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A: 밍글라바(minglaba)! 안녕하세요. 저는 미얀마에서 온 경영학과 12학번 윈나잉쏘입니다. 저는 92년생이고 한국 나이로는 22살입니다. 미얀마 남부 지방인 다웨이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연세대 무악학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Q: 연세대에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미얀마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정부초청장학생으로 선발됐어요. 그래서 한국 정부로부터 학비를 지원받고 용돈을 받으며 한국의 대학교에 다니게 됐죠. 그리고 연세대에 오게 된 것은 한국의 다른 대학교들에 비해 학생들의 사회성이 뛰어나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더 나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고 사회공동체에 나갈 때 필요한 능력들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Q: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에 온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A: 미얀마는 한류 열풍이 강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많은 미얀마인들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하루에도 한국의 여러 드라마가 방영되고, 저녁에는 식구들이 함께 한국 드라마를 보기도 한답니다. 한국 드라마 DVD를 판매하는 곳도 많아 많은 사람들이 방영되지 않는 드라마를 사서보곤 합니다. 저 역시 한국 드라마인 ‘대장금’을 통해서 처음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는데요. 그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이 좋아졌고, 한국어를 전공한 사촌누나에게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도 한국어 선생님에게 3년을 더 배웠고, 1년은 한국인에게 직접 한국어를 배웠죠. 미얀마의 대학교에서도 영어를 전공했지만 원래는 한국어를 전공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영어를 전공했어요.

Q: 92년생임에도 미얀마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우리대학교 12학번인데 미얀마의 교육 시스템은 어떤가요?
A: 미얀마는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초등학교 5년, 중학교 4년, 고등학교 2년을 거쳐 대학교에 갑니다. 저를 비롯한 몇몇 학생들은 초등학교를 4년 만에 졸업하기도 하죠. 그리고 제가 나온 양곤 외국어대는 3년제 대학교입니다. 그리고 미얀마의 의무교육은 초등학교까지이며, 약 90%가 불교도이기 때문에 중학교 때까지는 매일 아침 국가를 부른 후 불경을 외곤 합니다. 또한 미얀마에는 사립대가 없고,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기 때문에 학비가 매우 저렴합니다. 제가 나온 학교의 경우에는 한 학기에 2만원이었는데요. 연세대에 비하면 훨씬 싼 가격이죠.

Q: 우리대학교에 다니면서 미얀마에서의 학교생활과 다르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어떤 부분이 그러한가요?
A: 그렇게 느꼈던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우선 술을 많이 먹는 대학생들의 모습입니다. 미얀마에서는 20살이 지나면 술을 마실 수 있긴 하지만 대학생들이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독실한 불교도이기 때문에 원래 술을 마시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친구들도 대학교를 다닐 때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동아리 활동이나 축제와 같은 큰 행사가 있다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미얀마에는 동아리가 없기 때문에 연세대에서 본 동아리 활동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와 같은 큰 행사를 미얀마의 대학교에서는 볼 수 없죠. 작년에 한번 가봤는데 소녀시대도 봤어요.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또 미얀마에서는 한국에 비해 가업을 잇거나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의 학생들은 대부분이 취업준비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또한 한국과 미얀마 학생들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죠.


Q: 그렇다면 동아리 활동을 하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의사소통이 될 만큼 한국어를 구사하지만, 한국 학생들과 수업을 듣다보면 언어적으로 많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것보다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다짐을 했고, 그러다 보니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Q: 미얀마의 학교생활이 한국의 것과 구별되는 것이 있다면?
A: 미얀마에는 롱지라는 전통의상이 있습니다. 많은 미얀마인들은 학교에 갈 때나 여러 행사 때 롱지를 입죠. 미얀마에서는 보편화돼 있는 의상입니다.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지만 다수의 학교가 롱지를 입어야 등교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나온 학교의 경우에도 롱지를 입지 않으면 학교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들과 함께 롱지 안에 청바지와 옷을 입고 학교에 갔다가 학교에서 나오자마자 롱지를 벗곤 했죠.
미얀마에서의 대학생활은 이곳에서의 대학생활과 많이 달라요. 우선 학생들이 각자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서 수업을 듣는 한국과는 달리 미얀마에서는 전공별로 모든 수업을 같이 들어요. 수업 방식 면에 있어서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의 연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네요. 한 반에서 모두 함께 하루 종일 수업을 들으면 교수들이 매 시간 바뀌어 들어오죠.

Q: 한국에서 생활을 하면서 미얀마와 비슷한 점이나 다른 점이 있나요?
A: 미얀마는 예절과 어른에 대한 공경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도 그런 나라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반면에 미얀마와는 다른 점들도 많이 있는데요. 한국에는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자들이 많지만 미얀마에서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합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비비크림을 바르거나 화장을 하는 남자들이 있지만 미얀마 남자는 화장을 하지 않습니다. 성형 같은 경우에도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반면 미얀마에서는 하지 않죠.

Q: 한국에 살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미얀마에 비해 훨씬 비싼 물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는 티셔츠 한 벌을 사더라도 최소 1만 원 이상인데 미얀마에서는 한화 3천 원 정도면 티셔츠 한 벌을 살 수 있죠. 이런 부분이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Q: 여가시간에는 무엇을 하나요?
A: 위에서도 말했듯 언어적 측면에서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합니다. 그러다 보니 평일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인생이란 재밌게 살아야 인생답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는 주말에는 그 여유를 즐기며 스트레스도 풀 겸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봅니다. ‘런닝맨’, ‘K팝스타’, ‘무한도전’, ‘우리 결혼했어요’ 등 다양한 예능을 좋아합니다.

Q: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자 하나요?
A: 한국은 짧은 시간 동안 초고속 성장을 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왔는지와 같은 것들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받은 교육을 미얀마를 위해 활용하고 가능하다면 다른 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고요. 그래서 미얀마가 한국처럼 발전하는 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남들이 좋아하는 미얀마의 국가대표가 되고 싶습니다.

Q: 우리대학교 친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A: 저는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다가오기 어려울 수도 있겠죠. 수업별로 수강생이 다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것 또한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열려있고, 친해질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저 역시 노력할 것이며 한국의 학생들도 저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와주길 기대해 봅니다.
 

김광연 기자
sweetkky27@yonsei.ac.kr
김다솔 기자
rlaekthf0123@yonsei.ac.kr
사진 남채경 기자
 
skacorud2478@yonsei.ac.kr
자료사진 네이버캐스트
위키백과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