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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거리, 그 숨길 수 없는 특별함감성, 자유, 낭만의 삼박자를 갖추다
  • 오도영, 장미 수습기자
  • 승인 2012.10.30 00:31
  • 호수 175
  • 댓글 0

새내기 시절, 수많은 가게들이 밀집한 신촌은 우리에게 떨림의 대상이었다. 휘황찬란한 간판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제 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찬 프랜차이즈 카페, 술 게임과 에프엠소리로 시끄러운 술집에 질렸다. 오늘 하루쯤은 신촌 거리를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즐기고 싶은 당신. 그렇다면 멀리 갈 필요 없이 바로 옆 동네인 홍대입구만 가도 신선한 공기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혹시 아직까지 홍대입구를 ‘클럽의 도시’라며 밤의 유흥가라고 생각하는가? 더 이상 홍대입구는 그런 곳이 아니다. 어느 곳 보다도 감성적이고, 낭만적이며, 자유롭다.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일 것이다. 자, 선택하라.

choice 1. 감성과 트렌드 : 홍대스러움

날씨는 맑고 하늘은 높다.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는 탓인지 마음은 왠지 허전해져만 간다. 뭔가 부족한 신촌에서 벗어나 감성에 젖고 싶은 날. 홍익대 정문 오른쪽 극동방송국 방향의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숨겨진 피카소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홍익대 학생들이 주로 벽화를 그리던 이 거리는 미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피카소 거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돌 벽에 자유롭게 페인팅 된 벽화들은 넘쳐나는 과제들로 메말라버린 20대의 감성을 끌어올린다. 좁은 골목길로 이루어져 조용한 벽화거리에서 여유를 느끼는 이 순간만큼은 마치 예술의 도시 프랑스에 와 있는듯하다. 의류수거함과 전봇대까지 그림을 그린 섬세함에서 느껴지는 ‘홍대스러움’을 카메라에 담는 것은 어떨까.

이번엔 카페로 발걸음을 향해보자. 홍대입구에는 문화의 거리답게 다양하고 특색 있는 카페가 즐비하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곳은 치과위의 카페 ‘Inu’다. 치과와 카페라니? 2층은 치과(미소를 만드는 치과), 3층은 카페로 이루어져있다. 흔히 생각하는 차갑고 무서운 이미지의 치과와 달리 이곳에서는 아기자기한 각종 수집품들과 벽돌 인테리어로 아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독서 공간, 야외테라스, 다락방, 밴드 공연장 등 다양한 테마를 선택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자랑이다. 커피뿐만 아니라 와인과 시금치우유, 청국장 바나나 스무디, 단호박 호두 우유 등 독특한 건강음료도 판매한다. 카페치과를 만든 박창진 원장은 “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치과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느끼고 가시길 바랐다”고 했다. 아늑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다보니 어느새 감성 충전 100%다.

choice 2. 자유롭게 네 젊음을 펼쳐라

수업이 모두 끝났다. 오늘은 왠지 놀고 싶은 기분이다. 그러나 여느 때처럼 단체로 술집에 몰려가긴 싫다. 새로 개봉한 영화? 친구들과 노래방? 그것도 이젠 지겹다. 그렇다면 지하철에 몸을 싣고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를 찾아보자. 역 밖으로 나오자마자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파는 가판대가 눈을 끈다. 미술대로 유명한 홍익대의 영향을 받아 이곳에는 다른 곳과 차별화된 가게들이 많다. 이런 홍익대 앞 ‘패션거리’에 매료됐다면 당신도 유행의 흐름을 주도하는 트렌드 세터*의 자질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두 손에 쥔 쇼핑백이 늘어날수록 주머니는 가벼워져지고, 볼거리 즐길 거리로 가득 찬 홍대를 걷다보니 배는 점점 고파진다. 그렇다면 튀김 전문 바 ‘삭’으로 향하자. 바삭바삭한 튀김이 맛있는 이곳은 10000원이면 두 명이서 배불리 튀김에 술 한 잔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삭은 SBS ‘런닝맨’의「홍대, 어디까지 가봤니?」편에 소개되면서 더욱 인기를 얻었다. 분식과 맥주, 오래된 주택과 빈티지한 인테리어. 생각지도 못한 조합들로 차별화한 삭에서는 포만감은 기본이고 신선함은 서비스이다.

