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그 이름만으로도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 최초로 유혈사태 없는 민주주의 운동을 주도하며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그녀는 ‘미얀마’의 독재정부에 맞서 독립운동을 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 그녀, 아웅산 수치가 미얀마보다 더 많이 알려져서일까? 아웅산 수치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얀마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우리대학교 내의 미얀마학생들과 미얀마 문화원의 도움을 얻어 미얀마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봤다.


많은 어르신들이 ‘버마’라고 부르는 곳인 미얀마의 정식 명칭은 미얀마연방공화국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하고 있다. 민족 고유의 언어인 미얀마어를 공용어로 하며, 미얀마족이 총 인구의 72%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외에도 카렌족, 카친족 등의 다양한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미얀마의 면적은 한반도의 3배이며, 다양한 자원이 매장돼 있어 아시아의 마지막 기회의 땅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기후, 지리적 특성에 의해 땅이 비옥하고 수산자원이 풍부해 옛부터 황금의 땅이라고 불려왔다. 영국의 식민지배라는 암울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2차 세계대전 후인 1948년 1월 영연방에서 탈퇴하면서 완전한 독립 국가가 됐다. 그러나 현재 미얀마는 지도자들의 끊임없는 독재로 개발이 뒤쳐져 1인당 GDP가 855달러로 우리나라의 27분의 1정도에 머물러 있다.


“불교도 90%” 불교국가 미얀마

미얀마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불교국가라는 점이다. 미얀마 내 불교도 수는 전체 인구의 90%에 이른다. 이 때문에 미얀마인 생활 곳곳에 불교의 정신이 녹아들어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되는 불교행사부터 세계인의 불교성지 ‘쉐지곤 파고다’, 그리고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식사습관까지 우리가 특이하다고 생각할 만한 문화들이 모두 불교의 정신에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있는 미얀마 유학생 쉐띰훈(국문·11)씨는 “불교의 영향을 받아 미얀마에서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술과 담배를 금기시 한다”며 “또한 욕설이나 거친 말의 언어폭력 역시 미얀마인들이 절대로 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라고 밝혔다. 실제로 ICPO(국제 형사 경찰 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미얀마 범죄율은 0.06%로 거의 제로에 가깝다.
우리나라 역시 불교도가 많은 국가에 속하는데 같은 석가모니에서 유래했지만 한국에서 발전한 대승불교는 모든 인류의 구원을 이상으로 보고 중생과 함께 하는 대중 불교로 발전했다. 반면 미얀마의 소승불교는 자신의 구원을 최고의 이상으로 보고 수행자 자신의 정신세계에 몰입하는 엄격한 종교성과 해탈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불교조계종 관계자는 “승려는 물론 일반 재가자(在家者)에게 수행의 전통이 가장 널리 보급돼 있는 나라가 미얀마이며 이러한 점이 미얀마인의 성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보고 듣고 맛보며 즐기는 미얀마

또한 미얀마는 수많은 관광명소의 본고지로도 유명하다. ‘쉐지곤 파고다’는 세계불교 3대 유적지로 손꼽히는 높이 98m의 황금 탑이다. 외벽에 만 삼천 개의 금판을 두른 웅장한 탑 앞에서 사람들은 간절하게 소원을 빌고 명상을 한다. 어업에 종사하는 미얀마인들의 수상가옥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인레호수’ 역시 이색적인 공간이다. 호수의 폭이 11m에 달하는 잔잔한 호수가 추억과 회상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준다고 한다. 미얀마에서 꼭 맛봐야 하는 음식으로는 미얀마의 국민국수로 여겨지는 ‘모힝가’가 있다. 메기육수로 말아먹는 국수로 사찰음식이 주를 이루는 미얀마의 특징을 닮아 수수하고 정갈한 맛이 일품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5년 미얀마와 정식 외교관계를 체결한 이래 교류를 계속해왔고 현재 미얀마의 6대 수입국이다. 주한 미얀마 대사관이 추산한 한국거주 미얀마인은 약 4000명이며 유학생 역시 약 200명에 달한다. 우리대학교 내 미얀마 학생은 10명(학부생: 2명, 대학원생: 8명)으로 민간적인 차원의 교류 또한 활발하다. 쉐띰훈씨는 “대장금에 빠져서 알게 된 한국이라는 나라에 직접 와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다양한 한국의 매력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라며 한국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친구들 대부분이 유럽이나 미국이 아닌 동남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한국학생들이 미얀마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국을 향해 반갑다고 손 내미는 미얀마인들의 고백에 우리 역시 “minglaba(반가워)!”로 화답할 수 있도록 미얀마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김광연 기자
sweetkky27@yonsei.ac.kr
김다솔 기자
rlaekthf0123@yonsei.ac.kr
자료사진 네이버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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