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홀 대관 업무 외주에 맡겨 학생들 사용에 불편 예상돼

 오는 4월 3일, 백주년기념관(아래 백기관)이 3개월 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다시 개관한다. 백기관은 ‘백양아트홀’ 또는 ‘백양콘서트홀’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노후된 시설들을 개선해 공연에 더욱 적합한 콘서트홀로 재단장하게 된다. 하지만 학교 측이 오는 2014년부터 백기관의 대관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길 예정으로 밝혀져 학생 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에 백기관은 총무처에서 대관을 담당해왔고, 주로 학생들의 동아리 공연과 ‘동양 고전, 2012년을 말하다’와 같은 외부 강연 등 다양한 교내외 행사를 위해 대관됐다. 하지만 총무처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 후 대관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겨 국내외 유명 인사들의 클래식 공연과 같은 외부 공연들을 지금보다 더 유치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백기관 리모델링 공사 기획에 참여했던 음악대 학장 최승한 교수(음악대학·관현악)는 “공사를 마친 후엔 예술의 전당과 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콘서트홀이 될 것이다”고 말하며 “이런 콘서트홀의 위상에 걸맞는 클래식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대관을 외주에 맡기는 것은 당연하며 이에 맞지 않는 공연들에 건물을 대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고 전했다.

 이에 동아리연합회 회장 정문호(정외·04) 씨는 “백기관 대관을 외부 업체에 맡길 경우 학생들이 건물을 빌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50억을 들인 리모델링 공사가 그저 학교 측에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3월에 예정돼 있던 11개 동아리들의 공연을 음악대 측에서 불허해 동아리 사회에 한때 혼란이 일었다. ‘로뎀스’ 회장 이용학(전기전자·10) 씨는 “3월 17일부터 있을 공연을 위해 홍보 포스터까지 나온 상태에서 공연 장소가 확정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뮤지컬 특성상 무대 설비 등을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넓은 장소를 필요로 하는데 백기관을 대관하지 못할 경우 예정된 공연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현재 동아리연합회에서 총무처와 기획실과 합의해 동아리들이 3월 공연을 백주년 기념관에서 할 수 있도록 확정한 상태지만 3월 공연을 확정했지만 아직 갈등의 소지가 많다. 대관을 외주로 돌릴 경우 총무처에서 건물 대관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게 돼 학생들의 이용에 차질이 생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대관을 ‘인터파크’에 맡긴 이화여대 ‘ECC 삼성홀’의 경우 외부 공연 위주로 대관되고 있어 학생들이 실제로 빌리기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최 교수는 “클래식의 위상에 맞는 공연을 유치하는 콘서트홀을 만들지 않는 이상 음악대가 백기관 리모델링에 더 이상 관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전하며 동아리 대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이유경 기자
sternhell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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