 나타난다. 수치화되지 않는 현실보다 확실한 수치가 나타나는 객관화의 공간인 셈이다. 그리고 이 수치들은 자신들이 SNS상에서 영향력이 있다는 일종의 권력의 형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SNS에서 자기 과시를 하는 사람은 여기서 찾아 볼 수 있다. 자신의 상태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인기 있는 사람으로 포장하고 싶어한다. 또한 SNS는 이를 가능하게 한다. 현실에서는 자신의 말을 하려면 듣는 이와 공간, 주목, 시간이 필요하지만 SNS에서는 매우 간단하게 자신이 글을 작성하기만 하면 모두 볼 수 있게 되니 편리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SNS에서 자기과시형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많은 매스미디어에서 SNS를 칭송한다. 인간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말하며 21세기형 인간은 SNS를 많이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몇몇 미디어에서는 대중 대통령이란 단어를 팔로워의 숫자가 가장 많은 사람을 수식하는데 사용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기관이나 유명인들은 SNS 계정을 만들며 소통한다.
 SNS 과시자들은 많은 이들이 말했던 자기 PR시대에 가장 첨단에 선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묻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인스턴트와 같은 그들의 상태매세지가 SNS 화면을 가득 메우는 것을 마치 자연 풍경 내음을 맡으려 창문을 여니 불쾌한 냄새가 확 올라오는 상황과 유사하다.

 특정 매체 속에서의 인기는 그 매체가 사라지면 바로 없어진다. 아무리 소통 매체가 발달한다 한들 눈을 마주 보고 하는 소통만큼만 할까. 자신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백번 이해한다지만 현실에서도 당신들의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많다. 그러니 SNS는 닫아두고 지인들에게 전화 한 통을 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김지원(창원대, 신방·09)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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