가게 문을 나서니 어느새 날이 어둑해졌다. 그러나 홍대입구의 밤거리는 젊음과 자유로움으로 가득하다. 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홍대 놀이터’는 낙서와 화려한 그래피티가 어우러져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풍긴다. 놀이터 앞에서 가판대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규씨는 “항상 시끌벅적한 홍대가 이젠 지겨울 법도 한데 매일 즐겁다”며 “음악과 개성 넘치는 패션은 자유의 상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홍대 놀이터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다양한 창작자들이 생활창작품을 가지고 나와 시민들과 소통하는 예술시장 프리마켓이 열린다.

홍대입구 거리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버스킹(길거리 공연)이다. 기타와 작은 앰프만으로도 길거리는 멋진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버스킹을 보기위해 일부러 날을 잡지 않아도 홍대입구거리에서는 하루에 평균 1~2개 팀의 버스킹이 있으니 어느 때나 편한 마음으로 찾아가보자. 추잉이 찾아간 날 만난 버스킹 팀은 홍대 학생들로 이루어진 밴드 ‘앵버리버드’다. 그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이곳에서 길거리 공연을 한다”며 “관객이 많든 적든 그저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젊음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가을 밤, 홍대 거리에서 에너지를 마음껏 느껴보자.


choice 3. 오늘 만큼은 애인과 함께 낭만적인 저녁을 보내고 싶다!

홍대입구 중심가에서 약 5분정도만 걸으면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상수동 카페거리가 나온다. 곳곳에 흩어져있는 홍대입구 카페들과 달리 ‘카페거리’라는 이름답게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길을 따라 모여 있다. 또한 헌책을 파는 북카페, 공연을 하는 라이브카페, 실험실 분위기의 컨셉형 카페 등 독특한 테마형 카페가 많다는 것도 상수동 카페거리의 또 하나의 매력이다. 홍대입구에 비해 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숨겨진 이 거리는 거니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카페 거리의 끝자락을 걷다보면 은은한 조명을 밝힌 웅장한 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체코 프라하의 성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전통 체코식 하우스맥주 전문점 ‘캐슬프라하’다. 사장이 직접 체코를 5번이나 방문한 후 지은 이곳은 낭만적인 저녁을 보내고 싶은 그대들을 위한 장소라고. 캐슬프라하는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만큼 매력적인 외관을 자랑하고 있지만 단지 겉모습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가게 내부로 들어서면 자연스레 탄성이 나온다. 갑옷 인형, 전통 그릇 등의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웅장한 샹들리에, 고풍스러운 나무계단 등은 동유럽의 느낌을 물씬 풍기며 현지를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곳을 방문한 손님 유아무개씨는 “처음에는 지나가다 외관이 너무 예뻐 들어왔다”며 “맥주도 맛있지만 내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여자친구와 함께 자주 온다”고 단골손님임을 강조했다. 야외 테라스에서는 우리대학교 김준 교수(이과대·대기복사)도 만날 수 있었다. “분위기가 좋아서 회의 후에 종종 찾곤 한다”며 함께 한 외국인 교수와 웃으며 만족감을 표했다. 모든 재료를 체코에서 가지고 와 현지인의 기술로 맥주와 안주를 만들기 때문에 체코 본연의 술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이곳. 부가세가 10%가 추가되기에 학생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으나, 연인과 함께 낭만적인 유럽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하루쯤은 과감히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카페거리’의 은은한 간판 불빛 덕분에 가게에서 나와 상수역으로 향하는 길이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가 된다는 것은 덤으로 알고 가자!

캐슬프라하. ((02)-334-2121)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5-19 캐슬프라하 빌딩


‘신촌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옆 동네로 폴짝 뛰어보자!

신사동, 이태원 등으로 멀리가려고도 애쓰지 말고 이제 조금만 고개를 돌려 옆 동네 홍대로 향해보자. 무언가 부족한 신촌 라이프를 채워줄 곳들이 기다리고 있다. 따사로운 분위기를 즐기는 낭만적인 대학생 때로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감성충만 대학생, 밤이 오면 자유와 젊음을 느끼는 열정적인 대학생, 갈 때까지 가보고 싶다면 choice하라 홍대스타일~


*트렌드 세터(trend setter) : '시대의 풍조나 유행 등을 조사하는 사람, 선동하는 사람'이란 뜻. 소비자의 원츠(wants)나 니즈(needs)를 민감하게 캐치하고 다음 시대의 동향, 경향으로서, 혹은 패션 경향으로 준비한다든지 제시한다든지 하여 많은 사람들을 그 방향으로 관심을 갖도록 리드하는 사람을 말한다.

글, 사진 오도영, 장미 수습기자
chu_ing1935@naver.com

오도영, 장미 수습기자  chu_ing19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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