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춘추는 총장을 발행인으로 하여 발간되는 우리대학교의 공식 언론지다. 연세춘추는 일제의 한국문화 말살정치가 한창이던 1935년 9월 1일 창간된 연전타임스를 모태로 하여, 연희타임스, 연희춘추로 계승되었고 현재의 연세춘추가 되었다. 연전타임스는 우리대학교에서 간행한 최초의 대학신문이고 우리나라 대학신문의 효시이다. 연전타임스가 창간된 이래 연세춘추는 올해로 창립 78주년을 맞는다. 연세춘추는 창립 이래 우리대학교의 발전을 지켜보고 그 역사를 기록한 연세대학교 산증인이다.

그러한 연세춘추가 이제 사회 변화에 따라 개혁의 한 가운데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와 개혁이 경제적 논리에 따른 외압이라면 그동안 연세춘추가 지켜온 창간 정신은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연전타임스는 창간사에서 “거울(鏡)을 怯내는 것은 마인의 證일 것이며 正當한者는 거울을 直面할 것이다”라고 하여 정론직필을 주문하고 또한 “우리 연희학원은... 조선내 학원의 역사적 시대적 난산인 학원신문을 발간하게 되었다. .... 우리생활을 윤택케 추진시킬 박차가 되어야 할 것이며, 현실적 추세를 직시하며 목적의식적으로 학원생활을 영도할 수 있는 산 신문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신문이래야만 ... 빈약한 조선문화를 개척할 중임을 수행할 수 있지않을가”라 하여 우리대학교 선배들에게 일제의 탄압을 직시하여 우리나라 독립 쟁취의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한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창립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연희춘추가 발간되었다

또한 연희춘추는 6.25 전쟁 중인 1953년 6월 15일에 부산에서 창간되었다. 그 당시에는 6.25의 막바지어서 학교의 재정사정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연희춘추를 창간한 우리 선배들을 지켜준 것은 어려움 속에서 강해질 수 있다는 정신이었다.

당시 백낙준 총장은 “학인의 공기됨을 기하여”라는 제하의 연희춘추 창간사에서 “연희춘추를 왜 발행하는가? 교육적 가치를 위하여 간행한다. 학원은 학문의 전당이요, 수행의 도장이다.” 라고 연희춘추의 발간은 순수한 교육적 가치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려울수록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제 역할을 다하여 국가발전을 위해 연희춘추를 창간하는 것임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연희춘추를 피난수도에서 간행에 착수한다. 몽고의 침략을 당하여 우리의 선인들은 강도(江都)에 피난하여 고려대장경을 각조하여 민족적이요, 또한 세계적 문화재를 우리에게 전수하여 주었다. 체력은 쓰는대로 소모되지마는 정신력은 쓸수록 더 강하여지고, 더 넓이 발휘되는 것이다. 국난을 당하여 우리의 정신과 기백이 살아있고 왕성하여 국난을 극복하는 원동력을 양성할 수 있어야 한다. 후방에서 서성(書城)을 온수(穩守)하고 있는 우리 학인들은 정신력의 적극적 발휘로 국민의 사기를 북돋우고, 문화의 업적을 올리어 국난을 극복하는 활동이 없을 수 없는 이때이다.”

연세춘추의 발간은 상업적이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오염될 수 없음이 명백하다. 우리대학교가 연세춘추를 계속 발간하여야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진리자유 교육의 발전에 기여보비”하여 “강호학인(江湖學人)의 공기(公器)로서 사회적 공헌을 목적함에 있는 것이다.”고 언급한 연희춘추의 창간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연세춘추의 운영에 효율성은 필요하다

연세춘추에 대한 변화요구가 우리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방안으로서 연세춘추에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고 연세춘추 창간 정신을 지켜 우리 대학신문에 필요한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 것이라면 변화와 개혁에 필요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투자 없이 결과를 바랄 수는 없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투입없이 산출이 있을 수 없다. 물론 시대상황에 따라 대학신문도 변화하여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뿐더러 운영에 있어서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 반성과 계발이 없는 개인이나 기관, 조직은 미래가 없다. 연세춘추도 변화하는 시대를 조망하며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조직 구성과 운영으로서 개선된 모습을 외면할 수 없다. 앞으로 연세춘추가 좀 더 바람직하고 효율적인 구성과 운영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연세춘추는 공공재다

연세춘추는 우리 선배들이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우리대학교의 공식 언론지로 창간한 것이다. 또한 연세춘추는 학생들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임의적으로 결성한 단체가 아님이 분명하다. 연세춘추의 학생기자들은 우리대학교 총장으로부터 학내의 역사를 취재하여 기록하도록 공적임무를 부여받은 우리대학교의 공인이다. 그러한 전통은 창간 이래 지속되고 있다. 이를 지켜온 연세춘추 선배들은 어떤 경제적 이익이나 효율성에 근거하여 연세춘추가 그 역사적 소명을 다하길 원하지 않았다.

연세춘추에게는 정론직필로 역사를 기록하고 사회발전에 기여할 공적 임무가 부여된 것이다. 대학 당국이 경제적 효율성의 잣대로만 연세춘추를 바라본다면 학인의 공기(公器)로서 사회적으로 공헌할 임무가 부여된 연세춘추의 목적과 정신을 왜곡할 수 있다. 연세춘추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경제적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 

 

고려장(高麗葬)에 귀결되는 경제 논리는 위험하다

대학문제를 경제적 효율성 관점으로만 보면 아주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으로 우리대학교에 산적한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결국 인기 없는 단과대학과 각 개별 학과, 비생산적일 수 밖에 없는 대학연구소와 기타 학내 기관도 이제 필요 없는 것으로 여겨 고려장(高麗葬)에 처해야 할 것이다.

 

연세춘추 발간은 연세정신의 구현이다

사회 변화에 대응한 대학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 속에서도 대학이 지켜야 할 가치는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선배들이 연세춘추를 발간한 것처럼, 현재 연세춘추가 처한 어려움 속에서도 연세의 역사는 기록되고 연세춘추의 정신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상처를 딛고 연세춘추를 다시 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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